28세 가장입니다. 목돈 마련 겁나네요.

몸도_마음도 작성일 14.07.08 13:33:47 수정일 24.01.16 15:59:43
댓글 65조회 9,926추천 42

안녕하세요. 핸드폰 짱공유 눈팅에 하루하루 종독되고 있습니다.

87년생 28살 한국 남자입니다.

가족이 아닌 제가 살아온 얘기를 조금 하려고 합니다.

일단 금전적으로는 평범하지만 행복함을 많이 느끼는 가정에 컸습니다.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습니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고교 비평준화 지역에서 자랐고

명문고에 진학 후 공부에 흥미를 잃고

지방 국립대 기계공학심화(공학인증)을 전공했죠.

방학 때는 가까운 일본 여행, 캐나다 어학연수, 푸조 807 렌트하여 서유럽 10개국 배낭여행도 했죠.

군대는 칼 입대/전역했고 포병 운전병 출신으라 전역 후 대형면허와 트레일러 면허가 덤으로 생겼죠.

시간을 그냥그냥 보내는 것이 아까워 태권도 4단도 취득하고 웃음치료사라는 자격증 등을 취득했죠.

복학생인 2학년 때 2살 연상인 직장인 여자 친구가 생겼죠.

아담한 키, 작은 얼굴에 긴 생머리 그리고 큰 가슴.

당시 스쿠터를 타고 다니던 저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보험료까지 내주던 지금의 제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서로 너무 사랑했고 양가 부모님에게 간절한 설득 끝에 3학년 때 상견례를 마치고 취업 후 결혼을 약속하게 됩니다.

그러나 곧 임신을 하게 되고 전 조기 취업 및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 위해 매 학기 22학점 씩 수강했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도하고 결국 수석 졸업을 했었죠.

4학년 1학기가 되자 제 3.8kg의 건강한 아들이 태어나고 아들과 저는 25세, 1세로 띠동갑이 됩니다.

이젠 아내가 가사 일을 하게 되고 제가 직장인이 되었죠.

졸업 조건이 충족되어 2학기 시작 전 중소기업 자동차 조향연구소에 취직하여 1년간 근무했습니다.

갑을이라는 것에 대해 배웠고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던 저에게 금융이라는 것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죠.

이 기간 동안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리고 몇 개월 후 돌잔치도 했죠.

친구들이 전체적으로 취업 초창기라 외제차는 없었지만 새 차가 많아서 뒤풀이 할 때 정말 멋졌습니다.

이후 이직의 필요성을 느껴 지금은 중소기업 플랜트사업부에서 Power plant의 기자재 일부를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면서 많이 심적으로 힘들었고 이 영향 때문인지 2살 터울의 예쁜 딸을 낳았죠.

첫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족 체육 대회에 참가하여 젊은 아빠의 위력을 보여주고자 무조건 1등으로 달리기도 했었죠.

이렇게 달려온 지난 몇 년, 사회 생활 3년차에 연봉 3천 중반. 외벌이로 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그나마 유지되는 이유는 명품에 관심없고 애초에 술과 담배 그리고 유흥을 멀리해서 인 것 같네요. 물론 적금은 적은 금액 밖에 못 하지만요.

물론 RC카 라는 고가 취미도 있고 스크린 골프도 치고 잘 놀러 다닙니다. 단지 과소비가 없다는 것이지요.

글만 보면 제가 엄청 열심히 사는 사람 같은데 그렇지는 않고 서든어택, 위닝 잘하고 GTA, 스나이퍼고스트워리어2 등 게임도 곧 잘 한답니다.

요새 문뜩 집 장만에 관심이 생겼는데 부모님 지원 없이 살겠다고 선포했던 우리 부부의 마음 가짐이 약해지는 것만 같네요.

말이 길었네요. 긴 글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약하자면 근래 몇 년간 바쁘다면 바쁜 20대 중후반을 보내고 있는데

부모님 지원 없이 목돈을 마련하여 집을 마련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끝으로 건강하게 커주는 아들 딸 그리고 글래머 아내에게 항상 고맙습니다.

 

140479401724241.jpg



 

몸도_마음도의 최근 게시물

인생상담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