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놀림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뿌리깊은갈대 작성일 17.06.25 1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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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상담까지는 아니고  답은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속상해서 글 한번 적어봅니다.

 

저는 서른 중반에 175cm에 120kg 정도 나가는 비만입니다.

 

원래 어릴 때부터 뚱뚱하고 성격도 대찬(?)편에 사회생활에 큰 지장없이 살고 있기에

 

뚱뚱하다는 말이나 돼지라는 말에 큰 충격이나 반응을 하지 않았지만

 

일요일 근무 중 잠깐 집에 일이 있어 갔다가 나오는데

 

저희 집 바로 앞에 편의점이 있고 편의점 앞 의자에 학생들이 군것질도 하고 합니다.

 

물이나 한병 살라고 편의점에 들어가는데 초등학생 두명이 컵라면에 물을 부어서 나오더라구요.

 

별 생각없이 편의점으로 들어서는 순간 초등학생 중 조금 큰 아이가 저를 계속 힐끗 힐끗 보더니

 

제가 못 본 줄 알고 손가락질 하며 다른 아이에게 "돼지다 돼지다 우와~~" 라고 하는 걸 듯고는

 

바로 눈을 돌리니 그 아이가 "아저씨한테 그런거 아니고 다른 사람한테 그랬어요"라고 하길래

 

갑자기 욱해서 언성 높이며 지금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누구 말이냐고 같이 가보자고 하니 그때서야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제 아들이 이제 15개월 입니다. 제 아들이 학교가서 저 때문에 00아빠는 돼지라고 놀림 받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참지 못 하겠더군요---

 

그래서 그 아이에게 아버지 전화 번호 부르라고 했더니 울먹거리면서 진짜 죄송하다고 하는데

 

안 봐주고 그럼 어느 학교 이름 대라고 하니 쩔쩔매매 잘못했다고 하는데

 

"너는 학교에서 친구들도 이런 걸로 놀리는 것 아니냐?!!" 라고 더 혼냈습니다.

 

그리고 그냥 고개 돌리고 씩씩거리는데 라면도 놔두고 후다닥 도망 가더군요...그래서 같이 있던 아이에게

 

친구냐라고 물으니 아니다 라고 하길래 그럼 뭐냐 했더니 동네 형이라고 답하더군요....

 

아저씨가 너에게 그런 건 아니니 겁먹지 말고 라면 천천히 먹고 가라고 하고는 제 갈 길 갔습니다.

 

운전하는 차안에서 나 때문에 내 아들이 놀림감이 되면 안 되니 다이어트 죽어라고 해야 된다고 생각과

 

요즘 아이들 참 버릇 없다는 생각 등등 복잡한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푹 가라 앉네요....

 

좀 더 어른스럽게 한바탕 야단쳤으니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주고 달래주고 올걸 이라는 생각도 들고

 

좀 기분이 좋지않게 묘합니다...

 

주저리 주저리 해봤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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