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허이쪼 작성일 14.04.19 1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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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조심스럽습니다.

전 전혀 정치적인 사람도 아니고, 일명 누구 '빠'도 아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안산입니다.

어제 퇴근길에 집 근처 장례식장이 평소와 다르게 사람이 많아 보여서 와이프에게 물어보니.

이번 세월호 사건 희생자 교사 두분이 거기 계시다고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면, 정부의 무능력에 화가 납니다.

열심히 하긴 하는것 같은데, 뭔가 답답하고 개운치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실종자 가족의 절박함의 절반이라도 공감한다면,

상식 이상의 조치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전형적인 공무원의 일처리 방식에 때로는 울분이 차오르기도 하고,

일말의 기대로 수시로 뉴스를 확인하면서, 혹시 생존자가 있나, 구조 활동의 진척이 얼마나 되었나 확인합니다.

 

어제 저녁에 집사람이 영상 하나를 보여주더라고요...

노무현 대통령 영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분을 준비 안된 이상에 빠진, 현실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영상을 보니,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 현장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그거 보고 머리가 띵했습니다.

돌발영상이라고 하는데, 전에도 몇번 본적이 있고 해서 시큰둥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영상에서의 그분은 적어도 어민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지금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슬픔의 나눌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일명 '노무현 빠' (죄송합니다^^;)들이 주절거리는 "그분이 그립다"라는게 이런 거였나...?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 관련해서는 최악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짜피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박근혜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나라꼴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잘살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력하면 잘 살게 되는 것인데,

단지 정권에 따라서 불편함이나 편함의 정도 차이..

 

지금 우리가 필요한건 각박하고 힘든 세상 속에서 나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부등켜 안으며 그분들의 정말 찢어지는 마음을 느끼고 아파하는 사람,,,

옆에서 같이 발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해주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처럼요...

 

세월호 실종자 중 단 한명이라도 생존자가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아파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큰 사람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권지연양이 이 험한 세상을 건강하고 밝게 이겨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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