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에 이런 게시판도 있었군요.. 한 글자 남겨봅니다.

실버스쿨 작성일 18.01.02 18: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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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짱공 형님들 안녕하십니까~_(__)_

 

23살 때부터 10년 정도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몇자 남겨봅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안드로메다로 떠나보내고 송파구쪽에 매우 유명한(건달 많기로) 상고를 졸업하고

 

여느 불쌍한 중생과 마찬가지로 군대 가기전에 알바 하면서 황금같은 시간을 좀먹는 벌레였습니다.

 

군대가 저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였는데요.. 군에서 만난 모 선임이 너는 전역하고 뭐하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딱히 목표가 없어서 대답을 못했습니다. 이때 저 자신에 대해서 좀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하고..

 

군대 전역후에 롯데마트에서 잠깐 6개월정도 근무를 했었습니다.

 

뭔가 목표를 찾긴 찾아야하는데 정말 내가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몸으로 와닿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때 저희 어머님 연배 비슷한 분들(마트에선 여사님이라 부릅니다.)이 고된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에 시달리시며 계약직 신분

 

으로 백만원도 안되는 월급 받으시면서 일하는 모습이 정말 큰 충격으로 와 닿았습니다.

 

롯데마트 정규직(대리급)으로부터 온갖 수모와 멸시를 당하면서도 고개숙이며 일하는 모습이 저희 어머님 일처럼 느껴졌고..

 

그때 나도 이렇게 살다보면 내 마누라 내 자식 그리고 내 인생이 어쩌면 이렇게 될 수 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마트를 그만두고 어머님께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형편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때 어머님이 흔쾌히 해보라고 암에걸려 받은 보험료를 저에게 선뜻 내주셨습니다.

 

그 돈으로 정말 2년 정도를 필사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받은 수능성적으로 항공대학교 항공운항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그때 제 나이가 26이였습니다.)

 

그때 항공대학교 수업료가 한 학기당 600만원을 조금 넘었습니다.. .입학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었는데 수업료가 감당이 안될정도라... 차라리 어정쩡한 알바 할 바에는 공부를 열심히해서 장학금 받자는 방향으로... 공부해서 매번 성정장학금 받으면서..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는 모 에어라인에서 부기장으로 훈련 중에 있습니다..

 

저보다 훌륭하신 인생 선배님들도 많이 있으시겠지만.. 저처럼 어린나이에 뭔가 목표가 없다면 공부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하고싶었던 일이나 그런 것 마저 딱히 없다면 사회생활을 경험하는게 동기부여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글이 길어졌네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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