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미역국...뇌종양 말기 환자의 수기

라쿠우미 작성일 14.07.23 10: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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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뇌종양 말기 환자다
날마다 고통에 시달리는 나의 모습은 거의 발악의 수준이다.
이젠 방사선 치료조차 의미가 없어지고 죽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냄새도 미각도 이제는 느껴지지않는다.

가족들은 나를 위해 내 앞에서는 울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없는 곳에서 눌다가 눈이 퉁퉁 부어 들어 오곤 한다.

아내는 내 병 수발하느라 직장까지 그만 두었고
아이들은 교회도 안나가든 것들이 교회를 나간다.
어머니는 이 못난 자식 때문에 10년은 더 늙어버리셨다.

어느 날 내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요즘 들어 내 몸이 안 좋아졌다.
이제는 가족과 헤여질 날이 며 칠 남지 않은 것 같다.

달력을 보니...  
며칠 후면 아내의 생일이다.
그때까지 내가 살아 줘야 할텐데~

인터넷에서 미역국을 끓이는 방법을 요리 저리 살펴 보았다.
갑자기 후회의 눈물이 난다.
건강한 시간동안 아내를 위하여 미역국 한번 끓여 주지 못 했다는 것이...

시간이 지나고 머리가 박살난것처럼 아프고 
발악과 괴로움이 찾아 왔지만 나는 버텨야 했다.
아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미역국을 끓여 주어야 한다.

이윽고 아내의 생일 날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일어 났다.
일찌기 담궈 둔 미역을 건져내고 고기를 끄내고 참기름도 찾고~
그런데 간장이 보이지 않는다.

간장이 없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찬장 구석에 있는 소금을 끄내어 넣었다.

이미 미각을 잃어버린 나는 맛을 볼 수가 없어서 
감으로 간을 맞추는 수 밖에 없었다.

아침에 가족들이 일어 났다.
내가 차려 놓은 미역국을 보고 가족들이 눈물을 흘렸다
미역국을 첫입에 맛을 보고는 아내는 엉엉 울고 말았다.
아이들도 먹자 마자 울고 말았다. 
어머니도 먹자 마자 우셨다.

맛있냐고 묻자 가족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미역국이라며 밥을 말아서
모두 먹고 나갔다.

내가 끓인 미역국을 모두 맛있게 먹고 나가는 걸 보니 무척 기뻤다.
가족이 모두 나간 후에 정리하다 내가 넣은 소금통을 보았다.

아쁠사! 이럴 수가?
소금통에 든것이 소금이 아니라 설탕이 아닌가? 
갑짜기 눈물이 난다.
그러나 너무 고마웠다.
아무 말없이 맛있다며 내가 끓여 준 
마지막 미역국을 기쁘게 먹어 준 가족들~

가족이 마지막까지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지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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