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진짜 선생님...

pian 작성일 18.05.19 10: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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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시리즈가 나오는거 같은데

1. 클래식 듣고 감상문을 쓰는데 영어를 잘 몰라서 한줄로 good 썼다가

선생님한테 영어를 잘 몰라서 그랬다 하니 한글로 써오라고 했던 썰.

 

2. 그리고 지금 유머게시판에 뜬 남극 이야기..

 

 

3. 이건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진짜 120% 실화입니다. 

짧게 말하면 3줄로도 끝낼수 있으나 ,그럼 재미가 없으  길게 함 써보죠..

빨리 넘기고 싶으면 마지막 부분만 보세요.

 

 

 

중학교였나.. 고등학교 때였나..

제 개인적인 바램은 이게 중학교때라고 열심히 자위하고 싶지만

중학교때 다녔던 학원과 고등학교때 다닌 학원이 서로 달랐던건 명확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이건 고등학교때 있었던 일입니다. 연도로는 2000~2001년 쯤..

 

제가 다니던 학원은 굉장히 작은 규모였습니다.

기억하기로, 방이 4개였나.. 5개였나..

원장실, 교무실, 그리고 교실3개?

 

교실 하나는 책상 12개 들어가면 꽉차는 규모였고, 나머지 하나는 한 10개쯤?

그 교실도 꽉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원장 선생님은 영어 전공이셨고, 지금 학원을 만든 이유가, 현재 교육이 너무 강압적인 방식이라

좀더 학생들 눈높이를 위한 , 좀더 학생들과 친근한 학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제가 살던 곳에는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상록학원이란 곳이 있었는데

학원 버스 운전하는 사람은 깡패였고( 였다는 소문이 있고 ), 물론 원장도 뭐 그런 좋은 소문은 없었습니다.

 

완전 스파르타 식으로, 중~고2까지 거기 다녔었는데,

원장실에 음성까지 들리는 cctv 로 전 교실을 모니터 가능했고 

학습시간에 떠드는 교실 , 자는 학생 감시하면서, 

만약 발견되면 원장실에서 직접 마이크로 해당 교실에 호출해서 그 학생을 하키스틱으로 마무리하는 그런곳이였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당시엔 대 인기였죠. 다른 도시에서 그 학원을 다닐 정도였으니깐요.

우리는 그걸 유학생이라 불렀습니다. ㅋ 

 

어쨌든 그런 분위기에서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한 작은 학원이 생겼고, 

저는 그 학원으로 바꿨죠. 

여러 이유를 대면서 학원을 옮겼는데, 중요한건 걍 맞기 싫어서 간겁니다 -_-;

 

 

근데 거기서도 때리는건 마찬가지였다능..

그래도 최소한 하키스틱이나 당구 큐대는 아니였고,

꿀밤이나 플라스틱 자로 튕기는게 대부분이였나.. 기억은 잘 안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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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 이야기.

 

매일 영어 단어 시험을 봅니다. 

영어 단어는 걍 학원 가는 길에 외우는데요. 

집에서 이미 알고 있는 단어는 빼놓고 모르는것만 벼락치기로 걸으면서 외웁니다.

 

시험방식은 한글 단어를 영어로 쓰거나, 영어 단어의 뜻을 적는 간단한 쪽지 시헙인데

 

한 문제가 만화 (      ) 였습니다.

 

지금이야 쉽게 말할수 있죠. Cartoon,

 

 

당시에는 저기다 manga 라고 썼습니다.

채점은 학생끼리 바꿔 채점을 하는 방식인데

당연히 옆얘는 틀렸다고 했고

 

저는 수업이 끝나고 나서 원장실에 가서 항의했습니다. ( 라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 

근데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채점된 시험지를 받고 나서 손을 들고 말했겠죠.

틀린갯수대로 맞으니깐요 ;;

 

 

선생님 만화를 영어로 망가도 되지 않나요? 이거도 만화란 뜻 있을텐데..

 선생님은 처음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터넷에서 봤다고 했습니다. 

..ㅠㅠ

아 그래? 그럼 맞다고 해줄께 

 

아.. 나중에 머리 크고 보니. 그분은 진정한 교육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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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이면 adsl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입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연간 가입자수 현황을 보면 서비스를 시작한 이듬해인 1999년 37만 명, 2000년 402만 명, 2001년 781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2002년 10월 1천만 명 고지를 넘어섰다.

 

그리고 제가 살던지역은 농촌이라, 농번기에는 모심는다고 학교 빠지는 애들도 가끔 나오는곳이여서

아직 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진정한 교육자셨죠.

영어를 가르치는것 뿐만 아니라, 언어의 특수성을 고려해 미래에는 그 단어가 아래와 같은 뜻을 지닐것이라고 예측하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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