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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국 시골출신 교포가 한국 시골에서 원어민교사 해본 썰 1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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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팅제냐
  • [211.xxx.xxx.xxx]
  • 18.10.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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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 지금은 백수라서 음슴체로 씀.


    본인은 만 9살까지 한국에서 살다가 부모님 따라 2002년에 캐나다로 이민온 만 25살 한국계 캐나다인임. 

    처음 이민왔을때 부모님이 내가 영어 배워야 한다고 도시가 아닌 인구 2만 남짓의 마을에 정착함. (아직도 살고있음..)

    그렇게 14년동안 한국에 한번도 안가보고 대학까지 졸업함. 

    대학 졸업하면 꼭 하고싶었던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한국에 다시 한번 가보는 거였음!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항상 품고 있었던 의문이 "만약 계속 한국에서 살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였음.

    근데 다시 한국가서 초등학교부터 다녀볼수는 없으니까... 한국 학교에서 원어민교사를 해보자고 마음먹음. 

    인터뷰는 쉽게 통과하고 발령이 났는데 들어본적도 없는 강원도의 인구 1만명 채 안되는 산골동네에 있는 중학교로 발령이 남. (...)

    도시가 아니어서 실망하긴 했는데 그래도 인터넷에 찾아보니 나름 있을건 다 있어서 (한국 배달음식 짱짱맨) 기대를 품고 14년만에 귀국해봄.

    그동네에서 1년 반동안 겪은 썰 좀 풀어보려 함. 재미 없을수도 있으니까 양해 바람. 

    반응 안좋으면 2편은 없을 수도 있음 ㅠ


    고기 구울려다 정체 들킨 썰

    일단 도교육청에서 고용한 원어민들은 한국에 도착한 후 약 열흘간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함. 이게 끝나면 버스를 타고 각자 발령지로 떠남. 

    강원도로 발령된 원어민들은 춘천에 있는 출입국사무소로 가서 버스에서 내리면 발령된 학교의 원어민 담당 선생님들을 만나서 각각 흩어지는 시스템임. 

    내 담당 선생님은 40대 초반의 남자쌤이었는데, 차타고 발령지로 가는 내내 표정이 좀 안좋으심. 

    혹시 컨디션이 좀 안좋으시냐고 물어보니 그게 아니라 약간 걱정되는게 있다고 하심.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난 교포치고는 한국어를 잘하는 편임. 대학에서 한국 유학생들이랑 많이 어울린 효과도 있고. 

    학생들이 새로온 원어민쌤이 한국어를 할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수업시간에 영어로 말하지 않을 거 같다고 걱정하심. 

    그래서 나한테 학생들이 있는 자리에서는 한국어 못하는 척 좀 해달라고 부탁하심 ㅋㅋㅋㅋㅋㅋㅋ

    힘들것 같긴 했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탁은 아니었기에 알겠다고 함. 

    근데 그날이 하필 3학년들이 학교 마당에서 야영하는 날이었음. 

    담당쌤이 집에 데려다주기 전에 교감선생님한테 인사라고 하고, 애들 야영하는데 삼겹살좀 먹고 가라고 하심. 

    그래서 얼떨결에 따라갔는데 학생들은 학교 마당에서 돗자리 깔고 삼겹살 먹고있고, 교감선생님이랑 선생님들 몇분이서 고기를 굽고계심. 

    가자마자 시선이 나한테 집중되는게 느껴짐 ㅎㄷㄷ

    교감선생님이 악수를 청하시는데 거기다 대고 "하이!" 하는건 아닌것 같아서 엄~청 어눌한 발음으로 "앤뇽하세요우" 이럼 ㅋㅋㅋㅋㅋㅋㅋ

    교감선생님이 놀라시며 "한국말 잘하시네요" 라고 하시니 아까 담당쌤이랑 한 약속이 생각나서 "나중에 교감선생님한테 따로 말씀드려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갸우뚱거리며 못알아들은 척 함 ㅋㅋㅋㅋㅋㅋ 

    옆에서 담당쌤이 "교포라서 한국어를 잘 못하세요" 라고 설명하니 다들 "아~" 하는 눈치임.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음. 

    삼겹살 먹으려고 돗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뒤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새로오신 원어민쌤 이름이 뭐에요? 어디서 왔어요? 몇살이에요?" 라고 물어보는데 못알아들은 척하고 가만있음. 

    옆에서 담당쌤이 또 "영어밖에 못하시니까 니가 영어로 물어봐"라고 하시니 학생이 엄청 답답해함 ㅋㅋㅋㅋ

    근데 생각해보니 앞으로 1년을 이렇게 답답하게 살걸 생각하니 걱정됨. 

    말도 할수 있고 들을 수도 있는데 1년동안 벙어리 노릇을 해야 한다니 얼마나 답답할까... 

    온지 몇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국어 못하는 컨셉때문에 아무도 나한테 말 안걸어줌 ㅠㅠ 

    그렇게 멍때리면서 한 10분동안 삼겹살 먹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교무부장 선생님이 드시지도 못하시고 삼겹살을 굽고 계신거임. 

    멍때리다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온 광경이라 생각할 여지도 없이 본능적으로 

    "아니 선생님, 삼겹살 제가 구울게요! 이리 주세요!"라고 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엄청 해맑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자리에 있던 선생님들 벙쪄계시고 학생들도 갑자기 시선집중함

    그때 깨닮음 아 내가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구나 하고... 

    옆에서 담당쌤은 "아이~ 참..." 하면서 고개 젖고 계시고...;;

    그래서 담당쌤이 해명해주심 ㅋㅋㅋㅋ 한국말 하는거 학생들이 알면 영어를 못배울까봐 내가 부탁했다... 하고

    그래서 결국은 수업 안에서만 한국어 안쓰기로 함 ㅋㅋ

    생각해보니 학교에 도착한지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채로 한국어 못하는 교포 컨셉이 무너져버림... 

    한국어를 할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학생들이랑 선생님들이 말 많이 걸어줌 ㅋㅋㅋㅋㅋ

    근데 한국어 할수 있는 원어민교사가 마냥 좋은건 아니었음. 나중에 이것때문에 트러블이 일어났는데 그 썰은 분량조절 실패로 나중에 올릴꺼 ㅋ

    쓰고나니 별로 재미없네... 2편 못쓸수도 있겠음 ㅋㅋㅋㅋㅋ

    긴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림 ㅎㅎ 

     

    옆동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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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 2편 보려면 옆동네가서 추천해야 하나요?
  • 내일 올릴께요 게시글 제한 땜에^^
  • 기대할께요~~
  • 저희 이종사촌 누나도 어릴 때 캐나다에 가서 살다가, 한국에 왔을 때 원어민 교사로 일했던 적이 있었죠.
    저학년 어린이들을 가르쳤던 것 같은데, 애들이 말도 잘 안듣고 가슴 만져서 힘들었다고...ㅋㅋ
    지금은 결혼해서 아들이랑 잘 지내고 있는 듯.
  • 우리 중학교가 엄청 시골이라
    한학년에 2반까지뿐임 근데 그 반 두개 합쳐도 40명인 안됨
    그렇게 1,2,3학년 다 합쳐봐야 전교생 120명도 안되는 학교였는데
    어느날 젊은 외국인 샘이 원어민교사로 옴
    한학기 잘마치고 다음학기에 외국인이 안보임
    나중에 안거지만 방학때 배낭여행댕긴다고 시골로만 돌아다니다가 돈이없어서 민박 비스무리하게 했는데 연탄마시고 죽었다 들음
    20대 초반이였는데 벌써 16년전얘기네요
    갑자기 생각나서 써봄요
  • 재미있었어요 2편 올려주실꺼죠 ? ㅋㅋㅋ
  • 잼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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