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혼술중에 와이프 한마디에 울어버렸네요

눅눅한새우깡 작성일 16.11.21 17: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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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5년차에 두아이의 아빠입니다.

와이프와는 6년연애끝에 결혼했고 결혼전 분양받아 대출끼고 산 아파트 대출을 얼마전 다갚았습니다.

왜 이말씀을 먼저 드리냐면 이제 우린 먹고 살만해졌는데 와이프가 갑자기 우리 부모님 집을 사드리잡니다.

 

저희 부모님 평생 다섯 자식 키워내며 못입고 못먹고 악착같이 사시느라 70평생 엘리베이터 있는 집에서 한번

못 살아본 분들입니다.

우린 이렇게 좋은 아파트에 사는데 어머님 아버님은 낡은 빌라 4층에 무릎도 아프신데 걸어서 올라다닌다며

너무 죄송하다고 겁도없이 32평 아파트를 사드리자네요 이제 서른살 밖에 안된 와이프가요..

무슨 돈으로 사드리냐니까 본인 소유 부동산(저희 결혼할때 처가집에서 와이프 명의로 해준겁니다)팔고

우리 부모님 낡은빌라 팔아 합치면 대출 1억정도만 내면 될거 같다고 그 돈은 우리가 갚으면 되지 않냐면서

 

저희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저희집 근처 아파트를 계약하더니 결국 이달말에 부모님 이사날이 잡혔습니다.

오늘 도배 하시는 분과 빈 집에가서 견적내고 돌아오는데 부모님이 얼마나 기뻐하시던지

그 모습에 너무 뿌듯해 집에 돌아와 애들재우고 혼자 한잔 하면서 빨래개는 와이프 뒷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고맙다 네 덕분에 내가 태어나서 효도라는것도 다 해본다' 라고 하니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니까 나한테 잘하라며 웃는데 그모습에 울컥해 눈물이 나더라고요 ..

 

스물다섯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나이에 없는집에 결혼하지 말라는 반대 다 물리치고 제 곁에 와서 

그 나이 또래들 예쁘게 꾸미고 놀러다닐때 트레이닝복차림으로 육아에 매달려 있던 우리 와이프요

 

언젠가 제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주제가 나오자 망설임 없이

우리 시어머니 라고 말하는 우리 와이프는요..

세상 기준으로 봤을때 도저히 미인이라 말하기 부끄럽지만 제눈엔 그 누구보다 예쁘고 아름다운 여자 입니다.

 

어려운 시국에 자랑글 쓰려니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힘내시고 미혼이신분들은 우리 와이프보다 더 좋은 아가씨 만나시고 

기혼이신 분들이야 뭐 더 훌륭한 배우자와 행복하실테니 욕하지만 말아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strange&No=163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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