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서 생긴 일 2

hyundc 작성일 13.12.03 18: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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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빨이 그 얘기를 하는데 너무 섬찟 하는 겁니다.

 

그런데 또 쫄지 않은 척 하려고 대답했죠.

 

"….….머래? ….소리가 나긴 무슨 소리가 나. 니가 쫄아서 잘못들은 거지"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화장빨이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예요.

 

"아니 나도 그럴리 없다고 생각 하는데, 너 말할 때 마다 중간중간 뭔가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아냐 아냐…..잘못 들은 거야. 소리가 어디서 났는데?" 라고 얘기 했습니다.

 

그제서야 화장빨이

"그런가? 하긴 그럴리가 없지 잘못 들은 거겠지"

라고 태연히 이야기 하길래 일단 한숨 돌리게 됐지요.

 

 

"일단 근데근데, 아까 하던 무서운 얘기 계속해줘" 라고 화장빨이 보채는데

정말 하기 싫긴 한데 여기서 또 얘기를 끊으면 쫄았다고 놀릴까봐 계속 이야기를 했죠.

 

"어쩌구 저쩌구 쏠랑쏠랑"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 안남)

 

 

그런데 갑자기 화장빨이 제 팔뚝을 '' 잡는 거예요.  무엇에 인가 놀란 사람 처럼.

 

"..왜 왜 그래?" 제가 물어 봤습니다.

 

"아니, 너 정말 무슨 소리 안들려?" 라고 다시 정색을 하고 물어 봅니다.

 

"야 도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자꾸 아까부터……….."

라고 말하는 순간 이었습니다.

 

제 등 뒤에서 "키킥" 거리는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제가 텐트 벽을 등지고 화장빨한테 팔베개를 해주고 있었는데

제 등 뒤 텐트 바깥쪽 에서 여자 목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 순간 제 온몸이 '얼음' 이 됐습니다.

 

 

뭐 잘못 들었나? 아냐 분명히 그대로 들었는데? 이게 무슨 소리지?

 

 

하고 긴가민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는데

 

이번에 등 뒤에서 정확한 여자 목소리로

 

 

"………..친구……."

 

 

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때 화장빨은 누워서 "엄마" 하는 비명을 질렀고 저는 순식간에

 

"우와와악~"

 

이라는 비명을 지르면서 텐트 반대 방향 입구 쪽으로 후다닥 도망 갔습니다.

 

자고 있는 친구 들을 뛰어 넘어서 말이죠.

 

그러자 화장빨도 소리 지르면서 제 옆으로 오고

 

살살이 하고 남띵 두 녀석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저희 둘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 부르스를 추는데도

잠에서 깨어나질 않습니다.

분명 반대 방향으로 도망 갈 때 녀석들 배까지 밟았음에도 말이죠. 

귀신보다 더 독한 놈들.

 

저는 두 녀석을 흔들어 깨워 봤습니다.

 

"야야일어나봐 일어나봐"

 

그래도 두 녀석은 꿈쩍을 하지 않더군요.

하긴 연 이틀 그렇게 술을 퍼 마시고 박스를 짊어 메고 등산까지 한 마당에 밥은 커녕

마늘로 끼니를 때웠으니 지칠 만도 하죠.

 

두 녀석은 일어날 생각은 안하고 화장빨과 저는 텐트 입구 앞쪽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고.

 

'그냥 밖으로 나갈까 말까?' 계속 그 고민만 하고 있는데 차마 텐트 문을 열 용기가 안 나는 거예요.

 

텐트 문 열면 이상한 처녀 귀신 하나 나타 날 까봐.

 

그렇게 한참을 둘이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문득 밖에서 자고 있는 산적 녀석이 생각 나는 겁니다.

 

"야 산적? 얘 아직 자나?" 라고 화장빨에게 물으니

"그야 나도 모르지" 라고 대답 하더군요.

 

아씨………..

 

그래서 일단 문을 열고 산적을 깨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퍼로 채워진 텐트 문을 잡고 한참을 고민 고민 하다가 한번에 확 열어 제칠 심산으로 지퍼를 위로

확 올리다가 제가 깜짝 놀라 뒤로 자빠 졌습니다.

 

"꿰에엑~~"

"끼아악……..….왜 야 왜그래?"     

화장빨이 놀란 토끼눈이 되어 저에게 물어 봅니다.

 

"아니 이게 한번에 잘 안 열리네"

 

그때 텐트가 찌그러져 있었는데 동그란 텐트 지퍼를 한번에 확 열에 제치려고 했으니 잘 안 열리는 탓이었죠.

 

그래서 살금 살금, 조심 조심 텐트 문 을 열고 빼꼼히 밖을 쳐다 봤습니다.

 

, 다행히 아무 것도 없더군요.

 

제가 말했습니다.

"내가 가서 산적 깨워서 데려 올 테니까 여기 있어봐" 라고 말하자 화장빨이 질색을 하는 겁니다.

 

"아아아아니 싫어싫어 애네 다 잠들어 있는데 같이 가"

 

그래서 저희는 둘이 텐트를 나와 산적 녀석이 잠들어 있는 개울가로 내려 갔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어찌나 길게 느껴 지던지.

둘 다 염통이 쫄깃 해진 상태에서 도둑 고양이 마냥 살금 살금 산적 녀석이 잠들어 있던 곳으로 내려 갔는데.

 

 

 

 

녀석이 없어 졌습니다.

 

 

 

 

분명 그 자리에 잠들어 있었는데 산적 녀석이 없어진 거예요.

 

저희는 당황 하기 시작 했습니다.

 

"이상하다 분명히 여기서 자고 있었는데 애는 어디 간 거야"

 

제가 당황해서 말을 하자 화장빨이 발을 동동 구릅니다.

 

산적 녀석이 잠 들어 있던 곳은 저희가 술을 마시던 굉장히 넓찍한 바위 위 였기 때문에 굴러 떨어 졌다고는 상상하기

어렵고, 만일 빠졌다면 뭔가 '풍덩' 하는 큰 소리가 났어야 정상인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화장빨이 옆에서

"어떻하지?어떻하지?" 라는 말만 하고 있길래 제가 "어떻하긴 찾아야지" 라고 말을 하고 개울을 건너

등산로 깨로 올라 갔습니다.

 

냇가 쪽은 물살이 세서 위 아래로 사람이 걸어 왔다 갔다 할수 없기 때문에 분명 어딘가 갔다면 등산로로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가 위로 올라 가 볼 테니까 니가 아래로 내려가봐" 라고 얘기하자 화장빨이 펄쩍 뜁니다.

 

"싫어, 같이가 이 무서운데 어떻게 혼자 가"

 

그래서 저희는 같이 일단 같이 내려가 보기로 했어요.

 

등산로로 걸어 내려 가며 아래 개울쪽 이나 어디 사람이 있을만한 곳은 샅샅이 훝으면서 걸어 내려 갔습니다.

 

그때 후레쉬가 없었는데 달빛 하나로 굉장히 밝게 보였던 걸로 기억 합니다.

 

 그렇게 한 100여 미터를 걸어 내려 가는데 등산로에서 보이는 저 아래 쪽 개울가에 누군가 한명이 앉아 있는게 보여 자세히 보니 산적 녀석 이더군요.

냇가 옆쪽에 대변 보는 자세 마냥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화장빨과 저는 아래 냇가 쪽으로 뛰어 내려가 산적 녀석을 흔들 었습니다.

 

"야야 너 여기서 뭐해? 얼마나 걱정 했는 줄 알아?"

 

"……..저기………..저기…………….."

 

무슨 말인지 알수 없게 녀석이 덜덜떨며  웅얼 거리는데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 보니 완전 넋이 나가 있더군요.

 

"? . 애 뭐래? 뭐라는 거야?"

 

라고 얘기 하는데 산적 녀석은 계속 넋이 나간 사람 처럼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아니……………저기……그냥………..저 사람 좀………."

 

 

", 정신 차려 너 왜그래 임마"

 

 

 

라고 얘기 하는데 녀석이 손을 들더니 저희 뒤께에 있었던 나무를 가르킵니다.

 

 

 

 

 

 

"저기………사람이………………..매달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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