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서운 이야기

aguile 작성일 14.01.07 13: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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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처음으로 정모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집에 손님이 오신다고ㅠ 그래서 다음을 기약하게 된 눈팅족입니다^^

 

그래서, 손님에 대한 제 경험을 적어놓고 가려합니다ㅋ

 

떄는 제가 고등학교 때니.. 거의 십수년 전이네요 ㄷㄷ

 

같은 반 친한 친구 중에 자퇴하고 파티쉐 공부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렇다고 날라리는 아니었고 인생에 대해 남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일찍 품고 살아가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렇게 중퇴를 하고서도 서로 만나서 친하게 지내는 중 어느 날,

 

부모님께서 집을 비우신 주말에 그 친구를 포함한 4명이서 저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저희 집은 2층짜리 주택이었고 우리 가족은 1층에 살았습니다.

 

지역 역사 때문에 일본식 주택양식이 베어 있는 집이었죠.

 

그렇게 저희들은 괜히 어른 흉내 낼거라고 몰래 맥주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게임. 스타크래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컴퓨터는 한 대 뿐이어서 각자 한판씩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죠.

 

그것은 마당과 연결된 큰 창문이 있는 거실의 한쪽 벽을 오른편에 두고 위치해 있었습니다. 

 

당시만해도 인터넷이 모든 가정에 보급돼 있지 않아 컴퓨터랑 붙어서 1:2로 이겼느냐 1:3으로 이겼느냐로 승자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넷이서 돌아가면서 신나게 게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 한 시가 됐습니다.

 

게임의 국면은 이제 1:4로 넘어갔고 마치 2002년 월드컵 4강 때를 연상시키는 듯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그 때,

 

갑자기 친구 한 녀석이.

 

"야야야, 조용히 해봐라"

 

라고 말을 했지만, 다들 게임을 지켜보느라 듣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그 녀석이 스피커를 꺼버리고는,

 

"조용히 해보라니까!!"

 

하며 소리를 질렀을 때 비로소 우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죠.

 

그것은 마당과 연결된 전창(지금으로 따지면 베란다 문) 너머 마당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때문이었습니다.

 

'야옹~ 야옹~'

 

하는 고양이 소리였죠.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 소리를 흉내내는 사람의 목소리.

 

'이 한밤 중에 마당과 벽 하나를 두고 불과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누군가가 우리 집 담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와

 

패기 넘치게 고양이 울음 소리를 흉내낸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들면서 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말문이 막힌 우리들의 심장박동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 된 그 몇 초의 침묵 동안 벽 너머 누군가는 연신,

 

'야옹~ 야옹~ 야오옹~' 하며 고양이 흉내를 내며 사이사이 '킥킥..킥 크크크'하는 웃음소리까지 내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귀신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것은 분명 둘 이상의 사람이었으니까요.

 

'어떡해야 하지.. 강도인가..' 별의 별 생각을 하다 결국 제가 벽 너머에서 말했습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벽 너머에서 창문을 툭툭 손가락으로 치며

 

"이거.. 열어보면 알지~"

 

하면서 마치 집 안에 갇힌 우리를 조롱하듯한 답변이 되돌아 왔습니다.

 

"아니.. 누구세요?!!"

 

되물어도 돌아오는 답변은

 

"열어보면 안다니까~키킥"

 

이었고, 우리는 먼저 경찰에 신고를 하고 각자 무기가 될만한 것들을 챙겨 들고 현관문 앞으로 갔습니다.

 

마당의 그들도 집 안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보고는 현관문 앞으로 왔습니다.

 

현관문은 철문이었지만 불투명 유리가 박혀 있어 언제라도 깨고 집 안으로 쳐들어올 수 있는 재질이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들은 이 상황을 즐기고 싶은건지 새벽에 큰 소리가 날까 두려웠던건지 이상하게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5분여가 지났을까, 벨소리가 들리고 인터폰으로 경찰임을 확인하고 마당 문을 열어주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밖에선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우리의 예상은 경찰이 강도를 잡느라 한바탕 난리가 나야 맞는 건데..

 

"학생, 현관문 열어봐요. 경찰이야"

 

하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경찰 넷만 마당에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자초지종은 그랬습니다.

 

주택은 한집에 여러 가구가 살면 서로 친분이 두터워지지요.

 

2층에 세들어 살던 신혼부부는 우리 부모님께서 이번주에 집을 비울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요.

 

근데 가족 모두가 집에 없다는 걸로 생각을 했고, 평소 1층 주인집이 밤 늦게까지 시끄러운 걸 본 적이 없었는데,

 

그 날따라 웬 남자 여럿이 시끄럽게 욕하면서 새벽까지 놀고 있으니,

 

이건 분명 도둑이 들어온 거다.. 라고 판단, 경찰에 신고를 한거죠.

 

그리고 신고 접수 받은 경찰들이 마당으로 담을 넘어 들어와 그런 장난을 친겁니다.

 

'야옹~ 야옹~ 열어보면 안다니까~'하며.

 

사건은 경찰에게 사실확인 해주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당시엔 정말 소름 돋는 경험이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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