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A군 이야기

역사꽃필무렵 작성일 15.05.04 19: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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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실제 저의 반에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작년에 저는 중학교때에 공부를 좀 해서

집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저희 중학교에서 그 학교에 입학한 애는 저 포함 3명인데 나머지 두명은 여자애이고

그중 한명은 얼굴도 모르는 애여서 사실상 친구하나 없이 고등학교에 입학 하였죠.

아는 애 한명 없이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 하였지만

저랑 같은 게임 하는 친구들고 서너명 되고 4월 모의고사 본 후 한 단합대회때 반 전체가 친해졌지요....

한명만 빼고요

 

그 한명을 지금 부터 A군 이라 칭하겠습니다.

 

A은 처음에 보면 나무나도 평범한... 아니 평균이상인 남고생 이었습니다.

A군은 일단 전체 차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 하였고,

그와 같은 중학교였던 친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학교에서 열리던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면

무조건 3등안에 들 정도로 수학을 잘해서, 응용 수학자라는 명확한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아주 훌륭한 모범생입니다.

하지만 예전에 신내림 받아서, 귀기(鬼氣)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끔식 야자가 끝나고 가끔씩 창 밖을 보면서

 

"저리가라... 저리가라..."

 

라며 읊조리며 말하는 가 하면

 

어느날은 가방에 부적을 붙이고 오기도 하였습니다.

 

성격이 모나거나, 사교성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이상한 행동을 하니 저를 포함한 반 친구들은 거리감을 느꼈고

그러다보니 잘 친해질 수가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건이 터진 겁니다.

 

4월 둘째주 수요일 1교시... 상당히 충격적이여서 날짜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저희 담임 선생님 수업(수학) 이었습니다.

그날은 모의고사 기출 문제 숙제 중에서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학생 중 지원자가 나와서 설명해 주던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A군 그리고 다른 친구가 나란히 서서 문제 풀이를 적고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의 문제는 비교적 풀이가 간단한 편이여서 금방 적었지만

저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여서 시간이 조금 걸렸고,

A군의 문제는 숙제 중 에서 최고난도 문제이다 보니 저희 둘이 나란히 서서 문제를 적고 있었죠.

제가 풀이를 먼저 적어서 자리에 들어가 앉았고, A군이 다 쓰기를 기다리는데

제 짝이

, 너 마지막에 공식 틀렸다.” 라는 겁니다.

그리고 제 숙제 노트와 비교해 보니, 제가 칠판에 잘못 덕었던 거였더군요.

그래서 제가 칠판으로 가서 틀린 부분을 고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

옆에서 A군이 헉헉거리는데, 마치 방금까지 운동장 몇 바퀴 돈 것처럼 심하게 헉헉 거리던 겁니다.

얌마, 너 왜 그래.”

제가 그나마 A군과 친해서 괜찮냐고 어깨에 손을 잡았는데

깜깜해... 너무 추워... 살려줘...”

이렇게 신음 소리를 내는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팔을 잡는데... 그 친구는 165밖에 안되는 왜소한 체구 였는데 175인 제가 넘어질 정도로 세게 잡았습니다. 그리고

살려줘... 제발 좀 살려줘!!!”

라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애의 비명소리에 반 아이들이 모두 놀라고 선생님과 몇몇 학생들 (저를 포함해서)이 달려 들어서 겨우 진정이 되었으나, 계속해서

여기 너무 추워, 무서워 , 깜깜해

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5분 정도 았다 기절 했습니다.

 

이후 저희 담임 선생님과 학년부장이셨던 체육 선생님께서 119에 신고하고,A군을 보건실로 옮겼고, 수업은 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음 수업시간은 한국사인데, 저희 역사 선생님은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여서 멀티미디어 담당이 미리 연결하기 위해 tv를 틀었고, 외부입력을 바꾸지 않아서 공중파 화면이 나오더군요

그 화면을 보고 저희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금 이 곳 진도 앞바다에 인천 발 제주행 여갯선 세월호가 좌초되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날은 20144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후, A군은 전학을 가고,

저희 반에서 그때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규칙이 되었습니다.

 

그 날, A군의 몸속에 어느 영혼이 들어간 것 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왜 A군 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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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이야기는 혹시라도 이 글이 세월호 유가족 분들에세 상처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예 말하지 않으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런데 1년아 지난 후에야 이글을 올리는 것은 얼마 전 연락을 한 A군이 이 이야기를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달라는 부탁(자세한 이유는 올리지 말하달라는 부탁 때문에 이정도로만 설명하겟습니다.)이 있어서임을 밝힘니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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