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e판 펌]목회자의 자녀7

크라우제비추 작성일 16.09.21 18: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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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꼬마아이와 서로 마주보다가 돌아서려는 순간 동생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받으며 건물을 벗어나 다시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돌리며 계속 고민했습니다.

 

방금 있었던 일이 실제 뭘 겪은 건지, 그냥 순간적으로 정신을 놓은건지 모르겠더라구요.

 

 

 

힐끗힐끗 뒤를 돌아봤는데 돌아볼때마다 저를 쳐다보고 있는 꼬마애를 보면서

 

뭔가 일이 있긴 있었구나.. 막연히 추측할 뿐이였지요.

 

 

 

주차장 쪽으로 내려가면서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이놈이

 

사목관?? 목양관??  정확한 방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아무튼 좀 작은 빨간 건물에 있는 어떤 방으로 와달라고 하더군요.

 

언제 와봤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사람한테..;

 

어찌어찌 찾아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삼촌께서 이쪽 분들이랑 교류가 좀 활발하셨었나 보더라구요.

 

아무나 들어가는 곳은 아니였던거 같은데..;;

 

 

 

방에 가니 동생 포함해서 5명 정도가 소파 같은 곳에 앉아서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단순히 동생 태우러 온 것 뿐인데 왜 기다리고 있었는지 의아해 하는 제게

 

한 40대 중반 쯤 되보이는 전도사라는 분께서 자리에 앉기를 원하셨습니다.

 

 

동생 놈은 죄라도 지은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구요.

 

 

 

그 분들은 제 이름도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리고는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주) 대화체 변경

     - 주로 한분하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성함을 몰라요. 그냥 목사님이라 통칭 할께요

     - 한분 말고는 해당 기도원 목사님이 아니셨어요. 전부 다른 교회의 목사님들

 

 

 

간단한 통성명 후

 

 

 

[목사님] : 우리 OO이 친척형이란 분의 도움이 좀 필요하여 청하게 됐어요.

 

 

 

[나] : 제 도움이요? 제가 뭐 도울만한게...;;

 

 

 

[목사님] : 뭘 하셔야 하거나 하는건 아니구요,

              OO이 이야기 들으셨고 또 같이 겪으셨다니 아예 안믿기진 않으시죠?

 

 

 

[나] : 글쎄요.. 제가 보기엔 뭐.. 희한한 일이긴 하지만 딱히 뭐 귀신을 믿거나 하진 않아요.

 

 

 

[동생] : ....

 

 

 

[목사님] : 교회에 오래 다니셨고, 또 성경말씀을 믿으시는데 성경에서 몇번이나 언급하는 건

              믿기지 않으신다는게 좀 그렇지 않으신가요?

 

 

 

[나] : ..

 

 

 

[목사님] : 마귀는 성경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요즘 세상에 그런게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시지만 오히려 더 심하면

              심했지 사라지지 않았어요.

 

              (성경 원론적인 이야기 중략...)

 

              지금 이곳만 해도 귀신이 들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10명이 넘게 드나들고 있어요.

 

              우리 OO이는 다행스럽게도 잡귀가 들린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보다도

              더 강한 뭔가가 시험을 하고 있다고 우리는 생각해요.

 

 

 

[나] : .... 참.. 이게..

 

 

 

[목사님] : '내가 귀신이다, 악마다' 하면서 앞에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대부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가족이나 친구를 통해 생활을 지배하려는 경우가 많지요.

 

 

              가장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오히려 그 사람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인도하는 일이 아주 잦습니다.

 

 

              SS씨(저)도 OO이 친구를 만났었다고 들었어요.

              정상으로 보이던가요?

 

 

 

[나] : 만났다기 보다는 그냥 몇번 마주친건데 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귀신들린 사람으로 보는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사님] : 그래요. 그래 보일 수 있지요.

 

              근데 이상한 행동을 시작한지 채 두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으셨죠?

             

 

 

[나] : .....

 

 

 

[목사님] : 솔직히 말해서 성직자들도 귀신들린 사람과 정신질환자를 분별해 내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우린 의사가 아니니까요. 다만 그 과정을 들어보고 판단해요.

 

 

              우리는 OO이가 이곳에서 겪었던 일들, 그리고 같이 살았다는 그 친구가

 

              이상한 행동을 시작한 시점과 내용을 들어보고 질병으로 인한 일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나] : .... 그래서요??

 

 

 

[목사님] : 영화에서처럼 귀신을 쫒아낸다거나 하는 일은 실제론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그런 은사와 능력을 가진 분들이 계시기는 해요.

 

              이 곳 목사님도 가능하시다고 하는데 대부분 심각하게 시달리는 분들에 한해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시고 계세요.

 

 

 

              이게 사실 많이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까딱 잘못하면 이단으로 내몰리기 쉽고, 위험 부담도 아주 큽니다.

 

 

 

              그런 분들이 도와주실 때 마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아십니까?

 

              영화처럼 실제 나타나서 욕하고, 싸우고 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역시나 대부분 주변을 이용합니다.

 

 

              때로는 그 가족을 동원하여 마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걸 막는 일도 있고

 

              또 때로는 언론을 이용하는 일도 있어요.

 

              드물게는 그 성직자의 주변에 사건 사고를 일으켜 이쪽에서 먼저 손을 떼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 : ....하..하..;;;  죄송하지만 소설 듣는거 같아요.

 

 

         저 교회 안다닌지도 벌써 몇년이나 지났고, 제가 세속적으로 변한 거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혀 믿기지 않습니다.

 

 

 

[목사님] : ... 뭐 그러시겠죠..

 

 

 

[나] : 죄송하지만... 제가 내일도 출근을 해야해서... 이야기가 좀 긴가요?

        

 

 

[목사님] : 짧게 중요한 부분만 좀 말씀드릴께요.

 

 

 

[나] : ....

 

 

 

[목사님] : 말씀 드렸다시피 우리는 OO이가 시험에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마귀가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보고 있구요.

              

 

 

              누군가를 홀려서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정말 드문 일 입니다.

 

 

 

[나] : ... 뭐 뱀 귀신이라고...그러셨다면서요?

 

 

 

[목사님] : .... 지금 OO이에게 필요한 건 지지입니다.

 

              옆에서 끊임없는 기도와 축복을 해주고 힘낼 수 있게 도와줘야 해요.

 

 

 

[나] : 저 교회다니라구요?

 

 

 

[목사님] :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니였어요.

 

              교회에 반감이 있으신건 아니시죠?

 

 

 

[나] : 뭐 딱히 그런건 아닌데.. 교회는 안나간지도 오래됐고 별로 가고 싶은 생각도...

 

 

 

[목사님] : 괜찮아요. 어차피 OO이를 위한 기도와 축복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하고 있고,

 

              충분히 OO이가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예수님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나] : .....;;;;;;;

 

 

 

[목사님] : SS씨(저)께서 도와주실 부분은 OO이가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거나

 

              뭔가 이상한 것에 홀리지 않게 지켜봐주시기만 하면 되요.

 

             

 

[나] : 뭐 그런거야 어렵지 않은데 왜 저한테...?

 

         삼촌도 목사님이신데 삼촌이랑 같이 지내면서 있으면 더 좋은거 아닌가요?

 

 

 

[동생] : 형.. 그건 내가 가면서 이야기 해줄께..

 

 

 

[나] : .....

 

 

 

[동생] : 저희 이제 가도 되나요?

        

           형도 내일 출근도 한다며..

 

 

 

주) 대화체 종료

 

 

 

뭔지 모를 길지도, 짧지도 않은 대화를 마치고 그곳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했던

 

이야기는 저 사람들 목사가 맞는지, 또 어디 이상한거 믿는건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동생은 펄쩍 뛰면서 아버지 친구분들이시라고..

 

아버지 전화 받고 여기까지 와주신 분들이라 이야기 하더군요.

 

 

 

주차장이 가까워오자 이곳에 오면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노크소리가 들렸던 이야길 하자 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습니다.

 

그리곤 급하게 차에 올라타더니 제게도 타라 손짓하고는 출발하자고 막 서두르더라구요.

 

 

 

출발하여 큰길(?-왕복 4차선 국도 같은 곳)까지 오는 동안 저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골목을 다 내려와서야 왜 그렇게 빨리 출발하자고 그랬는지 물었더니

 

얘가 하는 소리가 가관이더라구요..

 

 

저보고 뭔가 다른 걸 태우고 온거 같다나 뭐라나....

 

 

그때 진짜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슨 귀신이고 사탄이고 그런게 무슨 차를 얻어타고 다니냐면서..

 

 

 

그런데 얘가 정색하고 이야기 했습니다.

 

마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게으름이라구요...

 

이상하게 말문이 막히더군요.

 

 

 

그리곤 혹시 제게 지금 출발할 때도 그런 소리가 났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출처 : 네이트판 http://pann.nate.com/b333366957 엘샤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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