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e판 펌]목회자의 자녀8

크라우제비추 작성일 16.09.21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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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생에게 우리 집안 누구도 알지 못했던

 

삼촌 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동생이 왜 이상한 일들을 겪으면서도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떠돌고 있는지...

 

또 친구분들을 불러모아 동생을 만나게 하시면서도 왜 삼촌께서 직접 오시지는 않는지...

 

 

 

주) 대화체로 하고 싶으나 너무 이야기를 질질 끄는거 같아 서술합니다.

 

 

 

 

이전 이야기에서 살짝 짚고 넘어갔었는데요.

 

저희 외가쪽에서는 삼촌께서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겨 왔다고 해요.

 

 

 

특히나 이전에 다니던 교회가 석연찮은 이유로 이사를 가면서부터는

 

대부분의 동네 사람들이 새로 생긴 교회에 다니지 않고 저희 삼촌께서 개척한 교회로

 

교적(?)을 옮기면서 교회가 정말 많이 번창했었지요.

 

삼촌 교회에서 야유회라도 갈라치면 버스를 여러대 빌려야 할 정도로 교세가 컸습니다.

 

 

 

그러다 교회 내 불화로 대부분의 교인들이 떠나고

 

외가쪽 일가친척들마저 떠나면서 삼촌네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동생 이야기에 따르면 5년여동안 이사를 열번도 넘게 했고 이사 할 때마다 내지 못한 월세 때문에

 

교회자산을 집 주인에게 넘기는 일이 반복됐다고 해요.

 

 

 

한 곳에 오래 자리잡고 전도를 하고 사람을 끌어모아도 부족한 판국에 계속되는 이사는

 

더더욱 교세를 움츠러들게 하였고 동생이 집을 나오기 직전에는 시각장애인 딱 한명만

 

남아 있었답니다.

 

 

 

삼촌께선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더욱 기도와 믿음에만 매달리셨구요.

 

주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기도원에만 가 계셨고 집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살림과 생활비는 전적으로 숙모가 책임지시게 되었고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들으셨던 분이 가스검침원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셨답니다.

 

 

 

자존심이 엄청나게 강하셨던 삼촌은 먹고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걸 아시면서도

 

소위 목사의 부인임에도 품위가 떨어지는 일을 하시는 숙모를 심하게 구박하셨고,

 

급기야 숙모가 바깥으로 떠돌면서 믿음을 잃었다며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일까지

 

있었다고 해요.

 

 

 

그런 현실 속에서 아직 고등학생 이였던 동생의 마음속엔 

 

당연히 삼촌에 대한 미움이 쌓이게 되었고

 

기획사에 들어간다는 핑계로 주말을 제외하고는 가출하다시피 집을 나왔답니다.

 

 

 

근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꿈을 몇번이나 꿨다고 했어요.

 

내용은 처음 보는 남자와 숙모가 외도를 하는 내용이였는데요.

 

꿈속에서조차 구토가 나올 정도로 너무나도 리얼하더랍니다.

 

 

 

조금씩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계속해서 비슷한 꿈을 꾸게 되니

 

동생은 이건 그냥 꿈이 아니라 계시 같은 걸 받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러던 중 꿈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남자가 숙모와 식사를 하고 있는걸 우연히 보았대요.

 

당연히 아직 고등학생이였던 동생은 앞뒤 재지 않고 그 자리에서 소위 깽판을 쳤다는데요,

 

그리곤 그동안 꿔왔던 꿈과 자신이 본 내용을 더해 삼촌께 말씀드리고 말았답니다.

 

 

 

가뜩이나 숙모가 바깥 일을 하시는게 마뜩찮았던 삼촌께선 숙모께 이를 추궁하시다가 화를

 

이기지 못해 집안의 모든 물건과 예배당 강대상(맞나요?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자리) 뒤의

 

십자가까지 부숴 버리셨고, 이를 본 숙모께서 결국 이혼에 동의하셔셔 가정이 깨졌던거죠...

 

 

 

안그래도 모범을 보여야 하는 목회자가 혼인관계까지 문제가 생기니 목회자로써의 재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진겁니다.(물론 지금은 다시 목회자로 활동 중이시긴 해요)

 

 

 

삼촌은 어차피 동생이 기획사에서 먹고자고 있으니 아예 모든 걸 정리하고

 

기도원 생활을 시작하셨고, 동생은 갈 곳 하나 없이 떠돌았던 거죠.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2~3년전 쯤 기획사 근처에서 숙모를 마주쳤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숙모께서 외도를 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자신을 붙잡는 숙모를 뿌리치고

 

냉정하게 돌아섰다고 하는데요.

 

돌아서는 자신에게 숙모가 편지 하나를 주더랍니다.

 

 

 

주머니에 쑤셔넣고 며칠이나 지난 후 읽어보았는데 숙모의 해명이 있었다고 해요.

 

 

그 남자분은 삼촌이나 동생이 생각했던 것처럼 외도상대가 아닌 먼 친척오빠였다고..

 

교회 월세가 너무 밀려 지금 있는 예배당과 방을 빼야만 하는 상황에서 손 벌릴 곳이 없어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고 있었고 그걸 동생이 본거라 쓰여 있었답니다.

 

 

 

그 편지를 들고 동생은 삼촌을 찾아갔습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제발 엄마를 만나 다시 같이 살자고 부탁하였는데

 

삼촌께선 그 말이 사실인지도 알 수 없고, 또 사실이라 해도 이제 돌이킬 수 없다며

 

평생 회개하면서 살겠다는 이야기만 하셨대요. 

 

 

 

동생은 숙모와 삼촌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또 이런 상황을 만든 하나님에 대한 원망까지 겹쳐

 

심각한 반항을 하게 된 것이고, 지금까지도 숙모와 삼촌을 뵐 낯이 없다고 했습니다.

 

 

또 반대로 삼촌께선 숙모와 동생에 대한 미안함에 만남을 회피하신 거구요.

 

 

동생이 숙모를 찾고자 주민센터에 등본을 떼러 갔었는데 주소지가 말소된 상황이였답니다.

 

 

 

그러던 중 우리 집앞을 배회하는 그 xx놈과 친해지게 되어 같이 살았다며 이야기를 끝마쳤습니다.

 

 

 

 

듣는 내내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가장 성스럽고 화목해야만 하는 목회자의 집이 고작 꿈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되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또 제 앞에서 담담하게 그 이야기를 하는 동생도 xx놈 같았어요.

 

 

하기사..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이라는 것도 미친 짓 같았지만...

 

 

 

주) 대화체 변경

 

 

 

[나] : 그래서.. 그래서 집에는 못가고 나한테 도와달라고 한거냐?

 

 

 

[동생] : 그런 것도 있어...

 

 

 

[나] : 에효.......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동생] : 형... 그때 우리 교회에 있었던 시련을 우리 교회가 이겨냈으면 진짜 다르게 살았을꺼야..

 

             아니... 내가 엄마랑 아빠가 오해하게 만들지만 않았어도 나 이렇게 안살았을거 같아..

 

 

 

[나] : ....

 

 

 

[동생] : 나 그 일들이 전부 우연이였다고 생각하지 않아.

 

             지금 나한테 장난치고 있는 그 마귀xx가 그런거 같아 형..

 

 

 

[나] : ....

 

 

 

 

주) 대화체 종료

 

 

 

그 날 이후 며칠동안은 별다른 일이 없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서울로 출퇴근하면서 직장생활을 했고, 동생은 딱히 하는 건 없었지만

 

집에서 잘 지내고 있었어요.

 

 

저와 동생은 그런 쪽에 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았고,

 

집 앞을 맴돌던 그 xx놈도 더 이상 나타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시험은 이상한 곳에서 왔어요. 참 이상한 방식으로요.

 

저한테요..

 

출처 : http://pann.nate.com/b333372061 엘샤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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