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구사령문

금산스님 작성일 16.12.29 0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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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쓰기에는 좀 그런 이야기지만..

어느 스레에서 읽은 이야기가 너무 충격적이라 쇼크를 받아 쓰게되었습니다.

아마 그 이야기를 읽은 분이라면 이걸 보고 알아차리실 수도 있겠죠.

 


결코 뭘 까발리거나 할 생각은 아니기에 구체적으로 언급은 않겠습니다만.

또, 그 이야기에 나온 지역은,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부터 내가 논할 이야기의 지역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이니셜로 봤을 때 바로 옆에 있는 현인 것 같네요.

 


그 이야기의 묘사는 아무리 봐도 내가 알고 있는 지역을 나타낸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이 이야기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기본으로 하지만,

일부 장소를 특정짓는 부분은 기술을 피하려 합니다.

 


내 고향 지역은 산이 많습니다.

야생 곰이 사는 걸로도 유명한 지역이죠.

 


봄부터 가을에 걸쳐서는, 도시에서 온천을 찾거나 관광을 하러 많은 이들이 찾아옵니다.

이 주변 마을들은 예로부터 산나물을 뜯어다 파는 등 산에서 생계를 해결해 온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산에서 곰을 만나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무서운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오죠.

 


하지만 그 곰과 쌍벽을 이루는 괴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산에 들어갈 경우, 대개 곰을 쫓아내려 방울을 몸에 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을에는 예로부터 곰을 쫓아낼 때 방울을 다는 것말고

다른 걸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전해내려오곤 했습니다.

 


상세한 방법에 관해서는 명확한 말이 없었지만,

나도 어릴적부터 방울말고 다른 걸로 곰을 쫓아내려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었습니다.

까딱하다가는 열어서는 안되는 "령문"을 열어버린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그 령문은 "구사령문(九死?門)"이라 불리곤 했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급사령문(急死?門)"이라 부르기도 한다는군요.

 


이 령문의 끝에는, 명계로 이어지는 거대한 령도가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주변을 지나가는 온갖 생명체의 영혼을 마치 블랙홀처럼 끌어들여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령문은 한번 열리면 사람의 힘으로는 결코 닫지 못하고,

언제 그것이 열릴지 또한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정 숫자 이상의 영혼을 집어삼키던가,

아니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던가 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어느새 스스로 닫힌다는 말이 전해질 뿐입니다.

 


그 령문은 한 사람 이상의 영혼을 산 제물로 바쳐 열린다고 합니다.

개문이 되는 조건으로 확실히 알고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

 


1. 저녁부터 이튿날 아침 사이, 어슴푸레할 때와 완전한 어둠 사이의 시간일 것.

2. 한 명 내지는 두 명 정도의, 적은 인원만 산에 들어설 것.

3. 특정한 리듬으로 어떤 소리를 낼 것.

4. 개문 직전까지 의식을 유지할 것.

 


이외에도 다른 조건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이 정도입니다.

 


실제 이 령문이 열렸을 때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득한 옛날, 이 령문이 수많은 비극을 만들어 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올 뿐입니다.

 


또, 만약 모든 조건을 채워 령문이 열려버렸다고 해도,

낮이나 밝을 때에는 딱히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어슴푸레해지면 령도가 입을 열고,

밝아지면 령도가 일시적으로 막힌다는 거지요.

 


구사령문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8명의 사령과 한명의 문지기에 의해 열리는 령문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입산한 사람이 조건들을 모두 채운 후,

어떤 리듬으로 소리를 울리는게 시작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을 둘러싼 여덟 방향에서

순서대로 어떤 대답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둘러싸듯 들려오는 그 대답은,

서서히 좁혀들어와 결국에는 그 정체가 보일만큼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문이 열린 령도 안쪽에 시선을 뺏기면,

그 순간 마지막 사령인 문지기가 그 사람을 습격합니다.

그 영혼을 산 제물 삼아, 령문이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나는 태어나 단 한번도 귀신 같은 건 본 적이 없었기에 그 이야기는 전혀 믿질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그와 무적 유사한 이야기를 보게 되서 이걸 적는 겁니다.

 


그 사람이 적은대로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만으로 령도는 열려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에서 추론하건대,

아마 그는 개문 직전 우연히 기절했기에 령문이 열리지 않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마을에 내려오던 이야기에도,

마지막에 어떠한 이유던 정신을 잃은 이는 령문에 끌려들어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니까요.

 


만약 그 구사령문이 열렸다고 하면..

그리고 그 이후, 아무것도 모르고 산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건 아닐까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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