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버스정류장

금산스님 작성일 17.05.04 0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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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고갯길을 차로 달리고 있는데, 버스 정류장에 누가 서 있었다.

 


붉은 옷을 입은 여자다.

짐 하나 없이, 혼자 서 있다.

새빨갛고 큰 모자를 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늦은 밤에 기묘한 광경이다 싶었지만,

별 생각 없이 그대로 지나쳤다.

 


커브를 몇 번 지나자, 다음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시선을 돌리다 오싹해졌다.

 


또 붉은 옷을 입은 여자가 혼자 서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아까 전 여자와 다를게 없었다.

기분이 나빠, 가능한 한 시선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버스 정류장을 지나쳤다.

 


고개를 지나오기까지 버스 정류장은 4곳.

모든 정류장에 그 여자가 서 있었다.

 


고개를 넘자마자 버스 노선을 벗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시간을 때웠다.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왠지 그 여자가 씌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새벽녘이 되어, 하늘이 밝아올 무렵에야 겨우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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