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3

씨바둥 작성일 17.07.10 21: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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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살인사건이 난 경상남도 L톨 게이트
와 두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 M 톨 게이트
사이에는 3개의 톨 게이트가 있었어요. 그런
데 두 번째 살인 장소인 M 톨 게이트로부터 4
번째에 위치한 톨 게이트는 바로 우리 톨 게이
트였어요.
지도에 따른 다면, 다음 살인은 바로 우리
톨 게이트에서 일어난다는 얘기였죠.
두 번째 사건이 있은 후, 모두들 공포에 떨
었어요...
특히 야간 당직은 누구도 하지 않으려고 했
어요. 더구나 저는 다음 번에는 우리 톨게이트
에서 살인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더
욱 무서웠어요. 그래서 고속도로 관리공단 측
에서는 모든 톨게이트에 호신용 가스총을 비
치하고, 야간 당직은 당분간 남자 직원들만 세
우기로 했어요. 경찰의 추리에 의하면, 그 살
인범이 정신 이상자이거나, 톨게이트만 노리
는 살인 강도라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 살인범은 현장에서 살인만 했지
돈을 훔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는 거예요. 단
지 한적한 톨게이트를 골라 표 받는 직원들을
잔인하게 죽여왔다는 얘기가 들려왔어요.
그러니 더욱 무서워졌죠. 차라리 강도면 그
래도 난데, 이건 살인을 일삼는 싸이코라니...
여하튼 제가 목격했던 그 차가 살인범이 타
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다시 그 젊은 형
사가 찾아왔어요.
그 형사는 제 얘기를 듣더니, 제가 봤다는
차와 안에 탄 사람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아보
았어요. 그러나 저는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어요,
사실 그 차와 운전사의 모습은 이상할 정도
로 보이지도 않았고, 특징적인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아요, 단지 어두운 색깔의 차와 기분
나쁜 냄새가 전부였어요.
처음에는 흥미를 가진 것으로 보였던 그 젊
은 형사도, 저의 모호한 증언에 좀 실망한 듯
보였어요. 나중에는 암만 제가 강하게 얘기해
도 건성으로 듣는 것 같았아요. 제가 거짓말이
라도 하는 것으로 보였나 봐요. 더구나 그 차
가 나타날 때 마다 꺼지는 전등과 라디오의 얘
기까지 해 주었더니 완전히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더군요.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아요.
형식적으로 수사에 고맙다는 말을 마치고
일어서는 형사에게 제가 처음에 받았던 그 피
묻은 표에 대해 물어봤어요. 형사는 피식 웃더
니 그 검사결과에 대해 말해주더군요.
그 표에서 나온 피는 살해당한 피해자의 피
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더군요. 그러니 저
를 더욱 안 믿은 거였어요.
이번에 받은 표도 거의 그런 식으로 생각하
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살인이 발생한 톨 게이트
들을 보면 다음은 우리 톨 게이트 같다는 얘기
를 해주었어요. 형사는 그 얘기 역시 상상력
풍부한 저의 황당한 추리로 받아들이는 것으
로 보였어요. 수사에 참고하겠다는 의례적인
말만 반복하는 것이었고...
형사는 시간낭비 했다는 듯이 돌아갔어요.
제 얘기를 안 믿는데 안타깝고 답답했어요.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제
얘기가 지어낸 황당한 얘기를 들릴 수 있을 것
같았아요. 형사 말대로 한 미친 놈이 돌아다니
면서 닥치는대로 살해한다는 것이 사실이고,
제가 본 것이 그 미친 놈이라고 생각하니 무섭
고 끔찍해서 미칠 것 같았아요.
차라리 제가 헛것을 본 거나, 평범한 사람인
데 겁에 질려 상상해낸 것이면 좋겠다는 생각
마저 들었어요.
퇴근할 때마다, 야간 당직 때문에 출근하는
남자 직원들을 볼 때마다 안쓰럽고 걱정되었
어요. 하지만 가스총 때문인지 며칠 동안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살인마가 이제 살인은 멈추고 사라진 것
처럼 느껴졌어요.
강박관념처럼 저를 따라다니던 그 차에 대
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점심시간에 잡담을 하다가 경수엄마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어요.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께.
우리 바깥양반이 톨 게이트 지나자마자 있
는 공원묘지에서 관리인을 하고 있잖아.
며칠전 그이에게 톨 게이트 살인사건하고
지연이가 봤다던 그 시꺼먼 차에 대해서 얘기
해 주었더니, 자기가 농담조로 그 범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
지난 여름에 비가 엄청많이 왔잖아.
그때 온 비로 남편이 근무하던 공원묘지도
난리가 났대.
너무 많이 온 비로 많은 묘지들이 유실되
고, 시신들이 물에 쓸려 내려갔다는 거야. 300
구가 넘는 시체가 훼손되었다는 거야.
불행중 다행인지 공원 묘지 근처에 강이 없
어, 시체들이 다른 곳처럼 강물에 떠내려가지
는 않았대.
그래도 자기 조상이나 가족의 시체가 없어
진 사람들은 난리가 났지.
빨리 시신을 찾아내라고 난리였대.
우리 남편도 몇주동안 그 없어진 시체를 찾
아 묘지 근처를 돌아다녔대. 대부분의 시체는
묘지 입구 어귀 밭에서 찾아냈대.
딴데보다는 쉬웠지만, 그래도 썩을대로 썩
고 물에 불은 시체들을 찾는 것 정말 싫은 일
이었대.
남편은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했는데, 시체
를 찾아주며 돈을 받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는 거야, 글쎄...
그 사람들은 시신을 못 찾아 안달이 난 가
족들에게 얼마씩 받고 시신을 찾아주는 일을
했다는 거야.
남편은 처음에 별일로 돈을 다 버는 놈들이
라고 생각했데.
그런데 그 사람들은 기막힐 정도로 시신을
잘 찾아왔대.
그것도 가족이 원했던 그 시체라는 거야.
남편은 그 사람들이 너무 시체를 잘 찾아,
어디서 훔쳐오는 줄알았대. 그래서 찾는 것을
보러 직접 따라 갔대.
그 사람들은 남편처럼 무식하게 돌아 다니
는 식으로 시체를 찾는 것이 아니었대. 먼저
가족으로부터 찾으려는 시신이 살아 생전 쓰던
물건을 하나 받는데. 그것이 없으면 가족이 쓰
던 물건이던지 아니면 제일 좋아했던 물건과
같은 종류라도 달라고 했대.
그 사람들 중에 멀쩡한 젊은이가 그 물건을
가지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잠시 정신을
집중하는 것 같더니 눈을 번쩍 뜨고 외쳤다
는 거야. 서남쪽으로 330보! 이런 식으로...
그 말을 따라 그 곳에 가서 시체를 찾아보
면 정말 찾을 수 있었대.
남편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지만, 믿을 수
없었대.
하지만 확실히 시체를 찾아내긴 찾아내더
래.
그 사람들이 온 후로, 사실 남편도 편해졌대.
시체들을 다 찾아주니 한 시름 덜었다는 거
야. 가족들도 공원 묘지 측에 맡기기보다는 몇
푼 더 주고 금방 찾아주는 그 사람들에게 찾아
달라고 했다는 거야.
일주일도 안되서 300구가 넘는 시체를 다
찾아냈데.
그런데... 딱 1구의 시체는 찾지 못했대.
딱 1구의 시체를...
남편 말로는 그 사람들도 그 시체를 찾아달
라는 부탁을 받아 찾으려고 했지만, 못 찾았다
는 거야.
무서운 얘기는 여기서 부터야.
부자로 보이는 노인이 와서 자기 아들의 시
체를 찾아달라며 거액을 내 놓더래.
그 사람들은 그 시체가 생전에 쓰거나 좋아
했던 물건을 하나 달라고 했는데, 그 노인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날카로운 사냥칼을 주더래.
아무 생각없이 그 칼을 받아든 그 사람들은
똑같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그 칼을 쥐고 뭔가
를 찾는 듯 했대.
그런데 예전에는 5분도 안 돼서 찾던 사람
들이, 그 때는 1시간이 넘게 땀을 뻘뻘 흘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거야.
한참을 그런 식으로 집중하던 그 젊은 사람
이 갑자기 창백해진 얼굴로 벌떡 일어나더니
한마디 내 뱉었대.
‘제기랄! 이렇게 되다니! *팔!!!’
그 뒤 아무 말없이 그 노인에게 받았던 돈
을 돌려주고, 일행들과 함께 떠날 준비를 하더
래. 갑작스런 그들의 행동에 호기심을 느낀 남
편이 그들에게 다가가 이유를 물어보았대.
처음에는 그냥 떠난다고 하다고 하다가, 자
꾸 물어보니까 신경질적으로 이상한 대답을
하고 사라졌대
‘우리는 시체만 찾는단 말요! 돌아다니지 않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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