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주워온 장롱, 미완결 + 뒷얘기 수정 총2편

자뭅 작성일 17.11.19 15: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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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1/07/18 21: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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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주워온 장롱 - 실화

 

 

 

 

벌써 12-3년이나 지나버렸군요.

 

98년에서 99년으로 넘어가던 겨울쯤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IMF의 여파로 경기가 많이 위축되어있었고

 

개인적으론 첫 직장에 수습기자로 간신히 입사하여, 하늘같은 선배들 눈치를 보며

 

거의 매일같이 철야에 가까운 근무(물론 퇴근을 해도 되었지만, 수습주제에 감히 그럴 순 없었던)를 하던

 

때 였습니다. 회사가 광화문쪽이고

 

자취하던 원룸이 부천이라 62-1번 버스(지금도 있나 모르겠군요)의 첫차를 타고 출근해서,

 

막차를 타고 퇴근하거나, 근처의 친구집에서 잠깐 눈 부쳤다가 얼른 목욕하고 출근하기를 매일같이 하던 그

 

때...

 

그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토요일 오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랜만에 일찍 퇴근해서, 당시 경인방송에서 해 줬던 ;박찬호선수; 경기 재방송을

 

혼자 자취집에서 맥주 한캔하며 볼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행복을 예상하며

 

4시 반쯤에 집을 향해 가고 있었죠.

 

제가 살던 원룸은 다세대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허름한 공동주택이라, 비슷 비슷한 빨간 벽돌집들이 모여 있

 

었고 가운데에는 어설픈 놀이터 겸 공원이 있었습니다. 한켠에는 주민들이 버리거나 방치한 물건들도 있었구

 

요. 겨울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저는 우산이 없었던지라, 조금이라도 집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맥주와 안주거리가 담긴 검정 봉투를 들고

 

놀이터를 가로 질러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왼쪽 어깨방향편에서 뭔가 환하게 빛나는 물건이 있더군요. 정확한 느낌으로는 마치 황금덩이가 쌓

 

여있는듯한... 암튼 살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무엇인가 환하게 빛나고, 아주 근사한 물건이 저 편에 있는것으로 보였기에

 

당연히 그쪽을 바라보았고... 그 빛나는 물체의 정체는 바로 장롱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새것에 가까운 물건이었고... 한마디로, 집에 갖고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제가 경상도 출신이라, 비교적 소탈한 성격이긴 하지만,

 

그렇게 길에서 장롱이나 버려진 물건을 함부로 주워온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횡재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그 큰 장롱을 들쳐 업게 되었고

 

(이삿짐을 잘 나르는 분들이 흔히 장롱을 등쪽으로 들쳐업은채로 혼자서 나르곤 하죠)

 

신기하게도 그다지 무겁지 않은 겁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참 신기합니다.

 

그 큰 장롱이 하나도 안무겁게 느껴졌다니... ㅎㅎ

 

전 속으로 역시 비싼 물건이라 그런지, 무게도 가볍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비에 며리며, 옷이 젖는것도 잊은

 

채 장롱을 들쳐매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반지하이긴 하지만 소박하게 만족스러웠던 원룸 입구에 도착해서,

 

장롱을 집 안으로 집어 넣는데, 문 크기보다 장롱의 높이가 더 길어서 좀 힘이 들더군요.

 

그래도 혼자 힘으로 이리 저리 눕혀가며, 집 안으로 진입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참 뿌듯하더군요. 앞서 말했듯 굉장한 횡재를 한 기분도 들고...

 

동시에 온 몸의 힘이 다 소진된듯한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부슬부슬 내리긴 했지만,

 

겨울비를 잔뜩 맞고 큰 장롱을 들고 와서, 집 안으로 넣느라 낑낑 거렸으니 당연히 힘이 빠질만도 했겠죠.

 

우선 비에 젖은 머리를 감고 샤워부터 하고난 뒤, 오늘의 전리품인 장롱을 감상 및 배치하기로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욕실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그런데... 욕실에서 나온 순간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주저앉고 말았더랬습니다.

 

바로 제가 주워왔던 장롱이 엄청 낡은데다가, 큰 문짝은 반쯤 떨어져서 덜렁거리고 있었으며

 

곳곳에 크레파스 낙서와 과자에 들어있는 판박이 스티커들로 어지렵혀진...

 

말 그대로 쓰레기, 재활용 불가의 물건이었던 것이었죠.

 

저런걸 눈에 뭐가 씌어서 룰루랄라하며 들고 온 내 모습이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요즘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내가 정신이 잠깐 나갔나 싶기도 하고...

 

어찌되었건, 금세라도 낡은 틈에서 쥐나 바퀴벌레가 튀어 나올것 같은 저 낡은 것을 어서 버려야 겠다는 생

 

각에 다시 장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안 들리더군요. 거짓말처럼 꿈쩍도 안했고

 

마치 바윗덩이라도 되듯 전혀 들 수가 없었습니다.

 

참 신기하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신기하고 믿기지가 않습니다.

 

물론, 그때는 제가 장롱을 들고 오느라 온 힘을 다 소진한 탓에 그렇게 무겁게 느껴졌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만, 약간은 무서운 생각도 들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사상의학에서 오링 테스트를 할때, 신기하게 손가락에 아무리 힘을 가해도

 

떨어지지 않는 것 처럼,

 

뭔가 불가사의한 이유가 있어서 들리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더랬구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버리고 싶어도 지금 당장은 집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그 흉물을 그대로 방치한채 맥주 한잔을 했는데, 아주 기진맥진해 지더군요.

 

그래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때 부터 제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3개월의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Re:남이 버린 장롱은 주워오는게 아니었는데... 늦은 뒷이야기.|☆체험담

트라우마|조회 1414|추천 4|2011.07.18. 03:44 http://cafe.daum.net/nde1/7qge/6862 

 

 

 

 

카페에 가입하고 처음 남기던 체험담임에도, 그만 약속 시간을 어겨버리고 말았네요.

 

아침 운동 끝내고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저 또한 평범한 가장이다보니 일요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지금에서야, 댓글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암튼, 장롱을 들여둔 그날 밤 부터, 결국 못견디고 이사를 가기까지 대략 3개월 간의 일을 회상해봅니다...

 

공포라는 것이 늘 그렇듯...

 

그 순간 당사자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사실 온전히 그 기분을 느껴보기란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기에, 이런식으로 잔뜩 뜸을 들인 소위 흔하디 흔한 괴담들이, 정작 귀신을 만나고 가위에 눌리고 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맥이 풀릴 수 밖에 없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런 나름의 체험담을 주절 주절 늘어놓는 것은

 

그래도 제 이야기를 사실로 믿으시거나, 적어도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는,

 

어느정도선까지의 공감의 바탕을 가진 분들이 계실 듯 해서 입니다.

 

 

기진맥진해서, 잠이 든 그날 밤... 기묘한 꿈을 이틀간 꾸게 되고 맙니다.

 

내용은 거의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형태였는데요...

 

저는 1인칭 시점으로 한 가족의 모습(정확하게는 엄마와 아빠)을 보고 있고, 그들이 내게 하는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보았을때

 

저는 그 집의 어린 아들, 엄마는 몸에 장애를 가진 분인듯 했고, 아빠는 늘상 술에 취해 우리 두 모자를 심하게

 

학대하고 두들켜팼습니다. 

 

소위 가정폭력이 매우 심한 문제가정의 모습인데, 제가 말은 이렇게 담담하게 하지만

 

꿈속에서 아이의 시각으로 그 상황에 놓여있다보면, 마치 나 자신이 아이가 된 듯한

 

단순한 감정이입 이상의 고통과 슬픔을 느끼며, 어린 아이처럼 바들바들 떨고 눈물을 흘리고 경기를 일으키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더랬습니다.

 

아빠의 폭력은 단순한 폭행이 아니라, 고문과 학대 수준이었는데

 

 - 엄마에 대해 입에 담을 수도 없을 욕을 저(꿈속의 아이)에게 가르치고 훈련을 시키면서, 똑같이 따라 외우게 하고

말을 듣지 않거나 잘 따라하지 않을때는 강제로 깍지낀 손가락 사이에 볼펜을 끼워넣은 다음 손가락들을 한꺼번에

악수하듯 쥐어버리는 고문,

 

 - 쇠톱을 가지고 와서, 늘 거짓말을 하고 밖에 돌아다닌다며, 다리에 대고 1-2초간 빠르게 톱질을 하는 고문

(정말이지 그때의 기억은 꿈속의 기억이 아닐 정도로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톱을 가지고 정강이 부분을 빠르게 톱질하니, 그 어린 살갗이 마치 지퍼 열리듯 양쪽으로 찟어지며 벌어지고

피가 뚝뚝 세어나오는 그 장면..... 그리고 어마어마한 고통...

 

 - 아이를 방안에 가두어놓고, 벌겋게 달구어진 헤어고데기로 토끼몰이 하듯 구석으로 몰아세운뒤

즐거운 장난이라도 치듯, 살짝 살짝 몸 여기저기를 뜨거운 고데기로 지져대던, 그 광기어린 아빠의 흰자위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꿈속의 1인칭 시점이지만, 순간 순간이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슬퍼서 잠에서 깨어나고 싶어도 깨어날 수 없는,

 

그러다 다행이 잠에서 깨어났지만, 가슴 가득 먹먹한 슬픔과 분노와 억울함이 가득 차 있어

 

침대에서 멍하니 앉은채로, 꿈인지 생시인지 나의 경험인지도 분간 못할 정도로 내가 아닌듯한 시간속에서

 

시계를 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이틀이 지나버렸더군요.

 

즉, 월요일 오후 5시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제 애니콜 휴대전화는 이미 충전이 되지 않아 꺼져있었고, 자취집에 유선 전화는 없었으니

 

회사에서는 신입주제에 간 크게 무단 결근한 저에게 무지하게 화가 나 있었을 상황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집을 나와 가까운 공중전화로 가서

 

회사에 전화를 해, 주말동안 몸살 감기가 너무 심해 감기약을 먹고 잤더니, 그만 지금 일어나 버렸다고

 

간신히 둘러대며, 지금이라도 출근을 하겠다며 상황을 수습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그 기묘한 꿈의 여운이 남아 있어, 기분이 너무 우울했지만

 

상식적으로 토요일 초저녁부터 월요일 오후까지 잠을 자버렸다는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처한 입장이라

 

그 모든것이 장롱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만 이틀을 잠자느라 굶은 신세였지만, 일단 회사에 얼굴을 비추고 할 일은 해야 했었기에

 

없는 돈에 택시를 타고 아주 늦은 출근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진짜 아파보였는지(이틀을 자면서, 눈물을 흘렸더니 거울속의 제 모습은 얼굴도 붓고 눈도 퉁퉁 부어있더군요)

 

큰 잔소리는 듣지 않고 그럭저럭 그날을 마무리 했더랬습니다.

 

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끓여먹고 잠자리에 누웠는데(물론 그때는 간밤에 꾼 꿈을 까마득히 잊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실컷 잤음에도 여전히 몸이 피곤하더군요.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는데,

 

세로로 덮어야 할 이불을 가로로 덮고 목까지 이불을 끌어올렸더니

 

이불 아래로 발목이 삐져나가더군요. 다들 이런 경험 있을겁니다.

 

뭐,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날 따라 웬지 이불밖으로 나온 다리가 신경쓰이더군요.

 

하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약간 불길하기도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을 떴는데, 침대가 보이고 누가 누워있더군요.

 

한마디로 제 침대에 제가 누워있는게 제 눈에 보였던겁니다. 그걸 보고 있는 저는 둥실둥실떠서 천장에 닿을듯한 높이에

 

위치하고 있었구요. 마치 유체이탈을 하듯 신묘한 상황이었습니다. 가위눌림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그리고 원룸 한쪽에 놓아두었던 장롱문이 살짝 열리더니

 

검은 그림자 하나가 슬그머니 장롱에서 나오는 게 보이더군요.

 

흔히 심장이 멎어버릴것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여러분은 그때 제 심정이 상상이나 가실런지요...

 

나는 공중에 떠서 또 다른 내가 자고 있는걸 보고 있고,

 

어두운 저편에 놓여있는 장롱에선 검은 그림자(사람보다는 조금 작은듯한)가 살며시 기어나와

 

침대위에 있는 저에게도 살금살금 다가가는 그 광경을 말입니다...

 

그리고는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제 다리쪽으로 다가가, 이불위에 자라잡더니

 

그 시커먼 존재가 몸을 들썩이기 시작하더군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운 와중에도 저게 무슨 행동을 하나, 곰곰히 내려바봤더니

 

다름아닌, 이불 밖으로 나온 제 발목에 톱질을 하고 있는게 아닙니까...

 

 

저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는데, 목구멍이 막힌듯 소리가 나질 않고

 

가위에 눌린듯 꼼짝달싹하지 못한 상태에서 천장에 둥둥 떠 있었고

 

갑자기 톱질을 하던 그 검은 형체가 고개를 드는듯한 모습을 취하며 저를 바라보는데

 

아... 저와 눈이 마주친 그것은 사람의 웃고 있는 얼굴이더군요.

 

큭큭과 킥킥의 중간 정도의 소리도 들렸는데, 마치 저를 비웃는것처럼 느껴졌고

 

사사삭하는 움직임과 함께 천장에 떠 있는 저에게 다가오기위해

 

벽을 타기 시작하더군요...

 

ㅎㅎㅎ 참 웃긴 일이죠. 제가 어차피 체험담이라고 주장해도, 너무나 황당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보니

 

사실 저라도 이런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순 없었을겁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진지하게 겪은 일을 글로 올리는 입장인데 말이죠...

 

 

(시간이 새벽 3시 반이 넘었습니다. 내일 출근을 위해 저도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 글은 여기에서 매듭을 짓겠습니다.

 

혹시라도 더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면, 후일담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미완결 입니다 카페 가서 작성자 찾아봐도 다음글을 찾을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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