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달린 눈

객사 작성일 18.09.03 08:15:39
댓글 3조회 2,961추천 9

 

 

 

옛날 옛적 한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마을에서 이름난 말썽쟁이로 차라리

사악하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듯합니다.

 

소년은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깨진

유리를 뿌리거나 길 고양이들의 밥에 독약을 섞는

등 그 사악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소년은 허공에 달린 큰 눈을 발견했습니다.

 

허공에 달린 큰 눈은 소년을 따라다니며

소년을 주시했습니다.

 

소년이 남의 집 담장에 불을 지를 때도

떠돌이 강아지들을 새총으로 괴롭힐 때도

허공의 눈은 소년을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허공에 달린 눈은 소년 외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허공에 달린 눈이 여간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소년의 사악하기 그지없던 악행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수위가 낮아졌습니다.

 

어느새 소년의 간도 콩알만 해졌습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려 하면 누군가

보고 있지 않을까 망설였고

 

떠돌이 개들을 괴롭히려 할 때면

되려 물리지 않을 까 걱정했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순해진 소년을 보고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자신이 아이들에 맞서 싸우면 

아이들이 다치지 않을 까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소년은 변해버린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소년은 이 모든 게 허공에서 자신을 주시하는

눈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소년은 허공에 달린

눈을 향해 새총을 쏘았습니다.

 

새총에 맞은 눈은 아픈 듯 눈물을 흘렸습니다.

 

동시에 소년은 온몸에 격렬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타 들어가는 고통에도

소년은 예전의 자신을 되찾겠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허공에 달린 눈을 향해 새총을 쏘았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고통은 수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허공에 달린 눈은 더 이상 소년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년은 신나서 박수를 치며 춤을 추었습니다.

 

소년은 온 몸에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치는 걸 느꼈습니다.

 

그 압도적인 힘에 소년은 이빨을 드러내고 웃었습니다.

 

동시에 가슴 한 켠에 자리잡았던 무언가 영영

사라졌다는 걸 깨닫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소년의 양심이었습니다.

 

 

출처

https://youtu.be/Dil-S8BzBvA 

 

 바젤님과 떠나는 무서운 세상 이야기

 

 

 ps: 비 많이 온다고 합니다.

우산 꼭 챙기고 나가세요~

 

 

 

 

 

 

 

  

객사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