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온 스노우

객사 작성일 18.11.28 0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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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냄새를 맡은 늑대는

쌓인 눈을 붉게 물들인

핏자국을 발견했습니다.

 

 

길게 이어진 핏자국을 따라

걸음을 땐 늑대는 얼마 안 가

산장으로 향하는 상처투성이의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뒤로 조심히 간격을 좁혀가는 동족들도

 

 

늑대는 바위에 자리를 잡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뒤따라오는 늑대들을 발견한 남자는

손에 쥔 수렵용 칼을 들고

허공에 휘두르며 늑대들을 위협했습니다.

 

 

남자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남자의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그 모습은 늑대들을 더욱 흥분시켰습니다.

 

 

늑대들은 새하얀 눈밭에서 피를 뿌리며

칼 춤을 추는 남자를 천천히 에워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인내심을 잃은 늑대 한 마리가

남자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늑대와 한 몸이 된 남자는

늑대와 눈밭을 뒹굴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이어 늑대의 피를 뒤집어쓴 남자가

쓰러진 늑대를 밟고 일어섰습니다.

 

 

늑대들은 일제히 남자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남자는 살이 찢기는 고통에도 아랑곳 않고

사지를 물고 늘어진 늑대들을 하나 하나

해치워 나갔습니다.

 

 

바위에 앉아 그 모습을 본 늑대는

전율과 함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마침내

늑대들을 다 해치운 남자는

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산장으로 향했습니다.

 

 

바위에서 지켜보던 늑대도

자리에서 일어나 산장으로 향했습니다.

 

 

남자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발소리를 죽여가며

산장으로 다가간 늑대는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였습니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거칠던 숨소리도

얼마 안 가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산장으로 들어간 늑대는

의자에 앉아 차갑게 식어버린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늑대는 죽는 순간까지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칼을

남자의 손에서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그의 육신을 남김없이 먹었습니다.

 

 

뱃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남자처럼 강한 생명력을 지니길 바라며

 

 

 

 

 

 

 

 

 

 

 

 

 

 

 

 출처: 바젤님과 떠나는 무서운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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