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오랜만이야

금산스님 작성일 19.03.13 10: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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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이야기다.

할아버지 댁을 8년여 만에 방문해서 할아버지는 현관까지 나를 마중 나오셨다.

 


[할아버지, 오랜만이야.]

내가 말을 건네자, 할아버지는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울기 시작했다.

 


나는 간만에 만나 너무 반가워서 그런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랬다.

전쟁 전인 70여년 전, 할아버지가 15살 정도 됐을 무렵이었단다.

 


지금 내가 입은 옷을 그대로 입은 내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여름인데도 겨울옷을 두텁게 입고, 깔끔하게 차린 남자였단다.

 


그리고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 오랜만이야.]라며

말 한 마디를 건네고, 잡목림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는 것이다.

당시 할아버지는 [뭐야, 저 녀석은..]하고 그냥 잊어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 나랑 만나면서,

그 기억이 살아나 무심코 눈물이 흘렀다는 이야기였다.

 


할아버지가 그냥 기억을 착각한 걸수도 있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나는 타임리프라도 했던 걸까?

 


아니면 내 모습만 과거에 전달된걸까

묘하게 가슴 떨리던 이야기였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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