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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화괴담] 데려갈 수 있었는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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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산스님
  • 19.08.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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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남자친구와 같이 살고 있고,

    저희 둘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영체를 볼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이건 타고난 것인지 후천적으로 생긴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 가족 중에도 저처럼 형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여럿 있습니다.

     


    어머니는 꿈 쪽으로 대단히 민감하셔서 미래에 관한 꿈을 족집게처럼 잘 맞추시고,

    아버지는 가끔 영체와 마주치고 대화도 하십니다.

     


    저는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의 능력을 모두 물려받은 것 같고요.

    제 남자친구는 영을 본다고 하기보다는 느낌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네요.

    그 영의 기운이 웬만큼 강하지 않으면 존재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대신 저에겐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영에 대한 겁이 있는 편인데, 남자친구는 제가 영을 보고 겁을 먹으면

    저와 손을 잡는다거나 끌어안는 등 신체 접촉을 통해 제가 봤던 영을 몰아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와 제 주변의 사람들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 일을 겪은 것은 올해 2월 말쯤이었습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다음 날이 휴무였고 워낙 피곤했던 터라 둘 다 골아 떨어져 있었죠.

     


    평소에 밤 귀가 밝은 편이라 깊게 잠들어도 소리를 들으면 쉽게 잠에서 깹니다.

    그날도 어떤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죠.

     


    마치 사람의 손톱으로 방바닥의 장판을

    수없이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힘겹게 눈을 뜨자 눈앞에는 한 여자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엎드린 채 땅을 손톱으로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인식하자마자 여자는 고개를 돌려 저를 쳐다봤고,

    저는 어둠 속에서 여자와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가위에 눌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여자는 방 가장자리를 계속해서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끙끙 앓기 시작했고,

    옆에서 자던 남자친구는 그 소리에 놀라 저를 흔들어 깨웠죠.

     


    저는 당시 남자친구의 팔베개를 베고 있었고,

    남자친구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도 가위에 눌린 상태였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게 왜 그러냐고 여러 번 물었고,

    저는 [귀신.. 귀신.. 저기 귀신..]이라고만 말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제가 잡고 있는 손을 통해

    제가 봤던 귀신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제 배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는 광경을 말이죠.

     


    여자는 계속 미친 듯이 제 목을 조르며 웃는데,

    저는 앓는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는 겁니다.

     


    더더욱 이상한 것은,

    제 발밑에도 여자 귀신 하나가 더 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작 제가 봤던 귀신은 하나였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저는 정신을 잃은 가운데 꿈을 꿨습니다.

    버스를 타고 혼자 어딘가로 가는 꿈이었죠.

     


    손에는 파란색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고,

    봉지 안에는 대파와 감자, 양파, 당근 같은 채소가 가득했습니다.

     


    저는 어딘가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그 정류장에서 내리지 못해 다음 정류장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정류장에 내려보니 의자에 고등학교 동창인 여자아이 둘이 앉아 있었습니다.

     


    같은 반이었던 아이도 있었고,

    저희 반에 자주 놀러와 얼굴만 알고 있던 아이도 있었죠.

     


    하지만 둘 다 별로 친한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인사도 안 하고 그냥 가던 길을 가기 위해 몸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이들이 저를 부르는 겁니다.

    제 이름이 아닌 [언니.]라고요.

     


    그리고 [언니, 언니. 내일 우리 수학여행 가잖아.

    우리 오늘 언니 집에서 같이 자면 안 돼?]라고 둘이 입을 맞춘 것처럼 똑같이 물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안 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안 돼.]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섰습니다.

    그리고 제 뒤에서 [아쉽다, 데려갈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겁니다.

     


    저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둘은 이미 사라진 후였고 그렇게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니 아침이었고,

    곁에 있던 남자친구가 간밤에 있던 일을 이야기해줬죠.

     


    저는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있다가 가위가 풀리자 조용히 잠들었다고 합니다.

    마치 죽은 듯이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잤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남자친구는 제가 자는 동안 두 시간 가까이 귀신들과 싸웠다고 합니다.

     


    발밑에 서 있던 귀신이 제 발목을 끌어내리는데,

    저는 배 위에 올라탄 귀신에게 목을 졸리는 와중에

    질질 끌려 내려가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다 싶었던 남자친구는

    귀신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어디 한 번 데려가봐라! 내가 너희 찢어 죽여버릴 테니까!]

    그런데 남자친구가 이렇게 소리치며 귀신들에게 욕을 했더니,

    귀신들은 더 크게 웃으며 힘이 더 강해졌다고 합니다.

     


    남자친구는 끌려가는 제 몸을 붙잡으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죽었으면 곱게 승천할 것이지 왜 행패냐고 내 여자친구 일어나면 죽여버릴 거라고

    그렇게 말했더니 귀신들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주 잠깐 소리를 질렀던 것 같은데 온몸에 힘이 없기에

    시계를 봤더니 두 시간 가까이 지나 있었다네요.

     


    그런데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제 꿈과 묘하게 딱 들어맞는 것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봤던 귀신 둘과 꿈에 나왔던 여자아이 둘..

    정말로 그 아이들이 저를 데리러 왔던 것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거울을 봤더니,

    목에는 여자 손자국이 나 있었습니다.

     


    다른 자국들은 희미해서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다만 엄지손가락 자국만은 굉장히 선명하게 남아 있더군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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