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물방울

금산스님 작성일 19.09.19 09: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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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귀신을 본 것도 아니고,

소름 끼치게 무서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싱거운 해프닝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묘한 일이라 투고해봅니다.

 


2004년인가 2005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밤이었습니다.

드레스룸 겸 컴퓨터룸으로 쓰던 곳에서 여느 때처럼 컴퓨터를 하고 있었죠.

 


밤 10시쯤 어머니가 수박을 가져다주셨고,

더위에 지쳤던 저는 30분 만에 수박을 죄다 해치웠습니다.

빈 접시는 컴퓨터 책상 왼쪽에 있는 탁자에 올려뒀죠.

 


새벽 2시가 넘어갈 때쯤이었습니다.

탁자에 왼쪽 다리를 턱 올려놓고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는데,

왼쪽 허벅지에 뭔가 차가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싶어 내려다보니

수박즙 같은 연한 붉은빛 액체 한 방울이 허벅지에 번져 있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티슈를 뽑아 닦아냈죠.

새벽이라 정신도 없고 딱히 별생각도 안 들었죠.

 


그렇게 물을 닦고 손을 다시 키보드로 가져가는데

이번에는 손등 위에 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몇 초 동안 멍하니 손등을 바라보다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잠도 확 깨서 불 다 켜고, 미친놈처럼 허공을 휘휘 저었습니다.

 


의자에 올라가 천장도 만져보고

티슈로 천장을 다 훑어봤지만 습기 하나 없었습니다.

 


수박이 담겨있던 접시는 여전히 탁자 위에 있었고,

그나마 있던 즙도 더운 날씨에 다 말라 사라진 후였습니다.

도대체 그 물방울은 어디서 떨어졌던 걸까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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