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연재] 군대에서 [펌]

새터데이 작성일 10.06.11 22: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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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군복무 당시 부대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소설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 여자가 처음 보였던 날은 장맛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6월의 어느 여름날 밤이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속에서, 게다가 비까지 내려 바로 앞에 사람이 서 있어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여자가 보인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우리 부대는 반경 3km 이내에 민가가 없다.


산 속에 처박힌 구형막사의 부대였다.


밤에 위병소 근무를 서면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바람소리와 새소리 뿐이다.


간혹 멀리 떨어진 부대에서 야간사격을 하면 총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밤에 우리부대 주변에서는 그 어떤 인공적인 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일병이 되면서 처음으로 위병소 근무를 나가던 날이었다.



우리 부대는 일병이 되어야만 부대 정문인 위병소 근무를 할 수가 있었다.



근무는 새벽 1시에서 2시 근무였다.



초 여름인데도 밤에는 생각보다 서늘했고, 맑디 맑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거의 보름 달에 가까운


달이 떠 올라 주변 시야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근무가 지루했는지 내 사수인 김병장이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겠다고 하였다.




"야. 저기 앞에 폐가 하나 있지?"




"예"




우리 부대 위병소 전방 50여 미터 전방 우측에 폐가가 하나 있다.





"저 집이 왜 저렇게 되었는지 내가 얘기해 주지."





김병장은 무슨 일급비밀이라도 나에게 얘기하느 냥 조용히 소근대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년 전쯤일거야.




내가 이 부대에 오기 전에 저 집에 부부와 20살인 딸 한 명이 살고 있었대.



그 집 딸은 이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젊은 여자라는 이유로 이 부대 군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았다고 하더라구.



부부는 사슴농장 일과 인접 부대 병사들을 상대로 여러 일을 대행해 주며 생계를 이어갔지."





"무슨 일을 대행합니까?"





"그거 있잖아. 군대 편지 말고 사제 편지 보내주고, 물건도 우편으로 보내주고, 간혹 읍내에서 사올 물건도


대신 사다 주면서 군인들로부터 돈을 좀 받았지."






나는 왠지 괴기스런 얘기가 나올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런데 우리 부대원 중에 졸라 잘 생긴 놈이 있었는데, 그 집 딸내미와 눈이 맞았나봐.



사람들 얘기로는 여자가 그 놈을 무지하게 좋아했다더라구.



그 놈은 단지 욕정을 채우기 위한 대상으로 그 딸내미를 만났고.



그 놈이 아주 나쁜 놈이라는 건 뭐냐면 이미 두 세명의 사회의 여자들이 면회를 왔다갈 정도로



여자가 많았음에도 그 집 딸내미를 계속 몸에 품었다는거야. 그 딸은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하고 있는데 말야.




그런데 말야 그 녀석 제대 날짜가 다가오자 여자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여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가 자기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은 이미 그 놈한테 모두 가버린거야.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잡기 위해 결국 임신을 택했어.



그런데 그것마저도 그 놈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



그 놈은 그냥 제대해 버렸고, 연락도 끊어버렸지.



군대에선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하는데 어찌되었든



제대 후 그 딸내미가 부대까지 찾아와서 어떡해서든 연락처를 알아보려고 쑤시고 돌아다녔나봐.



그러나 아무도 그 놈과 연락을 취할 수 없었어.



그 뒤로 여자가 한 달여동안 보이지 않았었나봐. 그 녀석 찾으러 다녔을지 모르지.



만났는지 못 만났는지 알 수 없지만 반 해골이 되어서 돌아 온 여자는 거의 실성 지경에 이르게 되었지.



그 부모들도 부대에 와서 그 놈 찾아내라고 다 죽여버리겠다고 난리를 피우고 말야.



그 때쯤 내가 이 부대로 배치 받은 거지.



그런데 말야.......아, 신발 소름끼쳐..."








"왜 그러십니까?"









김병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 말야....어느 날 밤에 위병소 근무자가 근무를 서고 있는데 그 집 딸내미가 집 앞의



우거진 미류나무 사이에서 반듯이 서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봤대.




밤이라서 잘 구분은 안갔는데 사람이 분명하고 똑바로 서서 나무 사이로 자기들을 보고 있더라는거야."








"와.....소름끼쳤겠습니다."







"그게 소름끼쳤다는게 아니라......."






김병장은 다시 한 번 침을 꼴깍 삼키며 하고자 하는 나머지 말을 이어갔다.








"여자가 흔들거리더라는 거야."





"으악!!"






난 나도 모르게 숨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주..죽은 겁니까? 목 매달아서....."




공포스러워하는 내 표정이 즐거웠는지 김병장은 조용히 얼굴을 나에게 들이대며 말했다.







"시작은 그 때부터였지.....저 집이 이사간 뒤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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