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기숙학원

금산스님 작성일 19.07.12 09: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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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9년의 일입니다.

저는 공부에 영 취미가 없어 영화에 게임에 빠져 살고 있었죠. 

그런 저를 보다 못한 어머니가 제게 제안을 하셨습니다.

 


[너 혹시 기숙학원에 한 번 들어가 볼 생각은 없니?]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기숙학원 같은 건 전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머니께서 제게 30만원을 내미셨습니다.

 


[다녀오면 30만원 줄게.]

겨우 30만원과 방학을 바꾸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돈이 궁했던지라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죠.

 


[대신 선불로 주세요.]

그리하여 저는 30만원을 선불로 받고

안양에 있는 어느 기숙학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던 저였으니만큼

수업은 밥 먹듯 빠지고 몰래 숙소로 도망쳐 낮잠만 자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그 학원의 숙소는 총 3개였는데,

2층 침대를 쭉 이어 붙여 놓은 구조였습니다.

제 자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안쪽의 2층 침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제 자리에서 낮잠을 즐기다 문득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가위에 눌린 것입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말소리도 못 내면서 눈만 뜨고 있었습니다.

 


[아, 이런 게 가위구나.. 그런데 어떻게 해야 풀리지?]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뚜벅뚜벅하고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저 발자국 소리의 주인공이 오면

내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순간 문이 끼이익 하고 열리더니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머리가 긴 여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분명히 남자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데 말이죠.

 


너무 무서웠던 저는 눈을 반대쪽으로 돌렸습니다.

그런데 쾅쾅쾅 하고 철제 사다리를 밟고

2층 침대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옆으로 다시 눈을 돌리니 그 여자가 저에게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2층 침대를 쭉 붙여 놓은 구조여서 침대가 20개가량 붙어 있었거든요.

 


[아.. 가위를 못 풀면 죽는다더니 이렇게 죽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아직 해보지도 못한 것이 많은 데다 이렇게 죽기에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행히 얼마 지나자 가위가 풀리면서 여자가 사라졌습니다.

 


식은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무서워서

도저히 그곳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학원에 이야기를 해서 숙소를 옮겼습니다.

침대도 2층은 무서워서 1층으로 바꿨고요.

 


그 후 얼마 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숙소에 남아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자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지난번 겪었던 그 공포감이 다시 몰려오는 것입니다.

 


[설마..?] 하고 눈을 떠보니,

저 끝에서 그 여자가 침대 위로 슬슬 기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지난번과 똑같은 여자가요.

 


정말 무서워 죽을 것 같았습니다.

지난번처럼 몸부림을 쳐 봤지만 이번에는 가위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 이젠 정말 끝이구나..] 하고 자포자기할 무렵,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가 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눈에는 그 여자가 여전히 보였지만,

그 친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그냥 저에게 쭉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가 저에게 도착할 무렵,

친구가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제가 걱정된 것인지 저를 깨웠습니다.

 


순간 가위가 풀리더군요.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맙던지..

 


[많이 아프냐? 땀을 왜 그렇게 많이 흘려? 약은 먹었냐?]

[아, 그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 자꾸 가위에 눌리네.]

[너 혹시 머리 길고 하늘색 원피스 입은 여자애가 다가오지 않냐?]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친구에게 [어떻게 알았냐?]라고 물었습니다.

알고 보니 학원에서 가위에 눌리는 사람이 저 뿐만이 아니었던 겁니다.

 


다른 아이들도 가위에 자주 눌렸는데,

언제나 그 여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자살을 한 여자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정체가 무엇인지 왜 이 학원에서 나타나는 건지는 아무도 모르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밤 12시가 넘게 자율학습을 하고

자기 전에 친구들과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 학원은 남자 숙소 건물과 여자 숙소 건물이 따로 있고,

중간에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남자 숙소 옥상에서는 여자 숙소 옥상이 훤히 보였죠.

 


그런데 여자 숙소 옥상에서 웬 여자 한 명이 깔깔깔 웃으면서 뛰어다니는 겁니다.

웬 미친 여자인가 싶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가 사람 하나 망쳤다며

친구들과 낄낄대고 있는데 갑자기 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 여자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순간 치마가 펄럭거렸죠.

 


그리고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치마 밑에 당연히 있어야 할 다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 하고 소리를 쳤는데,

옆의 친구도 똑같이 [어?!]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서로 봤냐면서 물어보며 의아해하고 있는데

문득 제가 이상한 걸 하나 더 찾아냈습니다.

 


건물 옥상에는 전등 하나가 달려 있는데,

전등 아래서 깔깔거리며 뛰고 있는 여자에게 그림자가 없는 겁니다.

 


[어? 왜 그림자가 없지..?] 하고 제가 말한 순간,

친구 하나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계단을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영문도 모른 채 덩달아 뛰기 시작했는데,

저는 5명 중 끝에서 두 번째로 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깔깔깔 거리면서 무언가가 쫓아오는 겁니다.

 


저는 뒤를 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서워서 미친 듯이 계단을 구르다시피 내려왔습니다.

 


저도 그렇게 무서웠는데

제 뒤에서 마지막으로 달리던 친구는 오죽했을까요..

 


결국 그 친구는 그 날로 학원을 그만뒀고,

저 역시 기간을 마저 채우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원을 나왔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꾸며낸 이야기다 싶을 정도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저뿐 아니라 당시 학원을 다니던 아이들도 많이 목격했던 일입니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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