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권총.

푸른비jh 작성일 18.04.26 17: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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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미군의 제식 권총이었을 만큼 M1911은 좋은 성능의 권총이다. 그러나 군용으로 사용하기에 장탄수가 적고 초탄 발사 시 해머를 코킹하거나 슬라이드를 당겨줘야 하므로 시간이 걸렸다. 대구경탄을 사용하여 살상력은 좋지만 그만큼 반동이 커서 무게가 여타 권총에 비해 무겁다. 때문에 휴대와 조준이 힘들고 정확한 연사가 어려워 제대로 사용하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불평을 불러왔다.

당연히 일선에서는 이런 단점을 개선한 더 좋은 권총을 요구하였고 미군 당국은 1980년대 들어 새로운 제식 권총 사업을 시작하였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유수의 총기 제작사들이 거대한 시장을 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놀랍게도 마지막에 최종 후보로 남은 것은 미국제가 아니라 이탈리아 베레타(Fabbrica d'Armi Pietro Beretta)가 출품한 베레타 M92SB-F(이하 베레타 92)와 스위스-독일 합작사인 지그-자우어(SIG-Sauer)의 P226이었다.

한마디로 미국의 몰락이었다. 사실 미군이 사용할 총기 납품 경쟁에 외국 업체가 참여한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M1911의 채용 당시에도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독일 루거(Lugar)의 P08이었을 정도였다. 다만 국산품에 대한 선호도가 크고 생산 업체의 로비로 말미암아 비슷한 성능이라면 미국제가 채택될 가능성이 월등히 컸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베레타 92와 P226의 성능이 상당히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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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에서 M9 사격 훈련 중인 미 해군 수병들

막상막하의 경쟁 끝에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고 미국 내 면허 생산에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베레타 92가 간발의 차이로 선정되었다. 베레타 92는 미국에서 M9이라는 별도의 제식번호를 부여 받고 1985년부터 보급되면서 기존 M1911을 급속히 대체하여 나갔다. 그런데 1972년에 개발된 베레타 92는 미군에서 채택하기 이전부터 이미 뛰어난 권총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었던 상태였고 많은 나라에서 사용 중이었다.

이탈리아 외에 베레타 92에 처음 관심을 보인 나라는 브라질이었다. 1975년 군경용 권총으로 채용되어 완제품을 소량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일선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공급이 딸리게 되자 1983년부터 자국 내 타우르스(Forjas Taurus SA)에서 PT-92라는 이름으로 라이선스 생산하였다. 브라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근의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외에도 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까지 수출하였다.

대만의 T75, 프랑스의 PAMAS-G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Vector Z88, 스페인의 Llama M82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베레타 92를 라이선스 생산한 권총들이다. 미국의 M9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보니 어쩌면 베레타 92는 다양한 얼굴로 현지화에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권총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유사품이 판치는 상업 시장에서 흔히 원조를 따지는 것처럼 민수 총기 시장에서는 베레타에서 만든 제품을 여전히 최고로 대접하고 있다.

[??¤??´?²? ?§?????°±?³¼] 베레타(Beretta) 92 - 터줏대감을 안방에서 밀어낸 권총 (무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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