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문제아 보존의 법칙과 [긴글]

추억애 작성일 13.08.31 10: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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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출나게 잘하는게 없었던


내가 빛이 났던 사연.




보급부대에서 근무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사실 그렇게 뛰어나게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빠릿빠릿(?)하여 생활을 눈에띄게 잘하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항상 빛이나고


기대를 한몸에 받는 그런 병사였습니다.


왜 그렇게 된것이냐 하면


같은 일을하는 제 위의 선임 4명이 있다하면 3명은 참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중 1명의 막내 사수가 참 머리가 안돌아가는 그런 사람중의 한명이었습니다.


그런걸로 선임들이 자주 놀려먹곤 했었는데 저도 옆에 있다보면


한숨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왜냐구요? 답답해서요.


2분의 1 더하기 2분의 1은 뭔지 알아?


라고 선임이 물어보자 


한~참을 고민하는듯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적도 있었고


야 바보야 1이잖아 하더니 


아하 맞습니다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요 하더니


그럼 5분의 1 더하기 5분의 1은 뭐야?


하니 또 한참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그냥 수학공부 안하면 모를수도 있습니다.


이해하려고 하면서 넘어가도 되지만


사실상 숫자가 많이 쓰이는 보급부대이다 보니


간단한 숫자 불러주기도 까먹고 다시 찾고 하는게 일상이다보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위의 선임 3명이 동기여서 같이 전역을하고 


그 막내선임과 저 둘만 일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힘은 잘써서 무거운 물품은 참 잘 옮겼지요. 


(일이 나름 현장직, 같은 소대 다른분대는 다른 부대 상대하는 사무직)


아무튼 그 속에서 간부 입장에선 뭘 시키려고하면 시킬만한 사람이 


저 밖에 없었고 언제나 저를 찾기 시작합니다.


사실 한달 차이의 후임이 한명 있었지만


어디를 갈지 몰라 방황을 하던 그런 후임이 있었습니다.


이유인 즉 연병장 한바퀴돌면 줄에서 이탈하면서 빠져나가려고 


헥헥 될정도로 약골이었고


고집이 아주 센 그런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머리는 정상이지만 똑똑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 친구가 제가 일하는 곳에 오게되고


저는 샌드위치 처럼 부대내에서 어느정도 문제가 있다고보는


사람 위 아래로 샌드위치처럼 사이에 끼어 일을 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 또다시 저에게서 나선 안될 빛이 서서히


나기 시작합니다. 


일이 익숙해 지기 시작하면서 그 빛은 더 커지더군요 -_-;; 


내가 일을 특출나게 잘하는것도 아닌데..


그렇게 3명이 할일을 혼자 다하는 느낌을 받으며 군생활을 하던중


그 막내선임이 드디어 전역을 하게 됩니다!! 


야호!!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저에게도 이런날이 ㅠㅜ


문제가 있던 후임도 이제 어느정도 괜찮아졌고


이제 여기는 문제가 크게 될만한 사람이 없어졌어


앞으로는 더 좋아질 일만 남았군 


하면서 전역한 선임의 자리를 채울


새로운 사람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사실상 신병이 와서 여기로 배치되는게 일반적이지만


웃긴게 사무쪽 분대에서 일좀 잘하게 보이거나 쓸만한 애들이


신병으로 오면 정작 필요한 곳은 여기인데 자기내들이 다 가져가더군요 --;;


사람도 많으면서..


첨엔 크게 상관안했죠.


하지만 맘에 걸리는게 하나있었는데


사람이 많은데도 대려가는 이유중 하나가 


그 분대에 그 전역한 막내선임보다 좀 심각한 친구가 한명있었기 때문입니다.


OO아 1더하기 1은 뭐야?


음...그게..음... 하면서 1분을 생각


잘 모르겠습니다! 하며 


미안한듯 외치면


선임도 미안하다며 차근히 가르쳐 주기 시작합니다.


손가락으로 1과 1을 더하니 2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 후임 아! 알겠다고 합니다.


응용 들어갑니다. 1+2는 뭐야?


음...1분을 고민합니다. 


하.....


아무튼 그런 친구도 군대를 옵니다.


저에겐 정말 신세계였고 충격이었습니다.


그런사람이 많다는것이.


아무튼 그런이유로 그 친구를 어디 써먹어야 될지 몰라서 


저의 한달 후임처럼 방황을 시작했더랬지요 


여기 보내보고 저기 보내보고


다 뺀찌먹고 


이 친구는 온지 반년이 지나도 자기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불안이 급습하던 어느날..


올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일하는곳으로 오더군요.


그것도 한번 시켜보는게 아니라 정식 배치로 -_-;;


그 친구


정~~~말 착합니다. 순수하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을정도로 착합니다.


말도 잘 듣습니다. 힘도 잘 씁니다.


저보고 대려가 쓰랍니다.


하........


더이상의 제가 일하는곳에 충원은 없는거였죠.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그 속에서 아주 강렬한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다른 부대 사람들도 오면 그 빛에 이끌렸는데 나만 보이는지


나만 찾고 일도 나랑만하고


어쩌다 내가 잠깐 자리 비우면 일 진행이 안됩니다.


정말 간단한 일인데


이렇게 인원도 많은데


어찌하여



내가 없으면 일이 안돌아가는걸까.


결국 간부들도 모두들 저에게 기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측은한 눈빛과 함께.


그렇게 병장이되고나니 신병이 왔습니다.


정말 똑똑한 신병이었지요.


정말 일을 한다는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전 전역때가 다되어서도 업무를 볼 정도로


나름 책임감을 느끼며 일했는데요.


앞으로 이 보급창고의 일이 걱정이던게


이 신병이 오면서 한시름 놔지더군요.


다만 걱정은 1+1을 모르는 전역이 길게 남은 후임을 남겨 두고간다는것이..


맘에 걸렸지만 아무튼 


전 기분좋게 전역을 했습니다.


제가 글이 그냥 두서 없이 막나갔지만


느낀건 딱 두가지.


하나. 분대나 일을 하는곳에서 문제아는 반드시 하나가 존재한다.


문제되는 사람이 선임이라면 선임이 나가면 후임이 문제아로 들어온다 -_-;;


둘. 못난 존재들 속에선 평범한 사람도 빛이 난다.


인정받는다는게 참 기분은 좋았지만 


혼자서 3명이 할일을 거진 다하고 있으니..나만 힘듬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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