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속 이야기

폭스2 작성일 17.01.14 12: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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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괴담] 꿈속 이야기

꿈속에서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셋이서 육교 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친구 둘을 양 옆에 낀 채 제가 가운데에서 걷고 있었죠.

그런데 육교 위를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 중,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녹색 옷을 입은 여자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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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었습니다.

 

꿈속이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어요.

 

“저 여자, 쳐다보지 마. 귀신이야.”

 


양 옆의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그러자 친구들도 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그 여자 귀신을 모른 체 하더군요.

그런데 녹색 옷을 입은 그 여자 귀신이 우리를 스쳐지나갈 때

키득키득 웃으며 혼잣말인 것처럼 중얼거렸습니다.

 


"너희 둘, 제법이구나?"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 퍼뜩 이해가 됐습니다.

우릴 스쳐지나간 여자 귀신은 우리가 그녀를 알아봤다는 걸 간파했을 뿐 아니라,

우릴 세 명이 아닌 두 명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셋 중 한 명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전 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러자 두 명의 친구는 절 앞질러 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고개를 갸웃하더군요.

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말해 봐. 너희 둘 중 누가 귀신이지?”

 

 

둘 중 한 명이 귀신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나머지 한 명을 데리고 빨리 육교를 벗어나

어디론가 달릴 심산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친구가 동시에 한숨을 푹 쉬더니 함께 제게 다가와,

칼로 제 배를 찔렀습니다.

 

한 친구당 하나씩, 두 개의 칼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아쉽네. 육교 저편까지 데려갈 수 있었는데.”

 


피를 흘리며 육교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 생각했습니다.

 

 

'아아, 너희 둘 다 귀신이었구나.

 

나만 사람이었구나.

그래서 녹색 옷을 입은 여자 귀신이 '너희 둘' 이라고 한 거구나.'

 


그리고 전 식은땀을 흘리며 꿈에서 깼습니다.

한동안 다시 잠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꿈 속에서 녹색 옷을 입은 귀신과 눈이 마주칠까 벌벌 떨었던 순간과

두 개의 칼에 복부를 찔리던 고통이 생생해서 이기도 했죠.

 

 


하지만 제일 무서웠던 것은


꿈속에서 그들을 따라 육교 건너편으로 '끌려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보는 일이었습니다.

 

 

 


태풍이 와서일까, 전 왜 이딴 꿈을 꾸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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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소설가 지인이 썼던 글인데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루리웹 괴담게시판 - 청오리님


 

[출처] [실화괴담] 꿈속 이야기|작성자 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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