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 필립 체스터필드(조금길어요)

캄군 작성일 18.08.15 22: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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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 인생은 이렇게 살아라

 

필립 체스터필드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바로 지금이 네 인생의 토대를 쌓을 시기이다.

 

네가 무엇보다도 깊이 새겨 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시간의 소중함과 그 사용 방법이다.

 이를 정녕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시간은 참으로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로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시간을 예사롭게 휴지통에 버리듯 하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시간은 참으로 소중하다라든지, ‘어물거리고 있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 버린다라며, 입으로는 온갖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확실히 말해서 시간에 대한 격언은 너무나 많으므로, 그것을 적당히 주워서 입에 담기란 쉽다.

사람들이 이처럼 시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유럽 곳곳에 설치되 해시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지 모르겠다.

매일 사람들은 그 해시계를 보고서 시간을 잘 사용하는 일이 얼마만큼 중요하며, 한 번 헛되이 잃은 시간을 되찾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훈도 그냥 쉽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몸소 남에게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교훈을 체득하고 있지 않다면, 정녕코 시간의 가치를 이해하고, 사용법을 알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내가 너의 시간 사용법을 보면, 너는 시간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더구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네 인생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너에게 시간에 대해서 이러니 저러니 말 할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또 한가지, 앞으로 기나긴 일생 중 한 기간에 대해서 약간 이야기를 해야겠다.

우선 18세가 되기까지는 지식의 기반을 닦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이후의 인생을 네가 뜻하는 대로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식이란 것은 나이 들었을 때의 휴식처가 되고 피난처가 되는 법이다.

  

 

지금 이 시간을 허비하면 한평생 후회한다.

 

나는 퇴직 후에도 책에 파묻혀 살아갈 생각이다.

지금 이렇게 어느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책의 즐거움에 젖을 수 있는 것도, 생각건대 내가 네 나이 때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공부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때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이 만족감은 더 컸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렇게 속세를 떠나 독서에서 삶의 평정을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나는 젊었을 때 어느 정도 지식을 쌓아 두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놀았던 시간이 헛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논다는 것은 인생에 흥취를 더해 줄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욕구이기도 하다.

나도 젊었을 때는 마음껏 놀았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은 논다는 것을 실제보다 크게 평가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자기가 모르는 일에는 자칫 흥미를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마음껏 놀았기 때문에 논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고 있으므로 후회하는 일도 없다.

따라서 나는 일을 하는 데 소비한 시간이 헛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일을 실제로 해 보지 않고 겉모습만 보는 사람은 그 일이 굉장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자기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그러나 실제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해 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일에도 놀이에도 정통하였다.

곁에서 보고 있었던 사람들이 놀라, 감탄의 소리를 지르고 한숨을 쉬는 놀이나, 일의 뒷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후회하기는커녕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후회하고 있고, 앞으로 후회하리라 생각되는 것이 오직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젊었을 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게으르게 지나 버린 시간이다.

앞으로 2년간은 너의 인생에 있어 너무나 소중한 시기이다.

그래서 목이 따갑도록 충고하고 싶다.

이 기간을 가치 있게 보내기 바란다.

현재 네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낸다면 그만큼 지식의 양도 줄 것이며, 인간 형성에 있어서도 손실이 크다.

반대로 가치 있게 보낸다면 그러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큰 이자가 불어 반드시 되돌아온다.

앞으로 18살 때까지 너는 학문의 토대를 쌓아야 한다.

일단 토대를 닦아 놓으면 그 다음은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의 지식을 더해 나가면 된다.

나중에 필요한 시기가 되어서야 학문의 기초를 다지려고 해도 그 때는 이미 늦다.

그리고 젊었을 시기에 토대를 쌓아 놓지 않으면 나이를 먹었을 때에는 매력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나는 네 가 일단 사회에 진출하면 책을 많이 읽으라고는 말하지 않을 작정이다.

우선 그럴 시간이 없을 것이다. 설령 있다고 할 지라도 이미 책만을 읽고 있을 수 있는 신분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너의 인생에 있어서 지금이 유일한 면학의 시기,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껏 지식을 비축 할 수 있는 때이다. 그렇지만 너도 가끔 책 앞에 앉으면 짜증이 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이렇게 생각하도록 해라.

이것은 필히 통과해야 하는 길이니 한 시간이라도 더 노력하면 그만큼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고, 그만큼 빨리 자유로울 수 있다라고 말이다.

빨리 자유로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오직 네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큰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노력을 하지 않고 자란 거목(巨木)은 없다.

 

태만, 이에 대해서 네게 말해 두고자 하는 것이 있다.

나의 애정은 너도 알다시피 연약한 어머니의 애정과는 다르다.

나는 자기 자식의 결점에서 눈을 돌리는 따위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결점이 있으면 그것을 재빨리 발견한다. 그것이 부모로서의 내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그 지적된 점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자식인 너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행히도 지금까지 내가 봐 온 범위에서는 성격면에 있어서나 재능면에 있어서나 너에게는 별로 이렇다 할 문제는 없었다. 다만 약간 태만한 점과 주의가 산만하며 무관심한 태도가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구나.

그러한 점들은 육신이 쇠약한 노인이라면 몰라도(왜냐하면 인생의 황혼기를 맞이한 노인이 평온한 여생을 보내기를 원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니까)젊은이에게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젊은이는 남보다 뛰어날 뿐 아니라, 남보다 돋보이게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첩하고 행동적이고, 무엇을 하든지 간에 끈기가 있어야 한다.

시저(Caesar;100~44 B.C. 로마 최대의 정치가)도 말했듯이 훌륭한 행동이 아니면 행동이라고는 일컬을 수 없는 것이다.

너에게는 용솟음치는 활기 같은 것이 모자라는 것 같다.

그러한 활기가 있어야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법이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돋보이고자 노력하는 법이다. 다시 말해 두건대, 존경받을 인간이 되고 싶다면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결코 존경받는 인간이 될 수 없다.

이것은 사실이다. 남을 기쁘게 하려고 마음을 쓰지 않으면 남을 기쁘게 만들 수 없는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평범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능력을 개발하고 집중력을 배양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시인은 다르지만)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너는 장차 어지럽게 격동하는 크나큰 사회의 구성원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그것은 세계 각국의 정세, 각국간의 이해관계, 경제 상태, 역사, 관습등에 대해서 지식을 얻는 일이다. 평범한 두뇌를 지닌 인간이 보통의 노력을 기울이면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한다. 왜냐 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알고 있는데도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게으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들녀석 생기면 이런 이야기 한번 해줘보고 싶기도하고 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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