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작은 가게 운영중인 남자입니다.

김큐남 작성일 16.07.12 2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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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형님들

십수년간 눈팅만하다가 

부끄럽지만 글한번 써봅니다.

 

올해 30살 먹은 그냥 남자입니다.

뭐 잘난것도없거니와 대학도 중퇴에

이런저런일 전전하면서 벌어 놓은 돈으로

8평 남짓한 가게를 차려서 약 4개월동안 운영중입니다.

커피도 팔고 술도 팔고 몇가지 먹거리도파는 퓨전카페(?)같은걸 하고있습니다

입지 조건이 나쁘진 않으나 골목안쪽에 있어 크게 눈에 띄진 않습니다

근처에 초등학교 어린이집 학원 태권도장 등등이 있어서

아이들의 왕래가 많은데요

그러하다보니 어린이들수준의 먹거리도 저렴하게 판매하고있어

아이들이 엄청 많이 옵니다.

사실 20대 초반에는 아이들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초딩들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구요 

지금도 여전히 싸우고있습니다..ㅋ

근데 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참 순수해보이고 좋아지더라구요

항상 친절하고 다정하게 형(?)또는 삼촌처럼 대해주고 잘해주는데요

4개월 쯤 되니까 슬슬 아이들의 안좋은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가게안에 와이파이가 되다보니 아이들이 자리잡고 있을때가 대부분입니다

어른이 있건없건 친구들과 게임하면서 욕설은 물론이고..

성적인 이야기도 서스럼없이 하더군요..

물론 눈살이 찌뿌려 지긴합니다만...

적당히 타이르고 말았습니다.

근데 조금 안면이트인 아이들의 경우 행동자체가 가관입니다.

지나가면서 문을 벌컥 열고 

"아저씨 물좀 주시죠? 내일 와서 사먹어 드릴테니까"

"아저씨 사장이니까 꽁짜로좀 줘보시죠?"

농담같은 진담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참.. 기분이 묘합니다

성인들 한테도 들어도 기분나쁠만한 이야긴데

겨우 초등학생들한테 그런소릴들으니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ㅋㅋ

그래서 참다참다 상습적으로 그러는 아이들에게 화를 좀 냈습니다.

어른이 있거나 없거나 욕하는것도 그렇고 어른 대하기를 아랫사람 대하듯이하는것에대해서

물론 제가좀 무섭게 생겨서 그런지 ;;; 울먹거리더라고요..

결국은 화를 내다 미안해져서 미안하다 다음부턴 그러지마라 이거 먹고 가라

라고 하고 돌려 보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제가 좀 주제 넘을 수도있겠구나 또는 애들한테 너무 감정이입했구나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괜시리 아이들에게 미안해지고는 합니다.

제가 너무 과민 반응 한걸까요 ㅠㅠ

 

먹고살기 너무 힘듭니다!!!!!!!!

 

그냥 친구도 없는 타지에서 먹고 살라니 외롭고 쓸쓸하여서 이렇게 글이라도 남겨봅니다.

짱공 형님들 모두 행복한 나날만 가득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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