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싸서 본가로 왔습니다..

mist83 작성일 17.10.22 18: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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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 아래에 얼마전 이혼을 하려고 마음먹고 글올렸던 사람입니다

 

글올리고나서 계속 마음을 추스르고, 주변의 조언을 구한 결과 

 

처음 생각했던대로 별거를 하리라 마음먹고 외장하드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제 컴퓨터에 있는 와이프의 자료를 옮겨두기위해서요

 

구입하고서도 사실...글썻던 대로 제가 마음이 여리고 가슴이 아파 차마 별거하잔 얘기를 못꺼내고 있던 마당에,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물어보더군요..뭐냐고. 사실 별일입니다.

 

제가 얘길안하고 뭔갈 사는 일이 없거든요..

 

얘기했죠..이거 니꺼다...컴퓨터에 있는거 이거에 옮겨주고, 난 짐싸서 나가겠다

 

그랬더니. 뜨악한 표정으로 갑자기 왜? 랍니다

 

그간 별말 안하고 얼굴 본체만체한거랑 별개로 통상적인 일상 대화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거거든요

 

추석에 부모님께 인사안드리고 연락안하고 했던건 제가 이미 참고 그냥 넘어갔는가보다..했나봅니다

 

어쨋든 이런 경우에, 이전에도 싸우면 나간다 나가라 이혼해라 라고 오갔던 말들이 워낙많아서

 

한번 운떼고 나선 말하기 편했습니다.

 

이번달에 짐싸서 본가 들어갈거고, 넌 직장 계약끝날때까지만 살고 내년초에 집을 내놓겠다..그때 니짐 정리해서 

 

방얻어라...라고요

 

워낙 해논말들이 있으니 왜그러냐 나가지말아라..라고는 못하겠고, 

 

이제와서 갑자기 결심한이유가 뭐냐고 그러네요

 

전 이대로는 나도 피곤해서 못살고, 우리부모님 앞으로 30년은 더 사실텐데 상처주면서 결혼생활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습니다.

 

잠자코 있더니..잘때되서는 칭얼거리더군요..혼자서는 밤에 잘 못잔다고. 

 

사실 이사람이 어릴적에 아버질여의고 혼자 독립했을때 도둑이 든다던가 이런저런 일도있고해서 

 

밤에 불을 켜고자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게 결혼하고부턴 제가있으니 커버가 된거겠죠

 

솔직히 마음이 흔들렸습니다..가슴이 아리더군요

 

꾹참고 잤습니다

 

그렇게 약 1주일간..퇴근하고 오면 조금씩 제물건을 정리해서 본가에 가져다놓고 마음도 정리를 했습니다

 

와이프는 이 사태에대해 수긍하는듯 자기할거 하고 다니고 집에와서도 별 내색을 안하더군요

 

그러다가도 불쑥불쑥 물어봅니다..서류는 언제내냐..진짜 나가는거냐..주변에는 알렸냐 등등

 

감이 느린 저도 알겠더군요. 이사람이 불안하구나..막상 의지하던 사람이 없어지면 생길 여러가지 피곤하고

 

귀찮은 일들이 생각나는거겠죠

 

애써 무시하고 지내다, 오늘. 오전에 볼일있는곳에 태워다주는것을 마지막으로 인사를 끝냈습니다.

 

잘살아..라고.어차피 죽는것도 아니고, 때때로 부부사이의 처리해야할일이 있으니 얼굴을 보거나 연락은 하겠지만,

 

비공식적인 결혼 생활은 이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점심때 아버지 승용차로 본가로 이동했습니다.

 

중형승용차의 1.5대분 짐이었어요

 

둘이 살던 살림의 약 10~15%밖에 안되더군요 

 

본가에 와서 1시간만에 정리를 끝내고 나니 착잡하네요

 

부모님은 잘왔다며 반겨주시고...이제 여러모로 마음 추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위로해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하구요..

 

또 글올리겠습니다...생각이 많은 밤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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