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한국의 정치 역학

매직폭스 작성일 15.01.24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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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수준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았고 상식수준의 사고범위를 가지고있는 사람은 누구나 정치 성향을 떠나 옳고 그른것은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사과가 맛있다. 귤을 싫어한다는 성향이지만

 

썩은 사과는 누가 봐도 썩은 사과입니다.

 

성향에 따라 안썩은걸로 볼 수 도 있잖아? 이런소리는 개소리죠.

 

 

 

그렇다면 상식선에서 한국의 정치판을 봤을때 누가봐도 박근혜가 문제 많고 모자라다는것은 자명한것이고 그들이 지금까지 싸놓은 똥이 어마어마 하다는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분명한 사실을 가지고 정치 토론이 발생하는가? 왜 잘못된 것에 대해 쉴드를 치려는 자들이 등장하는가?

 

정치는 논리의 참/거짓으로 돌아가는게 아니기때문입니다. 인간의 권력으로의 "욕망"에 의해 돌아갑니다. 한번 권력을 잡은 무리가 있다고 칩시다. 그 방법이야 어찌되었던 권력을 잡았습니다. 놓기 싫습니다. 주위에서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놓은 잘못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저지른 수많은 참극들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이 들어오고 자신들도 논리적으로 그게 옳은 방법이 아니었다는것을 알지만. 어떤방법을 써서라도 권력은 지키고 싶습니다. 그게 인간의 "욕망"입니다.

 

논리, 상식의 영역은 이미 까마득히 초월한지 오래인것이죠.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역사적으로 잘못된것을 권력을 위해 지키려고 하다보니 수많은 개소리가 난무하게 되는거죠. 우리 지금까지 봐온 주옥같은 망언들과 개소리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된겁니다. 썩은 사과를 안썩었다고 우기고 싶은데 이것참... 쉽지가 않아요. 그런점에 있어선 그들도 나름 힘들겁니다.

 

 

 

자 이쯤에서 게임 얘기를 해보죠. 게임은 순수한 힘과 전략의 싸움입니다. 논리적으로 옳고 그른것은 게임에서 무의미합니다. 누가 더 강하고 훌륭한 전략을 쓰는지가 승패를 결정합니다.

 

MMORPG, AOS 게임에는 군중제어(Crowd Control)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적과 교전시 혼란, 현혹, 둔화 등을 걸어 잠시 적이 제 기능을 상실하도록 하여 쉽게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전투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로서 교전시 "군중제어" 기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중제어(Crowd Control) 라는 단어에서 알수있듯이 "군중" 을 자신의 뜻대로 "제어" 하는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게임 용어로 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사실은 정치, 사회, 전쟁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일수 있는 용어입니다.

 

군중제어 기술중에 하나로 매즈(Mez)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Mesmerize의 줄임말로 적을 한동안 자신에게 집중 못하게 하거나 꼼짝 못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RPG에서는 적을 양으로 만든다던가 혼란에 빠뜨려 엉뚱한 대상과 싸우게 한다던가 공포심을 증폭시켜 한동안 그자리에서 방황하게 한다던가 하는 걸로 표현됩니다. 그동안 아군은 원하는 공격을 마음껏 퍼부을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들어보고 다시 한국의 정치판으로 돌아와 보죠. 한국 정치판에는 유독 "종북" 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단어가 나올때마다 여당 을 공격했던 무리들은 꼼짝못하게 되곤하죠. 실로 마법의 단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논쟁이 뭐였던 간에 그 이슈가 뭐였던간에 뭐든지 잠재워 버리는 막강한 효과를 가지고있습니다. 이 "종북"이라는 것을 기술로 승화시킨 "종북몰이"는 게임에 등장하는 매즈 스킬과 그 성능과 성격이 흡사합니다. 자신들을 비판하던 세력이 꼼짝 못하게 된 사이 여당은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하고 적들을 하나하나 와해 시키죠.

 

건강한 비판도 종북 플래그를 찍는 순간 그 비판자는 기존에 자신이 하고있던 비판의 화제에서 벗어나 자신이 "종북" 아니라는것을 증명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 합니다. 그것이 증명 됐을 즈음에는 원래 비판하고 있던 화제(대부분 여당의 잘못된 부분들)는 이슈에서 제외되곤 하죠.

 

이것을 보면 한국의 정치에서 순수하게 논리, 상식으로 접근해서는 게임의 달인들을 이길 수가 없다는것을 알게 됩니다.

무엇이 옳은지는 사실 누구나 알고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잘못을 행한 그들 조차도 자신들이 옳지 않다는것 쯤은 진작에 알고있을지도 모릅니다. 모두 알만큼 알고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권력을 놓을 수는 없죠. 그 욕망을 버릴 수가 없는겁니다.

 

여기에 너무나 순수하게 접근했던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 아닌가 합니다. 적들은 CC(Crowd Control)기와 매즈기술로 무장하고 권력 게임을 하고 있는데 홀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졌으니까요.

 

이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고 그리워하겠지만 게임의 영역에서는 자신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해주는 쪽이 최고죠.

 

지금도 박근혜와 그 정부의 수많은 엽기적인 행보들이 연일 뉴스를 채우고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막장극이 일어납니다. 그때마다 논리적으로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게임의 법칙을 들고 와서 "종북","물타기","양비론"등의 메즈 기술을 시전하며 잘못을 어떻게든 덮고 쉴드치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그들을 논파해도 며칠 후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다시 똑같은 행동을 반복 합니다. 그들이 이것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부터 논리와 상식에 입각한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겠죠.

 

이러한 행동을 통해 그들이 얻는 "보상" 이 어느정도 인지는 모르겠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 기득권 세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상위 1%대의 부를 소유하지 않았다면 대다수의 국민된 입장에서 결국 제 살깍아먹는 행동이라는것을 알았으면합니다. 당신이 설사 어떤 "보상"만을 바라는 지지를 한다고 해도 진정 당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무리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일하는 무리는 구분할 줄 알아야겠죠? 권력을 잡은 무리들이 당신의 살을 깍아먹기 시작했을때는 이미 늦습니다.

 

하루빨리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성숙한 국민의식이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은 혼자 따로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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