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강연료에대한 박가분작가왈(알바들 봐라)

대사도 작성일 19.06.21 13: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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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마감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뒤늦은 코멘트. 이 문제는 이따 칼럼으로 다룰 예정(이것도 밀린 숙제다).

1. 김제동이 회당 받은 1500만원 강연료는 시장논리 그 자체로 보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게 김제동 몸값의 시장가격이다. 강연시장의 강연료 책정은 강연 내용의 전문성 그 자체보다는 강연자의 유명세에 좌우된다. 기안84가 경제학에 대한 엉터리 강연을 해도 재미만 있으면 웬만한 경제학과 대학교수보다 더 높은 강연료를 얻을 수 있다.

2. 1.번에 대한 지적을 받자 불편러들은 (1) 김제동은 위선자 (2) 지자체의 예산에 맞는 적정 규모냐로 비난의 논점을 애써 틀지만 이 역시 하나 마나한 소리이다.

2-1.강연료를 높게 받는다고 해서 과거 '목수와 국회의장의 망치질의 가치가 동등해야 한다'는 식의 당위론을 주장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런 논리면 워렌 버핏이 (실제로 그렇게 주장했듯이) 부자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위선이다. 오히려 자신이 처한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당위론을 주장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2-2. 지자체가 예산제약에 직면한다 해도 예산제약 하에서 1500만원을 지출하는 게 효용성이 있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지자체 예산이 얼마라고 일개 강연자에게 1500만원이나 지급하냐'는 주장은 단순히 말해 그 강연자가 1500만원을 받을 가치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차라리 그렇게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 그러나 강연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당신처럼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

2-3. 죽어도 지자체는 연예인 부르는 데 돈을 지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까지 나가겠다면 지역축제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되겠다. 거기까지 가는 건 내가 볼때 그냥 김제동이 싫은 것을 끝까지 사후적 합리화를 하겠다는 정신승리적 태도에 불과하다.

3. 물론 시장논리에 의한 가격을 따른다 해도 강연시장의 지나친 소득의 집중은 문제가 아니냐는 이야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나 역시 공감이 가는 문제제기이다. 그런데 그것은 비단 강연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경우 최고소득세율 인상, 최고 임금상한제 등의 의제를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일관적이다. 즉 김제동 강연료를 진심으로 끝까지 문제 삼고 싶다면 좌파로 전향하시라고 나는 권장하고 싶다. 농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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