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가구 소득 늘었는데 소득주도성장 폐기 외치는 나경원

키_득 작성일 19.04.23 1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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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19' 소득주도성장 효과 입증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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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한 현장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경제지표를 보면...(중략)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이 모두를 힘들게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는 것이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4월 국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폐기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문 정부의 경제정책이 모두를 힘들게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발표된 신한은행의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을 보여줘 나 원내대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취업자가구의 소득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특히 저소득층 취업자가구의 소득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지난 16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는 2018년 9월~10월에 걸쳐 전국의 경제활동인구 중 20~64세의 취업자 2441만5000명의 모집단에서 성, 연령, 지역별로 표본 1만명을 추출해 이메일로 조사했다. 신뢰수준은 95%이고 오차범위는 ±0.98%다. 취업자는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의미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가구 월평균 총소득은 476만원으로 2017년 462만원보다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가구 총소득이 2016년 461만원에서 2017년 462만원으로 거의 정체된 것과 비교할 때 지난해 취업자가구의 소득 증가는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알 수있다.

지난해 취업자가구의 소득 증가는 이미 국민계정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GDP 지출 항목 중 민간소비는 2.8%증가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13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성장률을 추월했다. 소비가 소득의 함수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곧 소득이 주도한 성장, 즉 '소득주도성장'이 어느정도 실현됐음을 보여준다.

앞서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해 하위 20%의 저소득층 취업자가구 소득증가율이 다른 모든 소득분위보다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각에서 주장한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고소득층만 배불리고 저소득층은 더 가난하게 만들어 소득격차가 악화됐다는 비판과는 사뭇 상반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 취업자가구의 소득은 2017년 170만원에서 2018년 185만원으로 8.8% 증가해 다른 소득 계층에 비해 가장 높은 소득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20% 취업자가구의 소득은 2017년 887만원에서 2018년 892만원으로 불과 0.6% 증가하는데 그쳐 가장 낮은 소득증가율을 나타냈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계층(소득 40~60% 구간)의 경우에도 월평균 소득이 420만원에서 지난해 442만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 역시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상위 20% 소득 계층과 하위 20% 소득 계층의 소득 격차는 5.2배였으나 2018년에는 4.8배로 줄었다. 이는 2016년에 소득 격차가 5.1배를 나타냈던 것에 비해서도 크게 개선된 결과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다른 계층에 비해 가장 크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격차도 이전 연도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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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한은행 보고서의 조사대상은 2018년 2분기 취업자 통계를 기초로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무직자와 실업자까지 포함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신한은행 보고서가 소득주도성장이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전체 가구에 미치는 효과를 총괄적으로 판단하는데 있어 선택적 편향(selection bias)의 오류를 안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보고서의 조사 결과 지난해 저소득층 취업자가구가 고소득층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훨씬 높았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그동안 야당의 주장처럼 계층 간 소득 격차를 악화시킨 것이 아니라 반대로 완화시켰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비경제활동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저소득가구 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은 정부의 이전지출이나 복지정책이 훨씬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나 원내대표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한다면 이는 소득여건과 격차를 악화시켜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정말 힘들게 할 것이다.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skchoi77@mt.co.kr 

 

 

 

https://news.v.daum.net/v/20190422062004990?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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