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군대이야기

추억으로수렴 작성일 13.08.08 12: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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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제가 수색중대에 있었을때 GP관련 에피소드를 올렸는데요.

 

제가 원래는 3사단 수색대 였습니다. 그곳에서 1년간 근무하다가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수색중대 지원을 해야된다고해서

 

나머지1년을 수색중대에서 보냈습니다.

 

봄/가을은 그나마 괜찮은데 여름/겨울 시즌에는 힘들었는데요 (수색대시절)

 

솔직히 수색대가 하는건 간단합니다. 크게보면 DMZ내에 수색,매복이며 그 이외에는 진지공사,호위등등이 있습니다.

 

주로하는것이 수색,매복 이죠.

 

여름철에는 수색이 매우 힘듭니다. 철원.. 6,7월쯤되면 37,8도까지 올라갈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구류는 다 차고 방탄조끼에 방탄판에 특전조끼뒤에 이것저것 다 넣어서 산을 탈려니

 

정말 힘이드는겁니다. 제가 있던곳에서 가장힘든 수색이 4번,6번 수색이었는데 이등병때 4번한번 다녀와서

 

그 한번으로 3kg이 빠졌습니다. 이등병때라 체력도 안좋고해서 겨우살아왔습니다. 엄청 퍼졌던 기억이..

 

대신 해가길기때문에 매복하는 시간이 짧고 새벽이되면 온도가 낮아져서 매복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제가 수색대에서 군생활하면서 가장힘들었던것은 겨울철매복인거 같습니다.

 

해가짧기때문에 5시좀 넘어가면 투입을하고 해가 늦게뜨기때문에 철수또한 늦게합니다. 아마..

 

매복호진지에 도달해서 최장안착시간이 12시간쯤됩니다. (동지때) 그리고 체감온도는 영하30도를 넘습니다.

 

솔직히.. 그때가되면 모든 장구류가 얼어붙습니다. 그리고 안착시간 12시간동안은 한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있어야되기

 

때문에 너무힘듭니다. 그냥 버티고 앉아있는것도 힘드니 경계하는것은 더 힘들겠죠.

 

근데 정말 수색대는 얄짤 없더라구요. 비가 오나 눈이오나 투입을합니다. 우리가 하루 안들어가서 적을 놓치면

 

안되니깐.. 물론 수색중대가 gp에서 대부분관찰을하지만 수색대가 매복진지에서 사각지대를 마크해주기도 하니깐요

 

지금은 다 지난 일이라서 추억이긴 하지만, 정말 그 당시에는 지옥같은 추위를 맛본거 같습니다.

 

이등병때였나, 그날도 어김없이 매복작전을 하고있었는데 수풀에서 좀 큰물체가 부스럭 거리는거 같아서

 

완전 초긴장을 하고 총으로 조준까지 했었는데, 알고보니깐 멧돼지더라구요. 보통 멧돼지가 사람이 있으면

 

근처에 잘 안오는데 걔는 무슨일인지 아니면 매복팀기척을 못느꼈는지 지근거리까지 다가왔더라구요.

 

솔직히 일,이등병때는 열심히 매복중에 경계하고 했었는데 상병쯤되서는 DMZ의 밤하늘구경하기 바빴던거 같네요.

 

야투경으로 밤하늘볼때 그 장면은 정말..

 

이제는 들어갈수도 없는 DMZ이지만.. 약 130회DMZ작전을 하는동안 DMZ의 여러모습을 본듯합니다.

 

가끔..밤에 동물들이 지뢰를 밟아서 뻥뻥 터뜨리긴하지만 아름다운것은 변치않는 사실 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환경내에서 북한애들과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야된다니 2년동안 마음이 아팠습니다.

 

걔들도 별반 다를거 없는데 말이죠. 서로 뒤통수때리고 놀고 갈구기도하고 초소에서 담배도 피던데..

 

얼른..이러한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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