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의 삶[자작]

쿠퍼액의전설 작성일 13.10.04 16: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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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가 시작되었다. 유복한 가정환경 덕분에 난 주변의 대학교 동기들처럼 그렇게 취업 걱정을 하고 살지는 않는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나에게 다들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가진 것 들이 사람들마다 다르다고 말씀하셨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니 확실히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주변에 취직걱정 때문에 스펙 쌓으려고 해외 연수 나가고 토익 및 오픽 학원 등록해서 나가는 애들 보면 한심해 보인다. 주변에 대기업 이나 공기업 취직해서 일하는 친구들 보면 사람 사는 게 아닌거 같다. 엄청나게 애를 써서 국내 및 외국계 내노라 하는 기업에 입사 했지만 연봉5,6천으로는 10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안 쓰고 모아도 방2개짜리 집 한 채 못하는데 뭐하고 저렇게 인생을 소비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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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부모님이 30살 전까지는 제한된 용돈과 소비를 주장하셔서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살았다. 하지만 이제 30살이 넘어가고 외동아들인지라 슬슬 집이랑 차도 부모님이 해주시고 빨리 결혼하라고 선 자리도 많이 만들어 주신다.

부모님이 신사동과 청담동에 건물을 몇 개 가지고 계셔서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는 커피 숖 및

네일 샾 들이 있다. 오전에 잠깐 나가서 직원들 관리하고 나는 주로 주중에는 나만의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도 내 사업장들을 둘러 보기 전에 나는 오늘 무엇을 입고 나갈지 심각하게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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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특히나 외모를 중시하기 때문에 나는 항상 헤어스타일 및 옷 입입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옷장을 열어보니 작년 가을에 구입한 옷들이 대부분이다. 코디를 해보았지만 마음에 별로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가 올 봄에 이태리로 유학간 친구 만나러 갔다가 밀라노 돌체앤 가바나 매장에서 구입한 네이비색 블레이져가 눈에 들어왔다. 이 녀석을 심플한 청바지에 발리구두랑 신어주면 아주 멋드러진 청담동 신사가 될 수 있다. 옷을 입기 전에 항상 머리를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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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마다 가는 청담동 헤어 샾이 있는데 거기 실장이랑 친하다. 그 여자 실장도 알고 보니 나름 명문대 출신이긴 하지만 학자금 대출과 어려운 집안형편으로 청담동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배운 사람이라 대화가 통하고 원하는 스타일도 잘 맞춘다. 싸구려 미용실 고졸 출신의 미용학원에서 깨작깨작 최신 유행 컷 하는법만 배운 걸레들이랑은 전혀 다르다. 가끔식 저녁에 호빠 선수들이 단체로 머리 하러 와서 까다로운 요구를 들어주는게 힘들다고 투덜 대지만 호빠 몇 개 잡고 있으니 정기적으로 꽤 수입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일은 할만하다고 한다. 그 실장이 2주전 추천해준 스파이키 리젠트 컷이 마음에 들었고 단골이라고 서비스로 해준 옆머리 다운펌이 머리 만질 때 마다 옆머리가 떠서 고민 이였던 나에게 잘 먹힌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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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스타일 세팅을 마치고 돌체 앤 가바나 블레이져를 입고 나오니 오늘은 왠지 클래식한 자동차를 타고 출근을 하고 싶다. 내 개인 소유 차량이 4대가 있는데 기분에 따라 자동차를 선택해서 나간다. 얼마 전 대치동에서 일하는 친한 후배에게 소개 받은 BMW 딜러에게 추천 받아서 구입한 X6 가 맘에 들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웬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현관 옆에 걸려있는 자동차 키들을 몇 분 정도 둘러보다가 오늘은 포르쉐 파나메라 플태티넘 에디션을 선택 했다. 블랙 인테리어와 룩소르 베이지의 투톤 조합은 멋들어지고 성공한 세련된 유럽 신사를 떠오르게 하고 오늘 나의 코디랑도 매치가 될 것 같아서이다. 자 이제 나의 심장을 울리는 파나메라의 시동 소리와 함께 사업장을 돌아보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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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을 햇살이 참 맑고 상쾌한 공기가 좋은 하루의 시작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따가 오후에는 유명 패션 회사다니는 친구의 소개로 소개팅이 잡혀있어서 왠지 좋은 일 이 있을 것 같다.

듣자하니 굉장히 미인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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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퍼온건 아니고 심심해서 소설 (주변 지인 실화 바탕)한번 써봤습니다.

 중립적 입장에서 쓴 소설이라 특정 계층을 비하 및 칭송하려는 의도는 없는 픽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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