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경험담 하나

이디엘 작성일 14.08.16 0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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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은 안구정화용

 



한창 날씨가 더울 때였는데

친구들과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었죠.

 

길거리에 웬 여자 한 명이 만취 상태로 벤치에 걸터앉아 있었는데

딱 봐도 몸이 흔들거리면서 고꾸라지려고 하는 게 제정신은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 거리라 괜찮겠지 하면서 그냥 가려는데

그래도 안봤으면 모를까 봐놓고 그냥 두고 가는 건 아닌거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죠.

 

평소 물에 빠진 x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놔라는 식의 생떼를 부리는 사람들 얘기를 접한 터라

망설이던 끝에 경찰에 전화를 했습니다.

물론 흔들어 깨우려는 시도도 안했구요, 터치는 행여나 일절 없었습니다.

 

경찰이 와서 그 여자를 질질 끌다시피(건장한 남성이라도 혼자 감당할 덩치가 아니었음ㅋ)

제 번호를 알려주고 차에 태우는 걸 보고 집에 왔더랬지요.

 

다음날 일어났는데 전화가 걸려옵니다.

별 생각 없이 받았는데 경찰섭니다.

 

어제 그 여자가 제 신상을 물어보더니

제가 술을 먹이고 자기 몸을 더듬었답니다ㅡㅡ;;;

 

???????네???? 뭐라구요??????

그럼 어제 나랑 같이 술을 마시던 부랄친구놈은 유령이냐...

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황을 설명했더랬죠.

아니 시바 사람이 선의를 베풀었는데 이건 뭐...

 

제가

생전 처음 보는 우람한 체구의 여자를 성추행했다는 겁니다.ㅡㅡ

허.. 기가 막혀서 자초지종을 말하니

경찰도 이런 사건을 많이 겪어봤나 봅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저를 퍽 동정하는 눈칩니다.

그래도 그 ㄴ이 워낙 강력하게 주장을 하니 일단 경찰서로 와달랍니다.

 

갔습니다.

경찰이 불렀는지 그 여자도 와 있더군요.

밝은 대낮에 보니 새삼 어제 그 여자를 들쳐업었던 경찰 아찌가 불쌍하게 느껴집디다.ㅡㅡ;

 

경찰이 그 x한테 제가 추행한 게 맞냐고 물어봅니다.

여자, 저를 위 아래로 훑어보더니

맞는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답니다.ㅡㅡ;;

제가 술을 퍼먹이고 몸을 만졌다고 강력하게 주장할 땐 언제고 막상 대면하고 나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답니다.

당연하겠지... 시바 어제 신고할 때 처음 본건데...

 

하지만 분명 누군가가 자기한테 술을 먹이고 몸을 더듬은 건 확실하답니다.

...지가 누구랑 술을 마셨는지도 기억이 안나나 봅니다.

 

결국 제 친구놈 불러서 동선을 설명하고 가게 CCTV도 확인하고 나니까

여자, 사과는 커녕 한마디 합니다.

어제 신고하기 전에 지를 깨울 때 몸을 만진 거 아니냡니다.

 

ㅡㅡ... 내가 이런거 얽히기 싫어서 가까이 가지도 않았어 이년아...

 

지도 멀쩡한 사람 병x 만든 게 민망했는지

마지막에 죄송합니다, 라고 한마디 하더니 쌩- 하니 가버립디다.ㅡㅡ

 

 

제가 그때 앞으로 다시는 술취한 사람, 특히 여자는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더랬지요.

 

 

생각하니까 또 빡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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