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제국 옹정제(雍正帝)와 관련된 일화 몇가지

Fuhrer 작성일 18.09.27 1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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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淸)의 제5대 황제 세종(世宗) 옹정제(雍正帝).

 전대의 강희제(康熙帝)와 더불어 청 왕조의 명군(名君)으로 불리우는 황제. 다만 그 아래 신하들에게는 엄격했던 임금. 신하들의 모든 행동 일거수 일투족까지 철저하게 감시하며 신하들의 업무처리도 못미더워 한나머지 조정에서 처리되는 업무서류들은 물론이고 중앙으로 올라온 지방의 보고서까지도 일일이 직접 본 후에 결재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쯤되면 워커홀릭도 거의 병적 수준..   이와 관련된 일화 몇가지.   1. 하루는 한 신하가 마작에 정신이 팔려 옹정제가 시킨 업무를 제때 못했음. 마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마작패 하나가 없어진 걸 알게되어 한참을 찾았지만 결국 못찾고 그냥 귀가.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황제폐하가 시킨 일을 미처 못끝냈다는 것을 알아차림. "하 시바 X땠다. 꼬장꼬장한 양반 또 갈궈대겠네" 하며 전전긍긍 하다 결국은 에라 모르겠다ㅋ 하며 배째라 식으로 나오기로 함.  다음날 조정에 출근해서 옹정제를 알현. 아니나 다를까 이놈의 신하가 시킨 일을 다 못해온 것을 본 옹정제가 "어제 뭐하느라 못했는감?" 하고 묻자 감히 황제폐하 앞에서 거짓말 치기엔 후달렸던 신하는 고도리 치고 놀았다고 이실직고함. 이 말을 들은 옹정제가 갑자기 옷소매에서 뭔가를 꺼내 신하 앞에 내던졌는데 신하가 자세히 보니 아니 이런 젠장 이럴수가 있는가 바로 어젯밤 증발한 마작패가 아닌가 ㅎㄷㄷ;; 신하가 머리 쳐박고 하염없이 죽여주십시오 하는데 옹정제가 쿨하게 曰, "솔직하게 말했으니 이번만은 봐주겠다."   2. 한번은 한 신하가 옹정제를 알현함. 평소 그 신하가 속해서 일하는 부서의 업무처리능력에 의심을 품고 있던 옹정제가 신하에게 느그 부서 애들 일들 잘하고 있냐고 물음. 신하는 하 또 무슨 꼬투리 잡을려고 그러나 싶어서 그냥 아주 잘 돌아가고 있다고 대답함. 그러자 옹정제가 뜬금없이 그 부서건물에 걸린 현판도 잘 있냐고 물음. 이 양반이 갑자기 뭔소린가 싶어 잠시 벙찌던 신하는 이번에도 그냥 대충 대답해서 현판도 잘 걸려있다고 대꾸하자 갑자기 옹정제는 말없이 앉아있던 의자 밑에서 뭔가를 꺼내 신하에게 내던졌는데 가만히 보니 아뿔싸 이놈의 현판이 왜 여기에 있는가 ㅎㄷㄷ;; 옹정제 曰, "그래, 이래도 잘 걸려 있더냐?" 알고보니 몰래 사람을 시켜 현판을 떼오게 했던 것인데 의심을 받던 부서의 신하들의 눈썰미를 시험해서 능력을 파악하고자 했다나 뭐라나..   3.  장사준이란 관리가 있었는데 지방관으로 임명되어 임지로 떠날 준비에 한창이었음. 그러던 중 황제의 직속부서인 군기처란 곳에서 장정옥이란 관리가 찾아옴.   장정옥 曰 : "지방직으로 내려가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텐데?" 장사준 曰 : "그럴 능력이 될만한 놈이 어디 있어야 말이지." 장정옥 曰 : "내가 추천해줌 ㅇㅇ" 그렇게 장정옥이 추천해준 관리와 함께 지방으로 내려간 장사준은 깐깐한 황제폐하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충실하게 일하며 선정을 베풀음. 그러던 중 장사준이 한번은 조정으로 올라가 옹정제를 볼 일이 생겨서 준비하는데 도와주던 그 관리가 찾아와 갑자기 사표를 던짐. 뜬금없는 사표에 장사준이 어리둥절해하자 관리가 曰, "나는 황제폐하께서 시키신 일을 완수함. 님은 황제폐하의 테스트를 통과했음. 부정부패도 안저지르고 역모도 안꾸미고 훌륭함 ㅇㅇ 황제폐하께 말해서 님 포상건의 하겠음." 알고보니 그 관리는 옹정제가 직접 파견한 사람으로 각 지방에 파견되어 지방관 곁에서 보좌를 가장한 감시자였던 것. 해당 지방관이 반란을 꾸미지는 않는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는 않는지 등을 감시하는 황제의 충실한 옵저버였으니 일의 전말을 알게된 장사준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어허 이런 젠장 애시당초 조력자를 추천해준 장정옥이가 황제의 직속부서 사람이었다는 데에서부터 의심을 했어야 하거늘 하며 후덜덜했다고 함.  

이 웃지못할 일화들 외에도 다른사례들은 많다. 옹정제가 만든 감시 시스템은 이중 삼중으로 얽히고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는데 심지어는 스파이의 스파이도 운용하는가 하면 감시대상인 신하들 간에도 엮어버려 서로 염탐하게 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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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지켜보고 있다.

  이렇듯 옹정제가 신하들을 철저하게 염탐하고 감시하며 관리했던 이유는 근본적으로 왕조를 뒤엎는 역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지만 그 외에도 철저한 사찰과 감사를 통해 자칫 황제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지방이나 한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치의 부정부패 근절의 효과를 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황제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어디서 어떻게든 다 보고 듣고 있을지 모르는 판국이니 신하들이 딴 생각 품고 헛짓거리는 꿈도 못꿀 터. 그저 맡은 바 묵묵히 일만 열심히 하니 나라가 잘 굴러가지 않고 배기겠는가.  

당하는 신하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좌불안석으로 이거 뭐 하도 갈구고 쪼아대서 어디 무서워서 살겠나라는 한탄이 절로 나왔겠지만 옹정제의 이와 같은 노력덕택에 청(淸)은 전대의 강희제의 대에 이룩한 전성기의 영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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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비리? 너 이 새끼 사형!

 (자막은 다른 내용이니 무시하자)  

결론 : 옹정제가 괜히 명군으로 칭송받는게 아니다. 

 

 

 

 

 

옹정제같은 사람이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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