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공원...

배재국 작성일 07.07.13 13: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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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공유실만 이용하다가 몇일전 처음 발견한 이 게시판....

매력에 흠벅빠져 그 자리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시글을 읽었습니다.

 

한참 보고 있는데 갑자기 뒷골이 땡기더라구요.

그래서 일어나 기지개를 피면서 시계를 봤더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거의 4시간 가까이 시간가는 줄 몰랐던 거에요.

 

막 몸을 풀면서 물을 한잔 마시고 세수나 하려고 화장실로 가는데 전화벨이 울렸어요.

제일 친한 친구 놈이었어요.

 

근데 어제는 이상하게도 걔가 그럴 놈이 아닌데 억지를 부리는 겁니다.

지금 종합운동장 옆 한강공원인데 데리러 오라고..

 

싫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소리지르고 화를 내더니 무조건 기다린다 그러면서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난데 없이 전화를 해서 데리러 오라... 귀찮다고 했더니 화를 내면서 기다린다 그러고 끊어 버리고...

어이가 없고 황당한 가운데 걱정이 되더라구요,

친구가 강변역에 있는 전자상가에서 컴퓨터를 파는 일을 하는데 보통 8시정도면 끝났거든요.

 

근데 어제는 11시가 넘은 시간에 그것도 혼자 한강에 가 있다는게 이상했습니다.

괜히 걱정도 되고...

 

그냥 차를 끌고 왔는데 술을 마셔서 대신 운전 좀 해달라는 거겠지 생각하고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는데 종합운동장에서 한강시민공원으로 가다보면 그래피티로 가득차 있는 굴다리를 지나야 합니다.

그래피티가 뭔지는 아시죠?

페인트로 벽이나 막 그런곳에 낙서해 놓은거...

 

아무튼 굴다리 앞에서 내려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는데 마침 라이터를 안 가져왔었어요.

할 수 없이 담배를 다시 집어넣고 걸어가는데 중간쯤 걸어갔나? 정말 묘하고 기분나쁜 그림 앞을 지나가는데 화장실이 엄청 급했습니다.

 

막 나올 것 같은 그런 고통... 아세요?

간신히 거의 기어가다시피 해서 빠져나온 굴다리...조금 앞에 화장실 표시가 보였습니다.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끙끙거리며 화장실만 보고 갔습니다.

간신히 도착한 화장실 뒤도 안보고 변기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휴~ 간신히 숨을 돌리고 화장실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깨끗하고 시설도 좋더라구요.

그때 발견한 쓰레기통 위의 한 파란색 물건....

'초강력 엔진 탑재. 세비아 PC.'라고 쓰여져 있는 라이타  였습니다.

 

담배에 불을 붙히고 앞을 자세히 보니 무슨 구멍같은게 하나 나 있었습니다. 아마도 스위치 같은게 있었던 자리 같은데

그걸 떼어내버려서 구멍이 생긴거 같았습니다.

근데 그 구멍을 자세히 보니 안에서 이상한 소리 같은게 나더라구요. '직직?' 쥐소리는 아니고 아무튼 정말 기분나쁜 소리였어요. 그래서 생각없이 담배꽁초를 그 구멍에 꾸욱 집어 넣었는데....

 

크기는 새끼 손톱만하고 색깔은 시커먼 바퀴벌레들이 30~40마리 정도가 그 구멍에서 쏟아져 나왔어요.

상상이나 가세요. 그 좁은 화장실 칸에서 쭈구리고 앉아 있는데 눈 바로 앞에서 바퀴벌레들이 쏟아져 나온다는거...

 

정말 역겹고 황당하고 공포스러웠습니다.

깜짝놀래서 소리지르면서 휴지를 찾는데 문앞에 그림자가 하나 보였습니다. 밑에 살짝 뜬 공간으로 그림자가 보였는데

움직이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겁니다. 아무튼 정말 무서웠어요.

 

옆에 있던 휴지로 대충 처리하고 일단 나왔습니다. 앞에 서 있던 사람한테 다른데로 가라고 말을 해주려고 하는데 문을 열고 나오니 아무도 없는겁니다.

화장실 앞에 기둥 같은게 하나 있었는데 그거려니 생각하고 얼른 나왔습니다. 나와서 친구한테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등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주온에서 나오는 그런 비슷하고 소름끼치는 소리... 반대쪽 벽에서 누군가 손톱으로 막 긁어대고 있는 그런 소리..

나오자마자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습니다.

달리다가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같은게 들려서 쳐다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가려고 돌아서면 뒤에서 여자소리? 애기소리? 아무튼 애매모호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일단 한글로 풀어보면  

'애쎄..메~요~'

바람소리? 지나가던 차 소리? 누군가 멀리서 소리치는 소리?

 

아니엿습니다. 정말 바로 뒤에서 말한것과 같이 명확하게 들린 그소리..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다시 고개를 돌렸을때 나무 밑에서 엎드려 웃고있는 그 형체....

여자라고도 남자라고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인간? 분명한건 웃고 있었습니다.

 

그 후 기억은 없습니다.

눈을 떠 보니 오늘 아침이였고 누워있던 곳은 다시한번 저를 놀라게 해 주더군요.

어제 화장실이 갑자기 가고 싶어졌던 그곳 굴다리 안 그 묘하고 기분나쁜 그림... 밑이였습니다.

 

한 짐승 같은게 무언가를 뜯어 먹는 듯한 그런 그림입니다.(다른 그림인데 번져서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거일 수도 있어요)

그 밑에 붉은색으로 써있는 영어... ' DO YOU LIVE OR DIE?'

 

분명한건 제가 꿈을 꾼건 아니라는 거에요.

그 화장실에서 가져온 라이타가 아직도 제 책상위에 놓여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전화번호가 있어 전화를 해보았지만 없는 번호라고 나오네요.

간밤에 친구한테서 걸려온 전화..... 친구한테 물어보니 욕만 먹었습니다.

어제 저한테 술취했었냐고 오히려 짜증을 내더군요.

 

분명한건 전 어제 술 한잔도 먹지 않았습니가.

이상해서 친구가 핸드폰 고객센타에서 일하는데 어제 밤 통화 기록을 팩스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친구한테 전화온 기록은 없었습니다.

 

 

어제 저한테 무슨일이 벌어진건가요?

참고로 정말 실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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