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방 옥상에서 무서운 오크녀와 함께 잤던 이야기...

나참이런일이 작성일 07.08.08 1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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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브로님이 쓰신 유나 백화점 옥상 얘기를 보니 생각나는군요.

 

제가 대학생시절 자취를 할때 이야기 입니다.

 

제가 95학번이니까 1995년 여름이었을겁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폭염이 장난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왜냐면 그때 진짜 더워서 도저히 방에서 잠이 안와서 옥상에서 자주 잠을 청했던 기억이 많네요...

 

당시 학비에 좀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제가 레스트호프 알바를 뛰고 있을때였습니다.

 

밤10시쯤 일 마치고 같이 일했던 DJ누님이 두분이 뜬금없이 같이 둘이 술마시러 갈껀데 술한잔 할꺼냐고 물어보더군요.

 

그 누님들중 한분은 정말 젖소부인이 명함내밀다가 도로 구겨넣을정도의 글래머에 얼굴까지 따라주는 누님인데다가

 

대학교 그룹사운드 동아리에서 키보드를 연주도 하고 해서 공연있으면 길거리 구경하는 남자들 침 질질 흘리는

 

소위 퀸카였고... 다른 한 누님은 정종철이 울고갈 오크녀....

 

오크녀때문에 잠깐의 고민을 했지만 술사준다는데 뭐 나야 땡큐지...하는 생각에 OK하고 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하더니 어느새 이야기는 누님들 남자친구 헐뜯는 얘기로 전환되어 둘이서 얘기하다가

 

막 열받았는지 술을 막 부어대더군요. (그때 오크녀도 남친이 있다는 걸 알고는 경악했습니다 -_-;;)

 

근데 얘네들이 지들 남친 헐뜯을거면서 왜 날 델꾸 나온거야 하고 생각하면서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아...C바 오크녀가 갑자기 픽 쓰러지더군요. 진짜 짜증 지대로...

 

문제는 퀸카누나도 거의 맛이 가기 일보직전이었다는 거죠...퀸카하고 나하고 사이좋게 마시고 있었다면야

 

"좋지아니한가아~~~"였겠지만 그 오크누님때문에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이 퀸카누나가 오늘 집에 안들어가도 된다고 하더니 자취방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그때 술집에서 제 자취방이 가까웠던지라 그러자고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학생 자취방이 넓으면 얼마나 넓겠으며 가난한 자취생한테 에어컨같은 럭셔리한 물건이 있을리 만무하지요.

 

결국 오크녀와 퀸카를 데리고 옥상에다 베이스 캠프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두 누님은 술이 떡이 되가지고 디비 자고 있는데 저는 잠이 안오더군요.

 

C바 모기새퀴 때문에도 그랬지만 이불 두개 깔아놓고 세명이 누우니 자리도 좁은데

 

오크녀가 자꾸 누워있는 저를 더듬어서...피하고 피하다 보니 퀸카누나 옆으로 가게되고

 

그러다보니 퀸카 슴가에 자꾸 몸이 닿는데 님같으면 잠이 오것습니까?

 

에이 C바 잠도 안오는데 담배나 한대 필려고 일어나서 옥상 의자에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맞은편에 제 자취방높이하고 똑같은 2층건물이 있었습니다. 거기는 하숙집이었는데...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맞은편 하숙방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저 새퀴들은 잠도 안자나 하고 창문쪽을 보니

 

반쯤은 열려있는데 사람 그림자가 두개 비치고 둘이 꼭 붙어있길래 지미 저것들이...

 

안그래도 퀸카가 술이 떡이 되서 나 잡아 잡수슈하고 저렇게 누워있는데 사람 덥게 만드네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할려고 했지만 역시 오크녀 이번엔 이까지 갈더군요...이걸그냥...에휴~

 

결국 오크녀 덮고 있던 이불 뺐어가지고 그걸 퀸카누나 옆에 깔고 그 옆에 누웠습니다.

 

아마 그 상황이었으면 다들 그렇게 하셨을테니 돌던지지 마시고...

 

퀸카고 뭐고간에 더우니까 꼭 끼안고 자기도 싫더군요.

 

아 근데 모기땜에 도저히 잠이 안오더라구요.

 

결국 모기땜에 거의 날을 새다시피하고 다시 일어났을때쯤이 새벽 5시였고 담배한대 또 빨려고

 

똑같은 의자에 앉았죠.

 

근데 아까 맞은편 커플방이 아직도 불이 안꺼져 있더군요. 솔직히 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왜냐면 새벽 1시에 봤을때 창문이 반쯤 열려있었고 두사람 그림자가 비친걸 기억하는데 그 그림자가 그대로

 

움직이질 않는거였습니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나더니 갑자기 저거 뭔가 잘못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세히 보니 두사람이 끼안고 있는거 같은데 그 방이랑 제 방이랑 거의 높이가 같은것을 고려해볼때

 

분명히 머리부분정도가 보이는게 아니 좀 키가 크다고 치더라도 어깨정도까지 보이는게 맞는데

 

허리까지 보이는 거였습니다. 기분이 정말 이상해지더군요. 그날밤 정말 더웠는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돋기 시작하는거였습니다. 그래서 반쯤 열린 창문쪽으로 보면 뭔가 보이겠지 생각하고 바로 3층짜리 옆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괜히 올라갔다는 생각이....

 

그 옥상에서 반쯤 열린 창문으로 보니 "아이~~~~CCCC 발~~~~~" 진짜 이말밖에 안나오더군요.

 

두사람 발이 방바닥에서 떨어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 건물이 3층이라 얼굴은 못봤습니다.

 

만약에 얼굴 봤으면 저 아마 미쳐버렸을겁니다.

 

졸라...그상황에서 도망칠수도 없고...앞집 하숙집 주인아줌마네 집으로 냅다 달려갔죠.

 

"아줌마!!! 쾅쾅쾅!!! 아줌마!!! 나 앞집 자취생인데요 C발 빨리 문좀 열어봐요."

 

앞집 하숙집 아줌마가 제 자취방 주인집하고 친해서 마당에서 파다듬고 양파까고 그럴때 많이 봐서

 

알고 있던터라 그 아줌마가 제 얼굴을 알아보더니 왜그러냐고 묻더군요.

 

자초지종을 얘기하고나니 그 아줌마한테 2층 예비열쇠가 있기는 한데 무서워서 도저히 못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결국 경찰 부르기로 하고 경찰 올때까지 아마 제가 그자리에서 줄담배를 한 반갑은 핀거 같습니다.

 

아줌마는 졸라 불안에 떨면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계시고...

 

결국 경찰이 와서 아줌마한테 예비열쇠 받아가지고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완전 똥씹은 표정으로

 

"자살한거 같네요. 감식반 올때까지 위층 올라가지 마시고. 위층 물건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모라고 해야할까....아무튼 가슴이 정말 쿵쾅거리면서 멍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씩스센스에서 그 주인공 꼬마애 할리조엘오스몬트가 그런 느낌이었겠지 싶습니다.

 

방문앞에서 경찰이 파출소에다가 보고를 하는데 무전기로 주고받는거 들어보니 그 방에 '보'라고 하나요

 

옜날에 건물 지탱하게 세우는 기둥하고 연결된 천장에 툭 튀어나온 부분에 철골에다가

 

넥타이 걸어가지고 둘이 동반 자살했다고 하더군요.

 

그 방에서 냄새가 내려오는데 무슨 똥냄새 같기도 하고 썩은 냄새같기도 하고 아무튼 고약한 냄새가 나더군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두사람이 껴안고 있는게 아니라 두사람 그림자가 겹쳐보였던것 같습니다.

 

C바 천장에서 머리가 얼마 안떨어져 있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무튼 그렇게 해서 저랑 아주머니랑 경찰서 갔다가 목격자 진술서 쓰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침 7시반쯤 되더군요. 경찰서에서 한 2시간은 있었던거 같습니다.

 

제 차취방 옥상으로 올라가보니 오크녀는 세상모르고 자고 있고 퀸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거의 머리가 떡이 되가지고 일어나더군요. 새벽에 있었던 자초지종을 얘기하자마자

 

퀸카는 무섭다고 거의 울기 직전 표정을 짓더니 집에 간다고 택시 잡아가지고 휭~ 가버리더군요.

 

나쁜년....이런 상황에서 나만 남겨놓고 가다니...그런데 아차!!! 머리를 스치는 생각....

 

옥상엔 아직 오크녀가 디비 누워있었던 거였습니다.

 

C바 안그래도 무서워 죽겠는데 이년이 더 무섭네.... 이년이 반전이네 !!!

 

그날 이후로 전 한달간 친구집 신세지다가 이후 자취방을 다른 건물로 옮겼습니다.

 

귀신을 보거나 영혼을 본것은 아니지만 정말 죽은 사람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것을 보는건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유나백화점 옥상 이야기처럼 귀신을 본건 아니지만 옥상 이야기를 하니까 불현듯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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