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어쩌면 김새는 이야기들

썰렁하네 작성일 07.08.27 17: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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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일 노스웨스트 항공을 타고 부산으로 들어왔습니다
비행기에 올라타고 안탄 사람들이 많아서 1시간을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별 생각이 다들더군요 왠지 그냥 너무 불안했어요
왠지 그 친구가 저승사자였나 나를 데리러 왔나 이 비행기가 추락하려나
벌벌 떨면서 그래도 부산공항에 안전히 도착했습니다
그냥 악몽이었겠지 아무일도 없었네
안심하고 내려서 짐이 나오는 동안 어머니께 꿈이야기 해드렸습니다
조심하라고 하시더군요 많이 안좋은 꿈이라고
어머니가 뭐 그런거에 대해서 많이 아시는건 전혀 아니라도 그냥 여기저기서 들은 말이 있으셔서요
안좋은 일이 생길꺼라는걸 알려주는 선몽 (先夢) 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불안했지만 그냥 웃어넘길려고 그랬습니다
입국장을 무사히 빠져나와서 도저히 웃음이 안나오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부산공항주차장에 주차해놨던 제 차
왜 리모콘으로 삑삑 소리나면서 원격으로 문열리는거 있잖아요?
갑자기 그게 안 먹히더군요 그래서 가서 직접 키로 차문을 열고 시동을 켜는데 시동이 안켜지는겁니다
배터리가 방전이 됐더라구요 미등을 켜놓고 갔나했습니다
얼른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배터리를 충전해주러 왔더군요
거기 기사분이 이리저리 살피더니
"차 오래된거는 아닌거 같은데 왜 방전이 된거지?"
"미등이나 라이트 하나 켜져있었던거 같은데요?"
"아닌거 같은데요 방전될만한 이유가 없어요 날씨 때문인가?"
그냥 아무일도 아닌 듯이 이야기를 하시길래 그냥 불안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이 더 걱정이었거든요

그래도 안전히 도착했습니다
너무 피곤했는지 잠은 무척 잘잤습니다
8월10일
핸드폰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어머니가 제 동생 학교에 데려다 주려다가 차가 긁혀있고 운전석문이 움푹 들어가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다행히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해놔서 CCTV를 확인해보면 될것 같아서 경비실로 향했습니다
"아 그 차요? 그거 어제 오후 2시쯤에 제가 돌아다니다가 봤는데 그거 긁혀있던데요? 원래부터 그런거 아니예요?"
외제차라서 평소에 유심히 지켜봐왔답니다
어찌되었든간에 8월7일부터 CCTV를 돌려봤습니다
8월9일 새벽 2시 지하주차장에 쏘렌토 하나가 들어옵니다
지하주차장인데 속도를 확내더니 갑자기 멈춰서서 브레이크등만 가끔씩 깜빡깜빡 거리면서 10분동안
거기 서있습니다
그러다가 앞쪽으로 뒷쪽으로 움직이더니 후진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덜컹하고 어머니 차를 박습니다
새벽 2시13분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식은땀이 흘러지는게 느껴졌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시간과 똑같습니다

차량번호를 적고 그 분 사는 동호수와 전화번호를 적어서 연락드렸습니다
CCTV 동영상을 보여드리기도 전에 있다고하니 순순히 인정하시더군요
"근데 제가 궁금한게 있는데요 거기서 10분간 뭐하셨어요?"
"아 제가 어젯밤에 술을 먹어서요 아마 잠들었나? 근데 지하주차장 들어온 기억은 있는데 그 다음부턴 없는거 보니 잠든거 맞겠네요 아이씨 근데 그다음부터도 기억있는데 이거 뭐꼬 술 거의 깨서 들어왔는데 귀신에 홀렸나 씨발 아무튼 제가 보상은 다해드릴께요 아 재수 똥밟았네"


이제는 맞는거 같았습니다
근데 귀신이 하는 짓이 참 귀엽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이런걸 갖고 사람을 놀래켜



8월11일
"오빠 못본지 너무 오래되서 보고 싶네 나보러 와"
700일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서로 너무 잘맞아서 큰싸움 한번 없이 사귀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라서 계속 같이 있다가 여름방학만 3개월 떨어져있어서 서로간의 믿음도 굳건한 상태입니다
또 작년 여름방학에도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갔기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생각했죠
8월 9일에 둘이 찍은 사진도 싸이월드에 올렸더군요
그냥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보낸 문자에 갑자기 너무 가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본 가기 이틀전에 서울에서 봤었거든요
그래도 그냥 올라갔습니다 
그땐 꿈같은거 다잊었습니다
버스터미널까지 마중나와줬더라구요 
센트럴씨티에서 밥을 먹는데 이상하게 밥을 많이 못먹습니다
"뭐 문제 있어? 표정이 이상한데?"
"아니 그냥, 요즘 들어 밥을 잘 못먹네"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강남역으로 옮겨서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데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군요
고백할께 있답니다
마음에 들어오는 다른 남자가 생겼답니다
손도 잡고 안아도 보고 너무 떨린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날 속인건데?"
"일본 가기전에 오빠가 나보러 왔잖아 그 다음날부터 그 사람이랑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오빠 일본가고 연락못하고 해서 더그렇게 됐나봐,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데 너무 이상해"
내가 잘못한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직도 내가 좋은데 자기 마음이 너무 이상하답니다
"귀신이라도 씌인거 같애" 하고는 펑펑 울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에게 있는 믿음을 다 주었기에 그 배신감에 다리 힘마저 풀립니다
입을 열려고 하는데 입이 안 열립니다
식은 땀만 흐르고 있는데 갑자기 옆테이블로 고개가 돌려지더니 
옆테이블에는 그 꿈에 나온 친구가 저를 보고 히죽히죽 웃습니다
한번도 보지 못한 공포스러운 웃음입니다
"야이 개새끼야!!!!!!!!!"하고 덮쳐버렸습니다



당연히 그 친구가 아니었죠
경찰서 가자는걸 무릎까지 꿇고 사과하고 겨우 수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그 웃던 친구 얼굴과 인간에 대한 배신감때문에 아직까지 잠도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있습니다

다 쓰고보니 제가 느끼는 것만큼의 공포는 안느껴지는것 같네요
소심한 사람 안그래도 더 소심해져있어요 
하나도 안무서우셨더라도 악플은 자제해주셔요 에고
그리고 정말 실화입니다 어디서 들은것도 아니고 몇일전에 있었던 저의 이야기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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