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이 예민한 나(2)

므훗대마왕 작성일 07.09.19 04: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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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도 안오고 생각나는 사건도 있고 해서 하나 더 올려봅니다.

 

1편에서 얘기한 중3때 일 이후로 학업(?)에만 전념하며 다시 평범한 생활을 유지해오다

 

20살이 되고 대학을 가고...군대를 가고...그렇게 남자라면 대부분 거치는 과정을 거쳐가며

 

군제대를 하고 24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학교를 복학하고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이었을 때입니다.

 

제가 고향이 지방이었고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저는 제 밑으로 4살 차이나는 여동생과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당시 동생은 이제 갓 입학한 새내기였고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학교추천으로 인해

 

호주로 어학연수를 한달간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엔 저 혼자만 있게 되었죠.

 

그러다 고향에 친구녀석이 서울에  볼 일이 있는데 재워줄수 있냐기에

 

마침 동생도 없고 저 혼자 있기도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서

 

냉큼 오라고 하고 동생이 없는 한달내내 친구녀석과 재밌게 보낼 생각에 내심 들떠 있던 상태였습니다.

 

친구가 올라오고...저희집에서 먹고 자면서 같이 술집,노래방,피시방,찜질방,당구장 등등

 

유흥문화를 실컷 만끽하던 어느날

 

매일 친구녀석과 붙어있다시피 지내던중 친구녀석이 서울에 계신 이모부댁에 잠깐 다녀온다면서

 

나갔습니다. 전 그러라고 했고...그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카트라이더 라는 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겜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나중엔 무지개 장갑을 만들고 나서야 접었지만 ㅋ

 

사설하고...그 때 시간이 대략 저녁 8시가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창 카트에 빠져서 순위권을 놓치지 않으며 승승장구하며 기분도 좋고 삘이 충만했을때

 

제 귀를 의심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 살던 집이 아파트였고 제가 있던 층수는 9층 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조를 그려보자면

 

아래그림과 같습니다.

119014308275189.jpg

이런 구조였는데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던 창문에서 미친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똑똑똑 정도를 넘어선 마치 새가 창문을 쪼는 듯한 소리로 명확하게 "똑똑똑똑똑똑똑"

 

하고 선명하게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은 분명 9층이었고

 

제 방 옆 창문 밖은 전망이 보이고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찔할 정도에 허공뿐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창문을 두드릴만한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창문에 커튼이 쳐져있었지만

 

이미 겁을 먹은 저는 커튼을 열어젖힐만한 용기는 없었던 거죠.

 

그렇게 공포스러움을 느낀지 5분정도 지났을까...갑자기 벨이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딩동딩동' 전 육감으로 친구녀석이라는 걸 알고 현관문을 바로 열어주고

 

오히려 친구에게 반문하듯이 따졌습니다.

 

"너지..니가 밖에서 두드렸지?"

 

친구녀석은 이자식이 왜 이러나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며

 

"밥도 못먹고 배고파 죽것는디 뭔 뚱딴지 같은 소리여~ 아 글고 복도 창문에서 니 방 창문은

 

내 팔로 닿지도 않어야~"

 

전 바로 복도로 나가 제 눈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정말 대걸레 정도 쥐고 두드리면 닿을 정도인데

 

친구녀석이 대걸레 들고 저 놀래켜 주래고 일부러 장난칠 녀석도 아니고...

 

전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친구녀석에게 자초지종을 말했습니다.

 

근데 더 놀라운건 친구녀석에 말이었습니다.

 

친구녀석은 조금 다르지만 제 방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날은 지금과 정 반대로 제가 밖에 잠시 나가있을 때였고 친구녀석은 거실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위 그림을 참조하시면 아시겠지만 티비는 왼쪽 벽쪽에 위치해 있었고 그 맞은편에 쇼파가 있어서

 

쇼파에 누워서 보면 제 방이 보입니다. 그날도 저녁 8시경이었다고 하는데

 

친구녀석은 제 방에 불을 켜놓은채로 그냥 티비를 보고 있었답니다.

 

근데 갑자기 제 방에서 검은 물체가 그림자처럼 방바닥을 기웃거리더랍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햇빛에서 받아서 생긴 그림자와는 달리 형광등으로 인해 생긴 그림자는

 

윤곽도 뚜렷하지 않고 흐릿하다는거...그런 흐릿한 그림자가 제 방 방바닥을 기웃거리는게 눈에 보였답니다.

 

마치 아른거리듯이...순간 친구녀석은 무서워서 제 방문을 냉큼 닫고 티비를 보고

 

저에겐 신경쓰일까봐 말을 꺼내지 않았고 이내 잊어버리고 있었답니다.

 

근데 제가 겪은 일을 말해주니 생각난듯이 말해주는 겁니다

 

순간 저와 제 친구는 얼어붙었고...잘땐 둘다 거실에 이불 펴놓고 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방이었던 곳이 수맥이 안좋았던지..어쩐지...가위도 몇번 눌리고 했던거 같습니다.

 

그외에도 오직 귀로만 느꼈던 공포들이 몇개 더 있는데 차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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