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고 있잖아.....

키키아스 작성일 07.09.19 12: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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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날 학교 축제 준비로 학교로 향하던 길..

 

시화전 준비 때문에 문구점에서 이것저것을 사들고 가는지라

 

양 손에 물건을 한 가득 들고 가고 있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시화전이 열릴 전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복도를 걷는데

 

호주머니에 있던 핸드폰 진동이 울리더군요.

 

양 손이 묵직하기도 하고 또 저 복도 끝까지만 가면 전시장에 도착하는지라

 

'도착해서 전화 받지 뭐.' 란 생각으로 

 

계속 울리는 진동을 느끼면서 복도를 걸어 전시장 입구에 다다랐죠.

 

그 순간 진동이 멈추고.

 

'에잇. 전화가 끊겼네.' 란 생각을 하며 전시장으로 들어섰답니다.

 

저보다 미리 와있던 1학년 후배 2명과 인사를 하고

 

저는 짐을 내려놓고 누구한테 전화가 온건지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습죠. 

 

그 순간 후배 2명이 하는 말.

 

 

 - 어? 언니! 핸드폰 갖고 오셨어요?

 

 - 응. 당연하지.

 

 - 이상하다...

 

 

뭐가 이상하다는건지 별로 개의치 않고 핸드폰 부재를 확인해보니

 

이 후배 2명 중 한 명이 전화한 모양입니다.

 

 

 - 너네 전화했었네?

 

 - 네. 근데 어떤 남자가 받아서 언니가 핸드폰 놓고 오신 줄 알았어요.

 

 - 남자? 왠 남자? 너네가 한 전화, 부재중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 어? 이상하다... 그럼 그 남자는 뭐야?

 

 

후배들이 한 이야기 즉슨

 

제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저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목소리는 예상했던 제 것이 아닌,

 

왠 나직한 톤의 남자 목소리였던 거죠.

 

 

 - 이거 은정 언니 핸드폰 아닌가요?

 

 - 맞는데요.

 

 - 그럼 은정 언니 좀 바꾸어주실 수 있어요?

 

 - 아니요.

 

 

애들은 그냥 제가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갔고

 

그래서 아빠나 동생이 대신 받은 것이라 생각했답니다.

 

 

 - 아. 그럼 은정 언니 어디 갔나요? 저 은정 언니 후배인데,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 지금 가고 있잖아. 지금 가고 있잖아. 지금 가고 있잖아. 지금 가고 있잖아 ...

 

 

갑자기 그 나직한 목소리의 남자가 '지금 가고 있잖아' 라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되뇌이더랍니다.

 

너무 이상하고 괜히 소름이 끼쳐서 그냥 핸드폰 폴더를 딱 닫은 순간,

 

제가 전시장 안으로 들어왔고.

 

핸드폰 놓고 왔겠거니, 했던 제가 핸드폰을 꺼내들자, 애들은 이상하게 생각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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