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둥글다'는 말의 의미

jjunius 작성일 09.07.22 23: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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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11호 조작설 문제로 댓글논쟁이 붙었는데, 제 계산이 틀렸다고 딴죽걸던 사람이 종내, 자기 계산은 말하질 않고,

제 계산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만 하길래,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야, 그 사람 생각

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지구가 둥글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한 거였습니다.
로켓들이 왜 가능한한 적도 가까이에서 발사되는지도 몰랐을 테고, 왜 발사되면 동쪽을 향해서 비행하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그 사람은 로켓이 수직으로 상승해서, '일정한 높이''일정한 거리'를 가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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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뽕모씨가 생각하는 로켓의 발사궤도입니다.

뽕모씨께서는 '궤도'란 게 어떤 특정한 높이인 줄 알고 계신데다, 마치, 자동차나 비행기로 특정 거리를 가면, 그 거리에
비례해서 연료가 소비되듯, 높이 올라갈 수록 거기 비례해서 연료를 먹는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자, 여기서 '인공위성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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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이란 지점에서 물체를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면서 지면에 떨어집니다.

그 힘의 크기에 따라, A, B,C 처럼 더 큰 포물선을 그리게 되고 더 멀리 가죠. 여기서 같은 물체를 던진 경우라면,

힘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건 '속도'죠. 자, 충분히 세게, 즉 속도를 무지 빠르게 해서 던지면, 물체가 아예 안 떨어지게

될까요? 그런 건 생각할 수가 없죠. 그게 일반적인 감각입니다.

 

단, 여기엔 헛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지표면이 평평하다'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거죠.

그러나, 지구는 둥급니다. 저 포물선이 아래로 휠 때, 지표면도 둥글게 아래로 휩니다. 만약, 포물선이 휘는 각보다

지표면이 휘는 각이 같거나 더 크게 된다면? 물체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떨어져서 닿아야 할 지표면이 같이 아래로

휘어져 내려가고 있으니 거리가 좁혀지질 않겠죠. 이상하게 생각될 지 몰라도 이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때의 속도가

초속 약 7.9km이고 흔히 제1우주속도라 불리는 것이며, 인공위성의 속도입니다. 즉, 인공위성은 계속 떠 있는 게 아니라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지표면이 같이 떨어지고 있는지라 닿지를 못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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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그림을 보세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겁니다. 그림 설명에 보면, A,B는 떨어지고, C,D는 궤도를 형성한다고

되어있죠? A, B는 충분한 속도를 못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죠. 속도가 충분하면, C나 D처럼 됩니다. 여기서, 알

아야 할 게, A나 B보다, C,D를 '멀리' 던진 게 아니란 겁니다, '빠르게' 던진 거죠.

위로 수직으로 날린 게 아닙니다. 그냥 수평으로 날린다고 가정해도, 지구가 둥글다면, 떨어지지 않고, '궤도'를 형성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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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위키피디아에서 긁어온 건데, 보세요. 탈출하기 위해 '속도'가 필요하다고 되어있지, 얼마만큼의 '거리'를 가야 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차피, 지구 궤도를 빙빙 돌게 될 경우, 그 '이동거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궤도속도에 도달했느냐가문제이죠.

 

몇달 전, ISS(국제우주정거장)이 궤도가 낮아져서, 몇분간에 걸쳐 메인엔진을 분사했고, 궤도를 수정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위성궤도중 저궤도에는 희박하지만 대기가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들이 공기저항으로 조금씩 속도가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속도가 떨어지면, 그 포물선이 '아래로 휘어지는' 정도가 커지기 때문에 점점 낮아지게 되고 반대로

가속을 하면, 높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그 기사에서 말하는 메인엔진이 아래쪽으로 분사했다는 게 아닙니다. ISS를

더 빠르게 가도록 가속을 시킨 거죠.

 

 

뽕모씨는 '높은 궤도로 올라갔으니까 더 먼 거리를 갔을테고 그러니까 그에 비례해서 연료소비가 커지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데, 핀트가 어긋나도 이만저만 어긋난 게 아니지요. 누차 말하지만, 궤도에 오르거나, 중력권을 탈출하는 데

필요한 것은 '속도'이지, '거리'가 아니죠. 애당초, '궤도'란 게 어느 특정한 '높이'를 가리키는 게 아닌데말입니다.

떨어지지 않고, 지구주위를 계속 돌 수 있는 속도에 도달하면, 그게 궤도를 형성한 것이 되죠. 막말로, 지형지물을 고려

하지 않고, 공기저항도 없다면, 지구가 완전한 구형이라면, 지표높이 1cm에서 궤도를 형성한데도 전혀 모순될 것이 없

습니다. 즉, 로켓을 수평으로 지표에서 살짝 띄운 상태로 발사해서 궤도속도를 얻으면 그대로 지표에 딱붙은 궤도를 형성

하게 되는 것이고, 탈출속도에 도달하면 지구를 벗어나게 되는 겁니다. '특정한 높이'에 올라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특

정한 거리'를 가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로켓을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 '얼만큼의 높이'만큼 올라가기 위해 '얼만큼의 거리'를 가야한다는 소린 아마 어떤 자료를

찾아봐도 없을 겁니다. 그 로켓에게 그만큼의 '속도'를 주어야 합니다.

뽕모씨의 생각을 따르자면, 인공위성이란 놈들은 그 이동거리만큼 연료를 소모한다는 소린데, 그럼 항상 엔진을 켜놓고

계속 달린다는 소리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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