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력 훈련

똥대갈 작성일 09.07.29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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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또 글을 올립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생때

 

중학교 은사님이 담임으로 계시는 반학생들을 위해 준비하신

 

학교에서 텐트치고 1박하는 캠프를 동창들과 도우러 갔을때 이야기입니다.

 

 

 

여름방학이었고 밤낮으로 많이 더운 날씨었습니다.

 

우리가 중학생이었을때는 워낙 텐트치고 노는걸 좋아했고

 

은사님도 그런 분위기나 조건을 잘 맞춰주셔서

 

아직 어린 중학생후배들 캠프도 도울겸

 

은사님도 뵙고 놀겸

 

졸업한 중학교를 찾아갔습니다.

 

텐트도 아름답게 치고

 

저녁도 착하게 먹고

 

은사님은 반 학생들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으셨는지

 

뒷산 정상을 찍고 옆으로 돌아오는 야간산행 겸 담력훈련을 계획하셨습니다.

 

나와 친구들은 흔쾌히 동의했구요(사실 놀래키는 입장으로 너무 좋아했다는...)

 

어둑어둑해지자 친구들과 하얗고 넓은 천조각과

 

붉은물감, 콩알탄 등

 

후배들이 놀랄만한 물건들을 준비해서

 

두 팀으로 나누어

 

한 팀은 먼저 올라가서 이동로에 깜놀할것을 준비하고

 

나머지 한 팀은 후배를 인솔할수있게 2명만 남기고 학교 뒷산을 올라갔습니다.

 

산길에서 돌무덤같은곳에 붉은물감을 살짝 묻혀놓고

 

하얀천에 줄을 매달아 사람이 목매단것처럼 만들고

 

여튼.. 참 부족한시간에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저는 붉은물감칠을 하며 친구 네명(편의상 A, B, C, D라 하겠습니다.)과 천천히 이동하는데

 

A가.

 

A:"야.. 나는 B랑 C랑 저 앞에가서 목매단것처럼 만들께"

 

나:"그려 잘만들어 봐~"

 

그렇게 친구들을 앞세워 보내고 D와 물감칠을 하며 룰루랄라 가고있었습니다.

 

어느덧 물감이 다 떨어지고 걸어가면서

 

어디 숨어서 놀래킬 곳이 없는지 찾다가

 

친구들이 만들어 놓은 목매단 허수아비모양이 보였습니다.

 

쫌 많이 리얼했던게... 머리카락같이 꾸미고 눈도 그린것 같았죠

 

여튼 '완전 소름이야 리얼돋아'를 연발했습니다.

 

D:"야.. 우리 저기 근처에 숨자 그럼 애들이 저기 정신이 팔릴테니 그때 놀래키자구ㅋㅋ"

 

아주 좋은 생각이라 생각하며

 

그곳 근처에 풀숲에 숨었습니다.

 

숨은 위치를 정확히 표현하면

 

후배들이 지나갈 길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목맨허수아비가 있고

 

그 건너에 우리가 숨어있었습니다.

 

거리는 15미터 정도...

 

그렇게 어두운편은 아닌지라 허수아비도 잘 보였고 12시가 다되어가는 밤이라

 

아주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12시부터 저와 친구는 바짝 놀랬습니다.

 

어디선가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헉 헉.... 하악 하악....

 

쉬지않고 들려오는 소리에 처음에는 동물이라 생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거친숨소리가 나는곳은 허수아비쪽이었습니다.

 

친구와 손잡고 숨은곳을 나와서 소리나는곳으로 조금 움직여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나:"아마 산밑에 제련소같은데서 쇠때리는 소리가 산타고 올라와서 이런거 같다.."

 

D:"오.. 그런가본데... 졸라 무섭다."

 

이윽고 후배들이 오는소리가 들리고 우리가 숨어있는곳을 웅성거리며 지나갈때

 

친구와 저는 콩알탄을 난사하며 벌떡 일어나 상콤하게 놀래켰습니다.

 

귀여운 후배들 여럿 울리고 애들과 함께 남은 코스를 가던중

 

저와 D는 쫌 많이 놀랬습니다.

 

허수아비를 매달아 놓은게 보이는 겁니다.

 

애들은 무섭다느니 징그럽다느니 하며 질겁하고 지나가고

 

저와 D는 자리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하나밖에 못만드는데... 허수아비는 하나밖에 못만드는데...

 

근처에 대기하며 또 애들을 깜놀시킨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나:"허수아비 몇개 만들었냐?"

 

A:"하나~! 여기 이거 하나 ㅋㅋ 졸라 허접하지?"

 

속으로는 '아.. 시파.. 그게 그렇게 된거군....완전 홀린거로구나..'

 

저와 D는 앞에 있었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줬습니다.

 

친구들도 쫌 놀래더라구요

 

근데 한친구가 결정타를...

 

B:"오늘 일요일이자나... 일요일에도 공장같은데서 밤 12시에 일하냐?"

 

그렇습니다. 일요일이었습니다.

 

인솔이고 뭐고... 친구들이랑 함께 후배들앞에서 가오 상하지 않을만큼 떨면서 내려왔습니다.

 

이상 허접한 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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