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따라다니는 영혼..

사보이 작성일 09.09.05 17: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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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길지만 제가 겪은 이 일이 아직도 눈에 선해서 올립니다.

이 일은 90년대 초중반(93년,94년) 가을 쯤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사촌언니가 와인바를 하고 있었고 저는 자주 그곳에 가서 도와주었습니다.

가게는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었습니다.(참고로 가게는 길 끝나는 부분의 지하에 있습니다)

 

그 날도 언니 가게에 갔습니다.
그 시간이 열시를 넘겼는데 다른 날 보단 손님이 빨리 가시더군요.
언니 친구들 두 명과 저, 그리고 사촌언니와 웨이터, 피아니스트가
남아서 정리를 대충 끝내고 맥주 파티를 하고있었습니다.

 

가게는 작았지만 작은 룸 하나가 있고 테이블은 다섯개 정도,
캄캄한 인테리어에 할로겐으로 조명을 했고 피아노가 있습니다.
(대충 여느 와인바의 축소판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언니 친구중 한분이 인상도 굉장히 쎄보이고 삶도 굴곡도 많은 분이셨는데,
가끔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고 한적이 있었죠.
그 언니가 갑자기 술마시다가 피아노 앞 스피커 쪽에 뭐가 있다는 얘길 하더군요.
뭔가가 웅크리고 있다가 사라졌다고..


웨이터가 가보니 아무것도 없다고, 가끔 가게에 쥐가 들어와 다니는것 같다고
그러면서 방역문제로 대화가 바뀌고 있었습니다.

 

한 20분 정도가 지났는데 룸 쪽에서 덜컥 소리가 나면서 그림자가 사라지는걸 제가 보았습니다.
전 비명지르고 떨고 있고 전부 우르르 몰려 가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들은것도 본것도 없다더군요.

그런데 스치는 그림자라지만 이상하게 느낌이 남자 같았습니다.

 

언니들이 무서운 느낌이 든다고 빨리 나가자고 해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사촌언니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는 분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문상오라는 내용이였습니다.
문상은 충북 수안보 쪽이였고, 내일은 발인을 한다고 해서 그날 떠나게 되었습니다.
언니들 셋과 저는 서둘러 차를 탔습니다.
(사촌 언니 차는 외제차 였습니다-나중에 이 차가 어느 정도 이야기 중심이 됩니다.)


사촌언니가 운전하고 운전 할수 있는 언니가 조수석에 앉고,
저는 조수석 뒤에, 그 무서운 언니는 운전석 뒤에 탔습니다.

 

아는 분(상주)은- 언니, 저, 그 분(남자)는 어릴때 부터 동네 친구 였습니다.
양수리나 일산쪽에서 노래하는 분이셨는데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가수들 사이에서 꽤나 웃기고 노래도 잘하는 사람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처음가는 길이였지만 어느덧 충북으로 들어섰고,
수안보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이 12시에서 새벽1시가량이였고, 가로등도 드물게 있고,
지나가는 차량은 거의 없었고 가게들도 문을 닫은 시간이였습니다.

 

더 이상 상주에게 길을 물어 보기도 미안하고 핸드폰 배터리도 거의 없어
막무가내로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핸드폰은 언니만 갖고있었습니다.)


그러다 계속 같은 사거리를 지나는것 같아 불켜진 파출소로 들어가 길을 물었습니다.
경찰분이 친절히 골목 몇 곳 만 돌면 된다고 말씀해 주더군요.
(상 당한 집 물어보니 바로 알려주시더군요)

 

저는 가게의 일은 잊고 언니들과 길을 찾기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길은 없는것 같고 논길이 나타나는거 였습니다.(경운기 지나갈만한 넓이)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경찰이 일러준대로 가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삼거리 우회전, 직진해서 두번째 사거리 좌회전....이런식으로 기억하며 갔습니다.)


논이 있는 곳은 가로등도 없더군요.
밝은 달빛과 헤드라이트만 이용해 캄캄한 길을 헤쳐 천천히 나가고 있었는데,
제 눈에 논길입구에 서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파란 백수 트레이닝복에 머리는 많이 헝크러져있었는데
논 길 입구에서 주머니에 손 넣고 먼곳을 쳐다보는것같았습니다.


저는 그 곳 주민인것 같아 언니에게 저 사람에게 물어보자고 했습니다.
조수석 언니도 남자를 봤다고 그러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차는 몇 미터 앞으로 가 있었기 때문에 후진을 해서 남자있는 곳으로 가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순간 모두 동시에 소릴 지르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불과 30초도 않지난것 같았는데 달빛에 비친 논길엔 정말 아무도 없더군요....


두 명이 동시에 착각할일은 없었고 분명 인상착의까지 같았습니다.

 

그리고 더 놀란것은 우리가 남자를 발견해서 몇미터 앞으로 갔던 곳 바로 앞이 1미터 정도의 낭떠러지 였습니다.
앞엔 길도 끊기고 낭떠러지에, 계곡(?),바로 더 앞엔 산이 있더군요.


높이는 낮아 죽진 않았더라도, 여자들끼리 모르는곳에서 이상한 남자도 보고,
가게에서 이상한 일도 있었기에 너무 놀랬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후진을 해서 그길을 빠져 나갔는데 바로 뒤에 밴이 길을 막고 서있더군요,
남자들이 두 명 정도 내려 차  앞유리를 두들겼습니다.


길을 막고 낯선 남자들이 유리문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거의 혼수상태까지 갔습니다.

일단 문은 잠그고 유리창만 조금 내려 그 남자를 봤습니다.


그 분이 "아니 길도 없는곳으로 계속 들어가서 뒤에서 클락션도 울리고 하이빔도 쐈는데 왜 그냥가냐"
"혹시 차가 서울번호고, 외제차인것 보니 조문가는 사람인거 같은데 맞냐"더군요.

 

그 분들도 조문객이였습니다.우리는 맞다고 얘길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한 다음 그 차 뒤를 따라 문상하는곳 갔습니다.

 

조문을 끝내고 내어준 음식과 술을 하면서 그 구원자(^^:)일행-알고보니 유명한 가수분들..과 그 얘기를 하는데,

 

어르신 한 분이 우리 얘길 듣고 귀신이 멀리서 부터 쫒아 왔다면서
그 인상 쎄보이는 언니에게
"남자친구 두명이나 보냈네" 하면서
"그 중 하나가 지금도 따라 다닌다고,
그래서 너를 지켜주기도 하고,
너를 감시하기도 한다"고 말씀하더군요.

 

그 언니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서 말을 하는데,
어릴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밤 늦게 가게 다녀온다며 나갔다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칼로 찔려 죽었다면서 아직도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2년 후 새로 사귄 남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말하며 울더군요.

 

그 언닌 남자만 새로 만나면 남자분들이 하던 일도 망하고, 남자 분 지인들이 돌아가셔서
힘들게 헤어지게 되어 지금은 결혼 생각도, 남자 만날 생각도 안하고 산다더군요.

 

그 어르신이 그 얘기 듣고 굿을 해야 그 남자 갈 길로 가고 너도 편해진다면서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나중에 굿은 했는지 않했는지 모릅니다.

 

그 언닌 지금 외국에서 살고있고 가끔 한국에 나오는데 지금은 교포분과 결혼해서 잘 살고 계신답니다.

 

제가 본 그 형상들이 언니의 죽은 친구와 연관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처음으로 영혼을 본 사건이 였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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