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투시경....

벌써몇년 작성일 10.06.27 03: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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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근처 해안 초소에서 부사수 함께 평소처럼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적이 북쪽에서 잠수정을 타고 침투해 오는지 감시하는게 주요 목적이었고, 후방 쪽에 있는 부대라 크게 긴장감은 없었다.

 

근무중에 전방을 주시하면서 부사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이미 많은 이야기를 했었기에 의미없는 이야기들만

 

주고 받았다. 순간 더이상 할말이 없어지자 정적이 일어 고요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밖에 전역후 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방을 감시하던 부사수가 전방에 누가 있는것 같다고 말을 걸어왔다. 야간 투시경을 받아 들고 살펴 봤는데 전혀 이

 

상한 것이 없었고 고요하기만 했다. 아무것도 없는데 뭔 소리냐 다시한번 있는지 봐보라고 건내줬다. 야간 투시경을 건내 받

 

은 부사수가다시 전방을 살펴보더니 지금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로 보이는 형체가 바위 끝에 앉아있는데 위험해 보

 

인다고.. 나는 다시 뺏어 들어 바위쪽을 살펴 봤다...

 

있다.. 정말 뭔가 보인다.. 저게 뭐지...?

 

정말 어린아이처럼 작은 체구의 사람이 아슬아슬하게 바위 끝에 걸터앉아있는게 보인다. 이곳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곳인

 

데라는 생각을 떠올릴려 할때 쯤에 그 아이의 시선이 내쪽을 향하는 느낌이었다. 분명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것 같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옆에서 부사수가 뭐라고 말하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몇초가 흘렀는지

 

조차 알수가 없다.. 그냥 멍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힘겹게 정신을 차리는 순간.. 

 

그 놈이 이쪽으로 뛰어온다. 생각보다 빨랐고, 장애물 사이로 너무 부드럽게 이곳을 향해 다가오는데 상식적인 움직

 

임이 아니였다. 많은 장애물이 마치 그놈에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 듯... 거침없이 빠르게 오고있었다.

 

부사수에게 'xx 그새끼 나랑 눈 마주쳤는데 이쪽으로 오는것 같다'고 말하기 무섭게 '다다다다닥,,, '하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신경을 귀에 집중했고, 그 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부사수가 초소 주변을 빙글빙글 맴돌고 있는 것 같았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신음하듯 내뱉었다.. 혼자 였으면 기절할뻔 했지만 부사수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됬다. 일단 그 놈이 바로

 

앞에 온것은 확실했다. 겁이났지만 야간 투시경을 부사수에게 주고, 나가서 살펴보려고 하는데 순간 발자국 소리가 멈추었

 

다.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귀신에 홀린듯한 느낌에 불퀘감과 말할수 없는 두려움이 내 몸

 

을 지배했다. 이때 초소에서 부사수의 신음 소리와 함께 요란한 소리가 났다.

 

정말 미칠것만 갔았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공포였다. 

 

놀라서 달려가보니 부사수가 눈이 뒤집혀서 기절해 있었고, 손에 야간 투시경을 꽉 쥐고있었다. 본부에 연락해서 간단하게

 

부사수가 기절했다고 보고해서 빨리 조치를 취했고, 사정해서 근무시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게 되었고

 

방금 일어난 일은 말하지 않았다.. 아니 근무자들을 위해서라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본부로 옮겨져 몇시간 뒤 부사수가 깨어났고 안정을 되찾은 뒤 나는 조용히 물어봤다.

 

내가 잠깐 나간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 때 상당히 충격을 받았는지 목소리가 상당히 떨려왔다.

 

내가 나가려 하자 발자국 소리가 멈추는 것을 같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나가서 이리저리 살펴보러 다닐때 부사수도 문앞에 나와서 이리저리 둘러 봤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였고..

 

그래서 야간 투시경으로 봤는데 내 뒤를 꼬맹이가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걸 봤다고한다.

 

뭔가 어색한 모습에 자세히 봤더니 꼬맹이 발목부터 밑부분이 없었고 둥둥 떠다니면서 내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고..

 

이 것을 나에게 알리려고 하는데 아무리 외쳐도 소리가 안나오더라는 것이다. 그리곤 그놈이 뒤를 돌아 부사수를 향해 웃는

 

데..그뒤로 자기가 어떻게 된지는 기억이 안난다고 한다.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니.. 

 

또다시 그 근무지에 투입할 용기가 없었다. 분명 멀리 바위 끝에 앉아있던 꼬마 아이를 봤었고,

 

이쪽으로 뛰어 오는걸 봤었다. 하지만 초소 밖으로 나와 찾으려 할땐 보이지 않았는데 야간투시경으로 보던 부사수 눈에는

 

그 귀신이 보였던 것이다. 맨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야간 투시경으로 볼 수있었던 귀신... 그저 장난으로 내 뒤를 졸졸 따라 다

 

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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