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있긴 있나 봅니다_ 군대이야기

Mcrow 작성일 10.07.03 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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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짱공유 와서 글을 남겨보기는 처음이네요.

 

지금까지는 찰카닥에서 예쁜여자 사진만 보다가요

얼마전에우연찮게 일로 들어와봤는데

 

많은 분들이 글을 올려주시네요,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 많네요.

 

여기와서 많은 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글을 직접 남기는 것은 처음이지만,,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이야기지만 여기서 이야기들을 듣고

영적인 것에 대한 환상이 진짜라고 느끼게 되네요.

 

저는 불교를 믿으시는 어머니와는 다르게 이런 부분에 늘 둔감했습니다.

귀신 같은 건 잘 안믿는 편이고, 사후세계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죠.

 

종종 음기가 가득찬 곳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귀신을 보는 일도 있었지만, 그건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당시에 느꼈던 공포 역시,, 나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군복무를 했던 곳은 다른 분들처럼 음기가 많을 것 같은 전방이나 후방지역이 아니라,

서울 한 복판이었습니다. 잘 안보이지만 서초동에 있는 대법원 바로 옆에 병사 500명이 넘게 지내는 군부대가 하나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군법을 존중해 구체적인 부대이름은 명시하지 않겠습니다만 아는 분들은 아시겠죠.

과거 안기부 요원들이 많이 들락날락 거렸고 북파공작원들을 양성한 곳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어학병으로 근무했습니다.

 

처음에 들어온 이등병들에게 고참들이 장난을 많이 칩니다. 이곳에서 고문 받다가 죽은 정치범이나 간첩들의 영혼이

이 근처를 떠돌고 있다는 등의 되도 않는 장난이죠.

 

그런데 이등병 입장에서, 이 부대에 미국 cia나 국방성 요원들이 가끔 방문하는 걸 보면,

아 그럴법 하구나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습니다.

 

물론 군생활에 적응이 되면 다 허풍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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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학병으로 1년이 넘도록 교대근무를 했기 때문에 초소근무를 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령관이 바뀌면서 일련의 부대개편이 이루어 졌고, 저희도 초소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우리들 중에 초소근무를 서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죠.

 

이 사령관이라는 사람이 흔히 말하는 빡센 분이었습니다.

 

다른 제대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근무를 서는 여러 초소 중에,

 

4초소는 귀신이 자주 출몰해 근무를 서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사령관이 바뀌면서 이 4초소 근무도 서게 되었습니다.

 

그 얘길 듣고 실소했죠, 4라는 숫자가 죽을 사(死)와 음이 똑같다고 불결하게 여기는, 그런 진부한 스토리 쯤으로 여겼거든요.

 

그 때부터 이 부대의 4초소 근무는 로테이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다른 초소부터 시작했는데요, 당직을 맡은 선후임들

 

의 말을 들어보니, 4초소에 갔다온 병사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돌아온다고 하더군요.

 

(다른 부대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하사관 숫자가 부족해서 당직하사 업무를 병사들이 대신했거든요)

 

이야기인 즉슨 그곳의 음기가 가득해서 귀신을 봤다거나,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거나, 사고가 나서 발목이 나갔다거나,

 

뭐 그런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저는 심리적인 원인에서 기인한 착각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정적인 사고는 4초소 근무가 저희부대 차례가 되었을 때 발생했습니다.

 

병장이었던 제가 이등병 한명을 데리고 4초소에 투입되었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시간은 00시 였는데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등병을 당직사관이 오는지 망을 보게 하고 병장들은 대개 잘 안보이는 곳에서 쉬기도 하거든요,

저는 초소 뒤에 쌓여진 방호에 기대 앉아서 쉬고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후임도 쉬게 해줄 요량으로 잠시 졸고 있었더랩니다.

 

근데 어리버리한 이등병이 갑자기 정신이 어디서 났는지, 보통 사관이 나타날 일도 없거니와 설령 그래도 

흐지부지 하게 넘어가는 수화를 열심히 하더래요. '누구냐 움직이면 쏜다..!'

 

저는 당직사관이 나타난 줄 알고 속으로, '아씌, 사령관 바뀌면서 분위기가 빡세졌다더니 여기서 요령피면 간부들에게 갈굼 먹겠다' 하고 재빨리 일어나서 경계총 자세를 취했더랍니다.

 

근데 웃긴건 아무도 없었다는 거죠.

 

인데 임마가 계속 짓껄이는 겁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그리고는 암구호를 *듯이 외쳐댑니다.

 

그때 문어가 '보너스' 였습니다. 답어는 김치찌게 였는데, '보너스!' '보너스!' 외치는게 사뭇 돌아이 같았죠.

 

근데 엄청 크게 소리를 지르더랬죠. 보통 형식상 하잖아요.

 

얘가 이등병이라 정신이 나갔나보다 싶었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싶기도 하고, 나름 빠릿빠릿한 후임병이었는데.

 

제가 붙잡고 랜턴으로 앞을 비추면서 나름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 야 아무도 없어 정신차려, 소리만 난다고 무조건 수화할 필요는 없어, 사관이 나타나면 해야..'

 

근데 이 인간이 눈동자가 엄청 커집니다. 그리고는 수화를 다시합니다. '손들어,,'

 

저는 그때 병장달고 처음 근무를 나갔던 거였는데요,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군요.

엎드려쏴 자세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옆에서 건들여도 꿈쩍도 안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수화를 하더니 이제는 중얼중얼 거립니다 *처럼요,,

그러더니 탄창을 채우고 장전을 하지 뭡니까,,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그렇게 안되더군요.

 

군법이 어떻게 규정되어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다행히도

저희는 실탄이 아니라 공포탄을 지급했었습니다. 과거에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긴 하지만 정신나간 놈이 총을 장전하는 모습을 보니 지레 겁이 나더군요. 이놈을 뒤에서 붙잡았습니다.

 

그런데도 격발을 하더라고요, 아무말도 없이. 딱 두발이 나갔는데,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병사들에 무전을 받고 온 간부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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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제대 다음에 4초소 근무를 했던 부대에서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있다보니까 영문으로 간부들이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요,

4초소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병사 하나가, 저녁 9시 정도 되었을까요. 점호 전이었는데

 

주황색 떡볶이 아시죠, 그거 입고 차가 밖으로 나갈때, 같이 나가더래요. 제 후임이 당직이었는데,

이 병사가 떡복이를 입은 상태로 차랑 같이 뭔가에 홀린냥 자연스럽게 걸어나가더래는 겁니다.

 

도시 한복판의 군부대, 그 영문을 볼때면 늘상 나가고 싶은 충동이 생기긴 하는데ㅎㅎ

정신이 나간거죠.

 

경호소대 병사들이 와서 실컷 두들겨 패고 영문 바로 앞에서 붙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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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저와 같이 근무를 섰던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약간 헤진 듯한 회색 정장을 입은 아저씨가 보였다고 하더군요.

 

얼굴은 굉장히 피폐해 있었고, 코가 크고 광대뼈가 튀어나온게, 키는 170이 안되고 약간 이국적으로 생겼답니다.

 

그런데 헛것을 본 것 치고는 묘사가 제법 디테일 했어요.

 

이 이후에도 사고가 끊이지 않자, 간부들이 4초소에 같이 근무하도록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그런 일들이 계속 일어났고, 일부  간부들 중에 자신도 귀신을 봤다고 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가 전역하고 한참 되서 들은 이야기인데,

 

 

모 제대의 중령쯤 (이 분들 직책이 대개 과장이어서 저희는 과장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되시는 간부 한 분이 4초소를 조사해봐야 겠다고 하셨고, 각 제대별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4초소에 병사들을 보내서 그 일대를 알아봤더래요.

 

저희부대는 서초동 서리풀 공원이라고 되어있는 제법 우거진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는데요, 4초소 근처에 무덤이 있더랬죠.

 

묘비하나 없는 그 무덤을 파보니 관이 있었는데, 희안한건 그 관이 똑바로 누워있지 않고 세워져 있더랍니다.

그리고 무덤속엔 물이 반쯤 고여있었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된 시신이,

 

40세 정도 되는 나이에 코가 크고 광대뼈가 튀어나온 단신의 중년이었습니다.

제법 디테일했던 설명이 과거 제가 함께 근무했던 이등병 꼬마애의 설명과 비슷하더군요.

 

이런 얘기는 티비로만 봐서 우습게만 생각했었는데, 제가 있던 곳에서 접하니까 소름 돋더라고요.

 

그 뒤로는 4초소의 음산한 기운이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4초소에 근무를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네요, 얼마간 안했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혹시 아시는분 계신지~

 

헤헤

그냥 말을 한번 써보고 싶어서 써봤습니다만,

정말 귀신이라는게 있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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