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니아 미스테리 마지막

신지현 작성일 12.03.02 19: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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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의 분석 보고서는 범인이 기계를 다루는 데 능하고 과학 지식이 있으며, 이러한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매우 검소한 성향의 사람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피셔가 보기에 중계탑 옆에 살던 빌 로드스타인은 이런 묘사에 정확히 맞았다.

그는 폭탄을 만들 만큼의 지식이 있었으며 (검찰도 폭탄의 실제 제조자는 로드스타인이라고 인정한다),

범행 지시서에 묘사된 것과 같은 번듯한 고급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피셔 교수에 따르면 로드스타인은 처음부터 경찰을 가지고 놀았다.

웰스에게 넘겨 준 범행 지시서를 통해 경찰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지시한 것이나 다름 없었고,

그렇게 열심히 추적한 끝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는 미궁에 빠지게 만들었다.

 

냉동된 시체를 신고한 것도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아무 것도 숨길 게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자기과시형 떠벌이 공범자 암스트롱을 교도소에 처넣음으로써 웰스 사건이 쉽게 누설되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암스트롱 재판의 최후 신문에서 검찰은 이 사건을

"치밀하게 모의하고 공들여 수행했으나 결국 무참하게 실패하고 만 범죄극"이라고 규정했다.

만일 이 범죄의 동기가 돈을 강탈해 내는 것이었다면 검찰의 규정이 맞다.

 

그러나 다른 동기가 있다면?

 

 

피셔 교수는 로드스타인은 처음부터 돈에는 관심이 없었고, 자신의 명민함을 과시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똑똑하고 재능이 있는 수완가였으나 인생에서 실패하고 은둔하여 사는 사람으로서 로드스타인은,

자신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드라마가 방송의 톱 뉴스가 되고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꿈꾸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는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만 모아 공범을 구성했으며, 그들에게도 범죄의 일부 측면만을 알려주어 전체 구도를 모르도록 했다.

 

피셔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로드스타인은 웰스 사건으로 수사도 받지 않았고 처벌도 받지 않았죠. 완벽하게 경찰과 세상을 속인 겁니다. 그리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죽었습니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이 작자입니다.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세상을 떠났으니."

 

 

이것은 범죄 전문가 피셔 교수의 추정이다.

이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암스트롱의 주장도 피셔의 추론에 가깝지만, 적어도 검찰과 배심원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과연 실패한 천재 로드스타인이 모든 계획의 주모자였을까.

아니면 검찰의 주장대로 암스트롱이 모든 일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일까.

로드스타인이 죽어 버렸으므로 사실 여부는 영영 알 수 없게 되었다.

 

종신형이 선고될 것이 확실한 암스트롱에 대한 최종 선고 공판은 지금으로부터 2주 뒤인 2011년 2월28일 이리 시 지역 법원에서 열리게 된다.

 

범죄에 가담한 사람 중에서 가장 끔찍하게 죽은 피자 배달원 브라이언 웰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 중에서 가장 순진한 사람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는 한편 범행의 공모자이면서, 한편 피해자다.

 

사건직후, 웰스의 건너집에 사는 니버 벨은 그가 은행 강도를 하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누구나 이웃이 되고 싶은, 그런 종류의 사람이죠. 그는 천성이 조용한 사람이었어요. 물질적인 데는 관심도 없었고요. 그는 그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었어요."

 

 

물론 이것은 그가 범행에 가담한 사람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 나온 증언이었다.

그러나 그는 30년 동안 피자 배달을 하며 이렇게 조용하고 성실한 이웃으로 살아 왔다.

 

그가 목에 폭탄을 매단 채 은행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시작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는 이제 영원히 풀리지 않을지도 모르는 의문 하나를 여전히 남긴 채 막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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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첫번째 지시서

 

 

 

이변은 없었다. 오늘(2월28일) 오전 이리 시 연방법원에서 열린 피자 폭탄 사건, 혹은 브라이언 웰스 사건의 피의자 매조리 암스트롱(62)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미 유죄 평결을 받은 암스트롱에게 예정대로 종신형에 30년을 더한 형이 선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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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에게는

 

1) 은행강도를 주도하고 교사하여 사람을 죽게한 죄

 2) 폭력 범죄에 폭발물을 사용한 죄

 3) 은행강도를 모의한 죄 등이 적용되었다.

 

1)은 무조건 종신형, 2)는 무조건 30년형이 선고되며, 3)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

연방 판사 션 맥클로플린은 일반적인 경합범 처리 관례를 따르지 않고 1)의 형에 2)의 형을 추가하도록 선고했다.

종신형에 30년을 더한다는 것은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범죄에 대한 처벌의 단호함을 보이기 위한 결정으로 생각된다. 맥클로플린 판사는 "해당 범죄의 잔악함에 비추어 볼 때 이 형량은 적합한 것이며 전적으로 합리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암스트롱의 국선 변호사 더글러스 슈거루는 암스트롱이 동거남 제임스 로든을 살해하여 냉동고에 처박아둔 죄로 이미 7년 전부터 형을 살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 기간이 새로 선고되는 형량에 포함되도록 요청했으나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역시, 종신형에서 7년을 더하든 빼든 실질적인 차이는 없으며, 상징적인 요청과 거부라고 할 수 있다.


암스트롱은 그동안 재판에 협조적이지 않았으며, 심지어 자신의 변호사에 대해서도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녀가 재판을 보이콧함으로써 선고 공판이 그녀의 출석 없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이 날 암스트롱은 법정에 출두하여 판결을 받았다.

 


이 날 그녀는 자신이 웰스 사건과 관련이 없으며 누명을 썼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반면 피시시니 검사는 "암스트롱은 탐욕에 눈이 어두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악마와 같은 존재다"라고 주장했다.

 

 

이 날 법정에 나온 피자 배달원 웰스의 누이 진 하이드 암스트롱의 말을 믿는다면서 그녀가 이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웰스의 가족들은 이 사건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재판 직후 암스트롱은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료진은 선암으로 투병중인 암스트롱이 앞으로 3~7년 정도밖에 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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