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개눈까르 작성일 16.05.29 14: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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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일사진편

나의 생일날, 집에서 파티를 열었지.

집안에서 친구들 모두 모여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한 것이 비쳐 버렸어.

등뒤의 장농에서 하얀 얼굴에 새빨간 눈을 한 낯선 여자가 얼굴을 내밀고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어.

우리들은 너무나 무서워서 영능력자를 수소문해서 그 사진을 감정 받았지.

그랬더니 「이 사진에서는 영기가 느껴지지 않는군요. 심령사진이 아닙니다.」라지 뭐야.

에이~ 괜히 깜짝 놀랐잖아.

난 또 귀신인줄 알았내. 다행이다.

 

2. 행방불명편

1997년 일본 구마모토현(くまもとけん) 한 시골 마을에서 '마도카(まどか)'라는 어린 소녀가 행방불명 되었다.

 

오후, 어머니와 함께 공원에서 산책하던 중, 어머니가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었다. 소녀와 놀고 있던 동갑내기 또래아이들은 

 

「에? 마도카라면 방금 전까지 나랑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는데?」

「내가 미끄럼틀을 타자고 했지만 모래밭에서 논다고 하길래 나는 혼자 미끄럼틀을 타러갔는데.」

 

등으로 증언했다. 소녀의 부모님은 놀이터에서 계속 마도카를 찾다 저녁이 되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 시골마을에서의 사건이었기 때문에 조금 대응이 늦기는 했지만 저녁 무렵에는 각지에 검문이 마쳐졌다. 그러나 전혀 수사에 진전은 없었고 그러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 마침내 1년이 지났다.

 

소녀가 행방불명 된 지 1년 째, 경찰은 

 

「이제 마도카는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도 전력을 다했고, 앞으로도 수사는 계속 하겠습니다만 일단 위에는 여기서 사건종결로 보고를 하겠습니다」라고 부모님에게 고하고는 집을 나섰다.

 

소녀의 부모는 거기서 도저히 단념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수단으로 「행방불명자나 지명수배자를 투시로 찾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그 당시 제일 유명했던 영능력자(れいのうりょくしゃ)를 찾아 소녀의 행방을 의뢰했다. 그는 처음 소녀가 행방불명이 된 공원에 가고, 자택에 가고, 그 소녀가 입었던 옷, 구두 등을 손댄 후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한숨을 내쉰 후, 영능력자는 한 마디를 말했다.

 

「마도카는 살아있습니다」

 

그 말에 소녀의 부모들은 흥분에 휩싸여 서로를 얼싸안았다. 그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럼 마도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영능력자는 조금 슬픈 얼굴을 하더니

「마도카는 유복한 생활을 하는 듯, 마도카의 눈에 고급가구가 보이고 있습니다」

「전혀 굶고 있지도 않습니다. 지금도 그녀의 뱃 속에는 고급요리가 들어있습니다」

 

어머니는 그 말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금 진정하고는 

「그럼 마도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가르쳐주세요!」

하고, 마지막에는 다시 발광하듯이 소리치며 말했다. 그러자 영능력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온 세상에 있습니다.」

 

소녀의 부모들은 잠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10초쯤 굳어있다가, 그 후 바닥에 실신하듯 쓰러져 울었다.

 

3. 캠코더편

독신 생활 하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가 사는 곳은 평범한 아파트지만, 이따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밖에 나갔다 돌아오면 커텐의 형태나 쓰레기통 위치 같은 게 미묘하게 변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최근 들어 다른 누군가의 시선까지 느껴지는 나날

 

이에 기분이 나빠진 남자는 친구에게 이 일에 대한 상담을 했다.

 

남자

「혹시, 스토커일까? 경찰 신고가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실제 피해가 없으면 경찰은 움직이지 않는다던데.」

 

친구 

「캠코더 촬영같은 걸 해보면 어때? 만약 진짜 스토커가 있다면 증거품이 될테니 경찰도 납득할 거야」

 

친구는 매우 구체적인 방법과 비디오 카메라를 빌려 주기까지 했다. 

이에 힘입어 남자는 바로 캠코더 카메라를 설치했다. 

다음날 아침 나가기 전 녹화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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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갔다 돌아온 남자는 더욱 초조해 졌다. 

방안에는 침입자의 흔적이 여느때보다 확실히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건 진짜 스토커 찍혀 있을 지도…」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며 캠코더 녹화를 멈추고, 재생을 시작했다.

 

한동안은 아무 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날이 저물고 얼마 있지 않아, 낯선 여자가 부엌칼을 가지고 방에 들어 오는 게 보였다.

 

「…!!!!!!」

 

잔뜩 위축된 남자는 곧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찍혀 있어!! 찍혀 있어!! 스토커 찍혀 있어!!!!」

 

공포를 넘겨 완전히 흥분한 남자는 녹화된 영상을 보면서 친구에게 내용을 실황하기 시작했다.

 

「쓰레기통 뒤지고 있어…」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 여자가 방안을 돌아다녔을 걸 생각하니 남자는 절로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이걸로 경찰도 움직여 주겠지?」

 

남자가 한가닥 희망에 마음을 놓고 있던 중, 화면속 여자는 남자의 방 옷장에 들어가는 게 아닌가.

 

「우아…옷장에 들어갔어, 게다가 좀처럼 나오질 않아……」 

 

남자가 친구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중, 또 다른 누군가가 방에 들어 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영상 속 남자는 점차 가까워지더니 이내 영상이 멈췄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4. 노인과 게임편

노인이 남자에게 말한다.

 

「게임을 하나 하겠나?」

 

노인이 설명한 게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자안에 고액의 상금이 들어 있는데 남자가 상자를 열 수 있다면 그 안의 상금은 남자의 것이 된다.

상자는 아주 튼튼해서 맨손으로 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상자 옆에는 도끼같은 것들이 놓여있다.

 

시간제한은 없다.

 

남자는 얼마든지 하자고 한다.

 

돈을 얻을 기회만 있고, 자신이 손해볼 것은 없는 아주 매혹적인 게임이었다.

참가의사를 밝힌 남자에게 노인이 말한다.

「사실 상자속 상금에 다다르기까지 난관이 몇 가지 있다. 5만엔만 낸다면 상금의 바로 옆에서 시작하게 해주지.」

남자는 웃는 얼굴로 5만엔을 내민다.

 

 

 

 

 

 

 

 

게임이 시작되자 상금은 남자의 눈앞에 있었다. 

 

5. 수박서리편

어느 수박 농가에서 상습적으로 밭에 몰래 들어와 수박 서리를 하는 놈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좋은 대책이 없을까 궁리를 한 끝에 멋진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간판을 만들어 수박밭에 세워두었다. 

 

「경고! 이 밭에는 청산가리가 들어 있는 수박 1 개 있다.」 

 

그 다음날 농부가 밭에 나와 수박을 확인하니 하나도 없어진 것 없이 수박은 모두 무사했다. 

 

다만 간판 아래쪽에 한구절이 덧붙여져 있었다. 

 

「지금은 2 개」 

 

 

6. 비오는 날

비오는날...

한 남자가 한손에는 우산을 쓰고 한손으론 7살 난 여자 아이를 엎고 숲속 깊은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여자 아이는                                                         

「빗물이 다 묻잖아─ 추워─ 추워─」                                                   

하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말했습니다.                                                      

「돌아올때는 등이 젖겠군.」 

 

 

7. 불청객편

결혼한지 이제 2년째.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 일을 하고 주말에는 쉽니다.

빨래나 청소 같은 건 언제나 미뤄뒀다가 토, 일요일이 되면 한꺼번에 해왔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내키질 않아서 그냥 멍하게 있다가 잠깐 낮잠을 잤습니다.

 

남편도 일어나지 않고 있어서 그다지 신경 안쓰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점심때쯤일까 인터폰이 울려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30대~ 40대 정도로 보이는 낯선 여성이 서있었습니다.

뭔가 돈을 받으러 온 걸까요? 아니면 남편을 만나러?

 

남편이 일어나질 않아서 확인할 수도 없는데다가

나도 잠옷바람으로 단정치못한 모습이라서

응답하지 않고 조용하게 사람이 없는 척 하고 있으니 또각또각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3분 뒤 다시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같은 여성이었습니다.

왠지 기분이 나빠져서 역시 응답하지 않고 있으니 그 여성은 다시 돌아갔습니다.

 

저녁이 되어 찬거리를 사러 나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열쇠로 잠그려는데

투명한 셀로판지로 감싼 꽃 한송이가 편지함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약간 시들어버린 국화꽃이었습니다.

 

서서히 이 일의 중대함을 깨닫고 무서워졌습니다.

어째서? 어떻게!

 

혼란스러운 머리속으로 낮에 찾아왔던 그 여성이 떠올랐습니다.

 

밖으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 저는 혼자서 두려움에 떨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8.반년 전, 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는 상당히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흥분한 상태라 아이가 사고라도 당한 건지, 불안해졌다.

이윽고 담임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어머님,***[아이 이름]은 여자가 아닙니다.

 

거기가 함몰되어 있을 분, 훌륭한 사내 아입니다. 곧바로 수술하면 괜찮을 겁니다."

 

 

 

깜짝 놀라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확인해보니 역시나.

급히 병원에 가서 수술했다.

 

다행히도 아이의 그것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의 아들이 있는 것도 훌륭하신 담임선생님덕분이다.

 

 

9.

 

집에 들어가는 길에 뺑소니를당해 입원했다.

다행히 심한 부상은 아니어서, 퇴원 후 통원치료 받기로 했다.

퇴원하고 집에 돌아오니 친한 친구가 왔다.

 

 

 

-병원에 병문안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

-괜찮아. 신경쓰지마.

 

 

 

-범인 얼굴은 봤어?

-아니, 갑자기 당해서 못 봤어.

 

 

 

-그래? 그렇군.

-너도 조심해라. 사고 당하는 거 한 순간이더라.

 

 

 

-그래, 난 이제 돌아갈게. 다음엔 진짜로 병문안으로 올게.

-응 와줘서 고맙다.

 

 

10.

어느 가족이 계곡으로 놀러가고 있었다.

휴가를 갈 형편은 전혀 아니었지만, 여름이니 무리해서라도 가는 것 같다.

 

가는 곳은 산 속 외진 곳이라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산기슭 근처까지 오니 아이가 배고프다고 징징거린다.

 

어쩔 수 없이 내려서 정류장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몇 시간을 텔레비전을 보며 기다리는데,

속보로 아까 버스가 낙석 사고로 전원 사망이라는 뉴스가 흐르고 있었다.

 

아내는 "그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중얼거렸다.

남편은 "바보같이 무슨 소리야!" 라고 고함쳤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내 말이 맞기도 한 것 같다 .

 

11.

초등학생 때 5명이서 숨바꼭질을 했다.

내가 술래다.

 

"이제 됐니?"

"아니~"

 

"이제 됐어?"

"아니~"

 

"이제 됐어?"

"응~"

 

친구들이 다 숨은 것 같다.

하지만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모두 집에 돌아간 것 같다.

나도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20년 후……. "찾았다"

 

 

12.

내 친구가 학생시절에 방을 빌려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방의 벽 한쪽에

 

"엄마 아빠 최고"

 

라는 아이의 낙서가 남아 있었다.

 

그 삐뚤빼뜰한 어린이 글씨의 그 낙서를 보고

 

절로 미소가 나온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몇 달간 거기에 살고 있었는데 역시 자취 보다

 

기숙사가 돈이 덜 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방을 비우면서 청소를 하고 가구를 움직이는 동안

 

문득 벽에 있던 낙서 아래에 또 다른 낙서가 보였다.

 

"엄마 최고"

"엄마 아빠 최고"

 

친구는 신기한 생각이 들어 원래 있던

 

가구까지 완전히 밀어내고 벽을 보았다.

 

벽에는 빽빽하게 낙서가 가득했다.

 

"엄마 최고"

"엄마 아빠 최고"

"아빠 최고"

"엄마 아빠 최고"

"엄마 최고"

"엄마 아빠 최고"

"아빠 최고"

"엄마 아빠 최고"

 

빽빽하게 수없이 가득 적혀 있는 낙서에 친구는 놀랐다.

 

가장 아래에 쓰다가 멈추게 된 글씨로 마지막 낙서가 있었다.

 

"엄마 엄마 제발 살려줘 엄마 엄마 엄마 엄마"

 

 

 

13.

어느 날 전학생이 왔다.

자리는 바로 내 옆 자리.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점점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가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전학생에겐 죽은 누나가 있었다고 한다.

 

누나는 신경계의 난치병으로,

 

의식은 있지만 신체를 잘 움직이지 못하여,

죽기 전 몇 달 동안은 자주 죽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엄청 무거운 이야기를 초면에 이야기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큼 나를 친구로 대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방과 후, 전학생 집에 놀러가기로 했다.

 

전학생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는데,

 

두 분 다 밤이 깊어야 돌아오신다고 한다.

방에서 게임하면서 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전 학교 혹은 지금 학교에 대해.

 

그러다가 문득,

"아, 너네 돌아가신 누나 말인데……." 라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전학생의 얼굴이 순간 바뀌면서 "그 이야기는 이제 됐고."

 

라며 화를 냈다.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왠지 분위기도 이상해지고 거북해져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전학생에게 말을 건네자, 허물없이 대해주었다.

전학생도 어제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뭐 그리고는 친구로 사이좋게 지내자고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전학생이 학교를 쉬었다.

선생님의 말씀으론,

 

 

어젯밤,

 

집에서 계속 투병생활 중이었던 누나가 죽었다고 한다.

 

 

 

14.

 한 여자가 대학 입시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눈앞에 남자가 나타나 말했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대학에 합격하고 싶다고 했다.

그 후, 여자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몇 년 후, 여자는 취직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취직하고 싶다고 했다.

그 후, 여자는 원하는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다시 몇 년이 지났다.

여자는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나타나 말했다.

 

"당신의 소원은?"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남자는 말했다.

 

"이런, 순서가 잘못되었군……." 

 

 

 

15.

 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했다.

 

2년 간 사귄 여자친구와 함께 타임캡슐을 고등학교 뒤에 있는 큰 소나무 아래에 묻었다.

 

나중에 결혼하게 되었을 때 꺼내자고 약속했다. 타임캡슐에 뭘 넣었는지는 서로 비밀, 만약 결혼하지 않게 되면 그대로 두기로 했다.

 

1년 후. 여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10년 후, 대학시절에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하게 되었다.

 

나는 약혼자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모두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전 여자친구의 몫까지 행복해지자며 타임캡슐을 대신 꺼내고 싶다고 했다.

 

나는 반대했지만, 그녀의 생각을 자신이 이어가고 싶다며 약혼자는 고집을 피웠다. 아마 전 여자친구에 대한 질투도 있었을 것이다.

 

결혼식 며칠 전 휴일.

고향으로 돌아가 타임캡슐을 꺼냈다.

 

내 타임캡슐에 들어있던 건 전 여자친구가 짜 준 머플러.

약혼자는 조금 기분이 안 좋은 표정이었지만, 곧바로 전 여자친구가 묻은 타임캡슐을 열었다.

 

거기에는 주먹 정도의 검은 덩어리가 들어가 있었다.

잘 보니 작은 팔다리에 조그만 사람머리가 있는 것 같았다…….

 

 

 

16.

 양팔을 골절해서 입원했다.

 

하루 종일 침대에 얽매이고 있어서 처음에는 심심했지만,

2인실이라 옆 환자 저절로 친해지게 되었다.

 

매일 가족이나, 취미, 그리고 상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최근에 대수술을 끝낸 것 같았고, 한쪽 팔이 없었다.

참혹한 광경이었지만, 그는 밝은 성격이었기 때문에 병실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입원 생활도 마침내 오늘로 마지막이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에 돌아오자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인사라도 하려고 옆 침대로 갔다.

자고 있는 것 같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포를 쓰고 있다.

숨소리조차도 나지 않는다.

 

말을 건네는 게 오히려 방해하는 것 같았다.

그가 오랜만에 이렇게 푹 자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

밝은 성격이었지만, 상처의 고통으로 매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런 작별이 아쉬웠지만, 그의 쾌유를 빌며 병원에서 나왔다.

병원을 나와 병실 근처를 되돌아보았다.

그러자 창문 너머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양팔을 흔들며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있었다.

 

……뭐야, 일어나 있었구나.

넘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인다.

 

나는 그에게 손을 흔들며 택시에 탔다. 

 

 

17. 

 금요일 밤.

고단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다.

 

오늘도 거래처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심난했다.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은 미국에 있다.

나는 기러기 아빠다.

 

심난한 마음으로 무작정 길을 걷고 있었다.

걸으면서 문득 옆을 보니, 노인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남자 앞에 있는 책상에는 점이라는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점쟁이 같다.

 

남자는 호기심에 점을 보기로 했다.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

 

"음, 저 말고 형 운세를 봐주실래요?"

 

점쟁이는 형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봤다.

남자는 자신의 이름과 5년 후의 나이를 대답했다.

사실 남자에겐 형이 없다.

심난한 마음에 점쟁이에게 대신 화풀이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씨? 음……."

 

점쟁이는 점을 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안색이 좋지 않았다.

책상에 쌓아둔 책을 닥치는 대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조사를 한 점쟁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물었다.

 

"실례지만 **씨 건강하시죠?"

"네, 건강하죠. 너무 건강해서 탈이죠."

 

그러자 점쟁이는 형에게 몸을 소중히 하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점쟁이의 태도에서 이상함을 느껴 물어 보았다.

 

"왜, 그러세요?"

"음, 당신의 형은……. 운세대로라면 5년 전 오늘, 죽을 운명이었습니다."

 

출처 -웃대- 

 

 

 

한 8년전쯤 나름 무서운이야기로 인기가 많았던 글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심심해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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