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초대받지 못한 방

l북벌l 작성일 16.06.26 02: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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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J군의 대학다닐 때의 일입니다.

 

훤칠한 키, 잘생긴 외모로 항상 여자가 끊이질 않았던 J군은 기존 자취방 계약 만료후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고

 

이사 후 부터는 잦은 가위눌림 증상으로 얼굴이 많이 초췌해져 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잦은 오입질로 기가 허해져서 그렇다고, 여자 그만 밝히라며 농담같은 충고로 웃어 넘겼지만

 

몸이 힘들다 보니 여자를 멀리해도 상태는 더 악화되는 어느날 이었습니다.

 

J군과  술을 마시고 시간이 꽤 늦어져서 J군의 자취방에서 자고 가기로 하고

 

J군은 침대에서 전 침대 밑에서 이불을 깔고 누었고,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원래 한 번 잠들면 잘 깨지 않는 타입인데, 그날 새벽은 술을 많이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에 눈이 떠지게 됐습니다.

 

 

뭔지 모를 느낌에 침대 쪽을 쳐다보니, 짙고 검은 생머리, 머리 만큼이나 짙은색깔의 검정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J군의 침대 머리맡에 걸터 앉아서, J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J군을 만나러 왔다가, 제가 있는걸 모르고 저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기척을 내야하나, 일어나서 상황을 설명을 하고 자리를 피해줘야 하나...

 

그냥 모른척 하고 자야 하나...  계속 이생각 저생각 하다보니 좀도 쑤시기 시작하고

 

소변도 마렵고 해서, 인기척을 내고 쳐다보니

 

갑자기 얼굴을 휙 돌려 저를 내려다 보는데, 표정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짜증과 분노가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기분이 몹시 불쾌하더군요.

 

종종 친구들끼리 서로의 자취방에서 술도 마시고 잠도 자곤 하는데,

 

이게 뭐 그리 크게 잘 못한 일이라고 저런 얼굴로 쳐다보나 싶어서

 

저도 한 참동안이나 기분 나쁜 상태로 서로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한 걸음도 안되는 거리에서 서로가 5분정도를 쳐다보고 있다가, 그 여자가 고개를 돌려 휙 문으로 나가 버리더군요.

 

 

참 성격 더러운 여자라 생각하고, 일어나서 불을 켰을때 방금 내가 그렇게 마주하고 있었던게

 

사람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문은 잠긴 상태였고, 방이 협소한 탓에 문을 열면 문 밑에 자고 있던 제 머리에 부딪혀야 했거든요.

 

문을 열지도 않고 그렇게 스르르 나가버린 게 사람일 순 없겠구나.

 

그때 부터 소름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자고 있는 J군을 깨웠고 힘들게 일어나는 J군을 앉혀놓고

 

방금 일을 얘기 하면서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J군은 바로 다른 방을 알아보기 시작했지만 급히 구하는 방이 쉽게 구해지진 않았습니다.

 

잦은 가위눌림과 그때의 사건으로 J군도 혼자 지내기가 힘들었는지, 곧 잘 술 마시고 친구들과 함께 가길 원했습니다.

 

또 한번의 사건이 터지게 된 그날 또한 L군이 J군의 자취방에서 잠든 날이었습니다.

 

 

술이 떡이되서 잠이 들었던 L군이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보니, 창문은 열어져 있고

 

열린 창문에서 들어오는 겨울바람으로 검정 커튼이 파닥파닥 거리며 엄청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날리고 있었습니다.

 

술 기운으로 몸은 움직이기 힘들고, "야 개XX야. 창문 좀 닫아. 시끄러 죽겠네!!"라고 몇 번을 투덜거려도

 

미동도 없이 J군은 자고 있고 L군도 투덜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점심시간에 동기들과 점심을 먹다가, L군과 J군에게 어제는 별 일 없었냐고 물으니

 

L군이 대수롭지 않게 이샊끼가 창문을 열어놔서 춥고 시끄러워서 잠만 설쳤다고 얘길 했습니다.

 

J군이 그런 L군을 물미끄러미 쳐다보더니 " 내방에 커튼이 어딨어? 창문도 뻑뻑해서 잘 안열리는데...."

 

 

순간 소름이 쫙 돋더군요.

 

커튼으로 알았던 펄럭이던 검은 것의 정체는 무었이었을까요?

 

우리끼린 검은 치마 입은 그 여자가 창문밖에서 떠 있었던 거 아니냐?며 확인 할 수 없는 추측만 내 놓을 뿐이었습니다.

 

 

그 날로 방 얻기 전까지, J군은 저의 자취방에서 함께 생활했고.

 

다시 방을 얻어 간 곳에서는 가위눌림이나 이상 현상은 없었습니다.

 

 

사실 전 귀신같은 이런 미신 따위를 믿지는 않습니다.

 

그날 제가 본 것도 술 김에 헛 것을 본거라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때 그렇게 마주하고 있던,

 

검은 머리결, 검은 옷, 눈에 검은자만 가득했던 그 창백했던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우린 그 방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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